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푸드의 해외 진출이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단순히 음식의 맛과 문화를 수출하는 것을 넘어 AI와 자동화 시스템 등 ‘푸드테크’ 기술력을 앞세워 글로벌 영토를 확장하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1일 업계 등에 따르면 1인 피자 브랜드 고피자가 말레이시아의 유력 기업과 손잡고 현지 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이러한 흐름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고피자의 말레이시아 파트너는 ‘헥스타르 리테일’이다. 모기업인 헥스타르 그룹은 시가총액 약 2조원 규모의 거대 중견 그룹으로 특히 주목할 점은 중국 1위 커피 프랜차이즈 ‘루이싱 커피’의 말레이시아 독점 운영사라는 사실이다. 루이싱 커피는 철저한 데이터 분석과 빠른 매장 확장으로 성공 신화를 쓴 대표적인 테크 기반 F&B 기업이다. 이미 루이싱을 통해 ‘규모의 경제’와 ‘빠른 확장’의 성공 방정식을 경험한 헥스타르가 차기 파트너로 고피자를 선택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헥스타르가 고피자를 선택한 이유는 명확하다. 고피자는 자체 개발한 AI 기반 토핑 시스템과 고온 전용 오븐 ‘고븐(GOVEN)’ 파베이크 도우 기술을 통해 전 세계 어느 매장에서나 빠르고 일관된 품질의 피자를 만들어낸다. 이는 고도로 훈련된 주방 인력 없이도 효율적인 매장 운영이 가능한 ‘푸드테크’의 핵심이다. 헥스타르는 고피자의 이러한 기술력이 루이싱 커피처럼 빠르고 효율적인 시장 장악에 가장 적합한 무기라고 판단한 것이다.

양사의 공략법 역시 기존 외식업과는 다르다. 주요 쇼핑몰에 플래그십 매장을 여는 동시에 헥스타르의 폭넓은 유통망을 활용해 소형 익스프레스 매장이나 샵인샵(B2B2C) 형태로 매장을 확산할 계획이다. 이는 고피자가 국내에서 GS25 편의점과 CGV 영화관에 입점하고 태국 세븐일레븐에 진출하며 성공시킨 리테일 결합 모델이다. 레스토랑을 넘어 다양한 채널로 침투하는 고피자의 기술 기반 운영 모델에 헥스타르의 유통 인프라가 날개를 달아줄 전망이다.
헥스타르 리테일의 에릭 보 대표는 “고피자는 브랜드력과 효율성 확장성을 두루 갖춘 이상적인 파트너”라며 “헥스타르의 리테일 역량과 고피자의 혁신적인 제품이 결합해 F&B 시장에서 새로운 성공 모델이 될 것”이라고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번 계약은 코트라(KOTRA)의 지원을 통해 성사됐으며 첫 매장은 올해 3분기 중 쿠알라룸푸르에 문을 연다. 고피자 임재형 글로벌사업본부장은 “리테일 채널을 통한 B2B2C 영역까지 아우르는 다각화된 사업 구조를 함께 만들어갈 것”이라며 푸드테크를 통한 글로벌 시장 공략에 대한 포부를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