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수영 휴온스 대표는 오너2세인 윤성태 휴온스그룹 회장과 한양대 동기이고, 윤 회장이 지주사 대표직을 내려놨던 2022년부턴 지주사와 주요 계열사인 휴온스를 이끌었다. 지난 3월 지주사인 휴온스글로벌의 대표로 재선임된 윤 회장과 지주사 ‘각자 대표’를 맡고 있고, 휴온스에선 ‘단독 대표’를 하고 있으며 ‘대학 동기’이기도 하니 ‘세 겹의 인연’을 휴온스와 맺은 셈이다.

송수영 휴온스글로벌 대표. 출처=휴온스글로벌
송수영 휴온스 대표. 출처=휴온스글로벌

‘영업익 20%↑’ 이룬 송 대표 ‘신뢰 경영’

송 대표가 취임 후 ‘최고경영자(CEO) 인사말’에서 강조한 단어는 ‘신뢰’와 ‘품질’이다. 회사가 계속 발전하기 위해선 소비자나 다른 기업 등 외부로부터 신뢰를 얻어야 한다는 경영 철학에서 나온 얘기다. 그가 취임한 뒤 확장된 사세가 이런 휴온스의 정신에서 비롯됐다는 평가다.

지난 1분기(1~3월)를 기준으로 휴온스의 영업이익은 128억원가량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0% 이상 증가했다. 송 대표가 취임하기 직전인 2021년 4분기(44억원)에 비해 괄목할 만한 ‘내실 다지기’다.

1분기 기준 휴온스의 자산총액은 약 6049억원. 2021년 자산총액(4369억원)과 비교하면 40% 가까이로 늘었다.

신뢰를 지킨 승부사…M&A 이끈 업체들 실적은 아쉬워

회사의 성장 과정을 설명하며 송 대표의 승부사적 기질을 빼놓을 수 없다. 그는 취임 이후 ▲밀키트(손질된 간편식) 제조·유통 업체 푸드어셈블 ▲의약품 제조·판매 회사 크리스탈생명과학(현 휴온스생명과학) ▲계열사 휴온스푸디언스·휴온스메디텍·휴엠앤씨의 인수합병(M&A)을 결정했다.

이 회사들을 M&A할 때마다 일각에선 “소화불량에 걸릴 지도 모른다” 등 비판적인 분석이 나왔다. 실제로 이 기업들의 지난해 순이익은 전년 대비 줄거나 적자로 돌아섰다. 그러나 같은 기간 식품 계열사들은 매출이 증가하는 등 그룹의 성장을 이끌 가능성을 남겼다.

지난 2023년 휴온스글로벌 판교 본사에서 열린 ISO27001 인증 수여식에서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출처=휴온스그룹
지난 2023년 휴온스글로벌 판교 본사에서 열린 ISO27001 인증 수여식에서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출처=휴온스그룹

시험대 오른 오너3세 경영승계 ‘가교’ 역할 전망

업계에선 전문경영인인 송 대표가 윤 회장의 장남 윤인상 휴온스 사내이사(36)의 경영승계를 이어주는 가교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휴온스그룹은 윤 회장이 지주사 지분 42.84%를 보유하고 있고 지주사는 주요 계열사의 최대 주주에 올라 그룹을 장악한 상태다. 현재 윤 상무가 보유한 지주사의 지분은 4.63%로 작년보다 소폭 늘었다. 반면 윤 회장은 지분이 같은 기간 소폭 줄어들었다.

윤 상무는 휴온스의 비상장 계열사인 휴온스랩에서도 이사회 구성원이다. 휴온스랩은 지난해 전년보다 적자폭이 커졌지만, 윤 회장이 대표인데다 휴온스글로벌∙휴온스∙휴온스USA∙휴온스재팬∙푸드어셈블∙휴온스생명과학과 달리 송 대표가 겸직하는 회사가 아니어서 타 계열사에 비해 전문경영인보다 오너일가의 영향력이 크단 분석이다.

송 대표, 오너3세 경영성과 ‘뒷받침’

그룹 계열사인 팬젠도 윤 상무의 경영 능력 시험대로 꼽히는 기업이다. 이 업체의 이사회에선 송 대표가 사내이사인 윤 상무보다 낮은 위치(기타비상무이사)에 있어서다. 팬젠은 바이오의약품 복제약과 위탁개발생산 사업을 두 축으로 하고 있어 휴온스랩이 낼 사업 성과에 따라 향후 휴온스랩의 구심점이 될 전망이다.

팬젠을 포함해 윤 상무가 임원을 맡은 7개사(휴온스글로벌∙휴온스∙팬젠∙휴온스랩∙휴온스USA∙휴온스재팬∙푸드어셈블) 중 3사는 최근 순익이 증가(지주사∙팬젠)하거나 흑자로 전환(미국법인)됐다. 그가 관여하는 업체 가운데 절반가량이 좋은 성적표를 받은 것이다. 3사는 송 대표가 이사회에 참여 중인 업체들이다.

‘일본통’으로 알려진 송 대표, 현지 법인 성과는 ‘글쎄’

공학도인 송 대표는 삼성전자와 SAP∙NTT 등 정보기술(IT) 회사의 일본법인을 거친 뒤 경영컨설팅사 PwC∙딜로이트에서도 일본법인에서 근무했다. 특히 딜로이트재팬에서는 외국인 최초 최고경영자(CEO)에 올라 매출을 8배 성장시켰다. 업계에서 그를 일본통으로 평가하는 이유다.

다만 휴온스재팬은 작년 순익(541만원)이 전년동기(5133만원)보다 9분의1가량 급감했다. 이곳은 송 대표가 그룹을 맡은 지 세 달 만에 설립돼 1개월 후 지주사 계열사가 됐다. 회사 측은 “그룹 계열사가 최근 일본 대표 전자상거래 회사에 입점했다”며 “현지 시장 특성을 고려한 마케팅 전략으로 고객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