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탠브루 위례점. 사진=롯데GRS
스탠브루 위례점. 사진=롯데GRS

커피 전문점 ‘엔제리너스’를 운영하는 롯데GRS가 새로운 브랜드 ‘스탠브루(STANBRU)’를 선보이며 커피 시장에 ‘투트랙 전략’을 본격 가동했다. 스탠브루는 고품질 가성비 브랜드로, 프리미엄 콘셉트의 엔제리너스와는 차별화된 노선을 지향한다. 포화된 커피 시장에서 스탠브루가 엔제리너스의 부진을 만회할 카드가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고품질 가성비 브랜드 ‘스탠브루’ 출격

지난 20일 롯데GRS가 경기 성남시 위례 신도시에 스탠브루 1호점을 오픈했다. 2000년대 초반 론칭한 프리미엄 커피 전문점 엔제리너스에 이은 두 번째 커피 브랜드다. 

다만 스탠브루는 고품질의 가성비 커피를 콘셉트로 한 신규 브랜드로, 엔제리너스와는 결이 다르다. 시그니처 메뉴인 스탠브루 커피를 비롯해 텐저린브루 밀크브루 등 총 8종의 브루잉 커피 메뉴를 2000~3000원대의 합리적인 가격에 선보인다. 아메리카노 가격은 2800원으로, 엔제리너스 아메리카노 스몰 사이즈(4700원)보다 약 2000원 저렴하다. 

출점 전략에도 차이가 있다. 스탠브루의 경우, 운영 효율성을 높였다. 스탠브루 위례점은 약 25평에 39객석을 구비한 단층 매장으로, 엔제리너스의 평균 운영 면적(80평) 대비 69% 축소됐다. 또한 핵심 상권, 다중이용시설 등을 중심으로 매장을 넓히고 있는 엔제리너스와 달리 스탠브루는 주거지와 소형 상권 위주로 매장 출점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롯데GRS 관계자는 “엔제리너스와 스탠브루는 완전히 다른 커피 브랜드”라며 “스탠브루는 브루잉 커피 전문점으로, 커피 사장을 다양화하기 위해 출범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판매하는 메뉴부터 매장 규모, 타깃층까지 전략이 모두 다르다”라고 덧붙였다. 

롯데GRS의 신규 커피 브랜드 '스탠브루'. 사진=스탠브루 인스타그램
롯데GRS의 신규 커피 브랜드 '스탠브루'. 사진=스탠브루 인스타그램

출혈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다만 업계에서는 스탠브루 출점에 대한 우려 섞인 시선도 적지 않다. 이미 국내 커피 시장은 메가커피, 컴포즈커피, 빽다방 등 수많은 중저가 브랜드가 포진해 있는 ‘레드오션’이다. 가격 경쟁은 치열해졌고, 상권 포화도 심각한 수준이라는 평가다. 최근 메가MGC커피는 전국 매장 수 3500개를 넘겼고, 컴포즈커피 역시 3000개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뚜렷한 차별점이 없는 신규 브랜드는 쉽게 묻히기 마련이다. 엔제리너스 역시 점차 존재감을 잃어가고 있다. 2014년 900여개에 달했던 엔제리너스 매장 수는 2019년 575개로 줄었고 2023년에는 376개, 지난해에는 297개까지 줄어들었다. 

결국 중저가 커피 시장에 뒤늦게 진입한 스탠브루가 소비자들에게 차별화된 이유를 얼마나 설득력 있게 제시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자칫 잘못하면 브랜드 간 중복성과 카니벌라이제이션(자기잠식)을 피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에 운영 중인 엔제리너스도 성장 정체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또 다른 커피 브랜드를 성공적으로 안착시킬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며 “포화된 시장에서 인지도를 끌어올리기도 쉽지 않을 뿐더러 서로 경쟁하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롯데GRS는 스탠브루만의 차별점이 명확하다며 우려를 일축하고 있다. 롯데GRS는 “기존 중저가 커피 브랜드들은 가격이 장점라면, 스탠브루는 전문성, 품질, 가격을 다 잡았다”며 “고품질을 가성비로 마실 수 있는 것이 차별점”이라고 강조했다. 

롯데GRS는 스탠브루 위례점 오픈을 기점으로 연내 수도권의 직영점 추가 출점을 목표로 하고 있다. 향후 지방 대도시 출점을 통해 국내 브랜드 확대에 노력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