도로 위는 언제나 위험이 도사린다. 시속 80~100㎞/h의 쇳덩이에게 치였을 때의 충격과 파장을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수치가 줄어들고 있지만 지난해에도 872명이 자동차 간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었고 2023년에도 약 900명이 넘는 수치로 자동차 간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의 비중도 10년 전에 비해 절반 가까이 줄었으나 여전히 2500명이 넘는 수치다.
볼보가 신차 행사 발표 당일 내세운 핵심 가치가 '안전'인 이유다. 단순히 차량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지키는 기술을 만들겠다는 포부다. 7000대 이상의 충돌 테스트를 거치며 탄생한 전복 방지 시스템, 사각지대 경고 시스템이 그 사례다.
2일 서울 광진구 그랜드 워커힐에서 볼보자동차코리아가 발표한 XC90·S90 신차 발표회 현장은 단순한 신차 발표뿐만 아니라 2020년대 볼보의 지향점을 보여주는 결정적 미장셴이었다.

운전자의 전방주시 태만을 방지하기 위해 디스플레이 크기를 늘리고 퀄컴 스냅드래곤 탑재를 통해 안드로이드 위젯 형식을 채택했다. 동시에 가족을 위한 가장 안전한 공간을 추구하겠다는 다짐도 함께 선보였다.
"안전 기준에 조금이라도 미흡하면 채택하지 않는다"
이윤모 볼보자동차코리아 대표는 "XC90은 도로 이탈 보호 시스템, 전복 방지 시스템, 사각지대 경고 시스템 등이 최초로 적용돼 SUV 안정성을 한 차원 끌어올린 차이자 볼보의 안전 철학, 최고의 안전 시스템이 집약된 자동차"라며 "영국에서도 2001년 XC90 출시 이래 단 한 명의 사망자도 발생하지 않았고 한국에서도 증명된 XC90의 후기들이 다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볼보자동차 본사에서 교통조사 운영팀을 설립한 지 55주년이 됐고 세이프티 크래시 랩이 25주년이 된 만큼 그동안의 데이터와 높은 기준값을 뚫어야만 기술이 차량에 탑재될 수 있다는 것이 볼보자동차 측의 설명이다.

볼보자동차코리아 이만식 전무는 "스티어링 휠 같은 경우 전동 조작이 아닌 수동 조작이며 (전동 조작이 탑재되지 않은 것은) 신뢰성이 확보되지 않아 본사 차원에서 안전 확보가 되지 않았다고 최종 판단했다"며 "확실한 신뢰성이 없으면 기술을 도입하지 않는다는 것이 지침"이라고 말했다.
높은 가격이 부담으로 다가오진 않았을까. 글로벌 기준으로 XC90의 판매가는 한국이 다른 나라에 비해 비교적 저렴한 편이었다.

볼보자동차코리아가 밝힌 XC90 판매가는 8820만원부터이며 에어서스펜션이 추가 된 B6 울트라 트림은 9900만원이다. B6 울트라 트림을 기준으로 ▲미국 판매가 1억72만원 ▲일본 판매가 1억1276억원 ▲영국 판매가 1억4394만원 ▲독일 판매가 1억5230만원과 비교해서도 10~50% 낮은 가격이 매겨졌다.
S90도 ▲B5 플러스 6530만원 ▲B5 울트라 트림 7130만원 ▲T8 울트라 9140만원으로 책정됐다.

이 대표는 "상반기 환율 이슈가 있어 경영 어려움이 있었으나 환율은 기업이 통제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고 잠시 어려움이 있어도 1~2년 뒤에 성과로 보답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XC90과 S90 가격을 책정할 때 어려운 상황이었는데 가격 담당자를 비롯한 설득이 잘 이뤄졌고 XC90과 S90을 포함해 두 자릿수 이상 성장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볼보자동차코리아가 예상한 XC90 예상 판매량은 1300대 가량이며 S90은 1000대 정도다. 다만 목표는 XC90 1500대, S90 1300로 조금 더 높은 편이다. 올해 XC90, S90을 비롯한 주요 라인업 신형 모델 출시와 전기차 2종을 비롯해 총 5종의 신차를 내세우는 볼보는 내년 1분기 EX90, 내년 2분기 ES90 등 3종 이상의 완전 신차를 출시할 예정이다.
기술·인테리어에서도 '안전'

이어진 차량 내 기술 변화 및 외장·내장 페이스리프트 상 변화에서도 볼보는 거듭 안전함을 설명했다. 정숙성-안전, 편리함-안전 등 곳곳에서 '사람을 지키는 기술'을 만든다는 볼보의 가치를 들여다볼 수 있었다.
우선 11.2인치(28.448cm)로 커진 디스플레이다. 센터 페시아(디스플레이를 비롯한 터치스크린)가 기존 9인치(22.86cm)보다 약 6cm가 커진 크기로 운전자가 더 직관적으로 디스플레이를 확인할 수 있도록 화면 크기가 커졌다. 가운데 돌출 & 매립형이 아닌 태블릿과 유사한 터치스크린을 채택해 운전자 시야 방해 요인도 최대한 줄였다.

또 MY26 모델 적용한 퀄컴 테크놀로지의 차세대 스냅드래곤 콕핏 플랫폼을 도입해 새로운 안드로이드 위젯 UI 형태를 채택했다. 볼보자동차 김정수 선임연구원은 "하프 모드와 풀 모드를 동시에 제공하는 길 안내를 통해 지도 시인성을 극대화했고 운전하면서도 전방 주시할 수 있도록 지도-음악-전화-사용 앱-설정들을 한 화면에 배치한 집중 디스플레이를 구성했다"고 언급했다.
이 외에도 오는 4분기 네이버 웨일 브라우저, 멜론 앱을 도입할 예정이며 국내 6만대에 달하는 볼보자동차에 무상 OTA 업데이트도 제공할 예정이다. 김 연구원은 "스냅드래곤이 탑재가 안 된 차량을 위해서도 그에 맞는 버전을 출시할 예정"이라며 "만약에라도 시장에서 이슈가 발생한다면 즉각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테리어에서도 안전은 이어진다. XC90과 S90 모두 차량 정면부터 측면까지 이중 접합유리로 구성해 외부 소음 차단하고 파손 방지까지 갖춰 탑승자 안전까지 고려했으며 A필러, B필러 부분에 소음 흡음재를 넣어 정숙성도 높였다는 것이 볼보자동차 측의 설명이다.
S90의 경우 세단임에도 넓은 좌석 너비를 자랑한다. 머리부터 허벅지까지 감싸주는 시트의 품격이 느껴질 것이라는 게 볼보자동차 측의 강조점이다. 이 전무도 "S90의 경우 뒷자리 헤드레스트가 이전에 쓰이던 엑설런스 헤드레스트를 그대로 따왔다"고 말했다.
외장 색상은 ▲브라이트 더스크 ▲오로라 실버 ▲크리스탈 화이트 ▲데님 블루 ▲멀베리 레드 ▲오닉스 블랙 ▲바푸어 그레이 총 7가지이며 내부 인테리어는 나파 리더 채택 시 ▲화이트 ▲다크 베이지 ▲블랙 총 3개 색상, 노디코 인테리어 채택시 ▲다크 베이지 ▲블랙 총 2개 색상 내에서 선택할 수 있다.
이 대표는 "올 상반기 환율이 많이 오르내려 예측이 어려웠고 타사 전기차 업체들이 공격적인 가격 포지션을 내세워 판매에도 치열한 경쟁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XC90과 S90을 합쳐 2500대 이상 판매한다면 올해 목표치였던 1만6000대 이상 판매를 채울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