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열릴 제107회 전국체육대회가 단순한 스포츠 축제를 넘어 국내 정보기술(IT) 기업들의 미래 기술 경연장이자 차세대 플랫폼 전략의 시험 무대가 될 전망이다.
네이버페이는 제주특별자치도 한국로봇산업진흥원과 22일 '디지털·로봇 기술 도입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약은 전국체전을 단순 체육 행사에서 기술과 관광이 융합된 '디지털 체전'으로 격상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는 네이버페이가 자사의 결제 플랫폼과 웹3.0 기술력을 대규모 오프라인 행사에 접목해 미래 시장의 주도권을 잡으려는 전략적 포석으로 풀이된다.
이번 협력의 핵심은 네이버페이의 기술을 활용한 관람객 경험의 혁신과 지역 경제 활성화 연계에 있다. 네이버페이는 웹3.0 기술 기반의 NFT 티켓과 시상식 메달을 개발해 제공한다. 관람객들은 종이 티켓 대신 스마트폰 속 NFT 티켓으로 입장하며 이 티켓은 단순한 입장권을 넘어 제주의 다양한 관광 콘텐츠와 연계된 할인 쿠폰이나 기념품 교환권으로도 기능하게 될 예정이다.
이는 경쟁사인 카카오와의 '디지털 지갑' 경쟁과도 맞닿아 있다. 카카오가 자사의 블록체인 클레이튼과 디지털 지갑 클립(Klip)을 통해 다양한 NFT 프로젝트를 선보이며 생활 밀착형 디지털 자산 시장을 공략하는 것처럼 네이버페이 역시 전국 단위 대형 이벤트를 통해 자사 플랫폼의 영향력을 각인시키고 사용자들을 묶어두는 '록인(Lock-in)' 효과를 노리는 것이다. 과거 프로농구(KBL) 구단들이 기념품처럼 발행하던 소규모 NFT와는 달리 이번 시도는 국가적 행사를 통째로 디지털화하고 지역 상권과 결합하는 첫 대규모 실증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기술의 향연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은 로봇을 활용한 성화봉송 메달 수여 등을 선보이며 대중에게 로봇 기술의 현재를 과시할 계획이다. 생성형 AI를 활용한 안내 서비스 등도 도입돼 관람객들은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축제를 즐기게 된다. 결국 제주 전국체전은 네이버의 기술력과 제주의 관광 인프라가 결합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하는 거대한 실험실인 셈이다.
네이버페이 박상진 대표는 "네이버페이의 디지털 기술과 플랫폼을 통해 내년 전국체전과 제주 지역 관광 사업의 디지털 전환을 적극 지원할 것"이라며 "이번 제주 전국체전이 디지털과 로봇 기술이 융합된 새로운 스포츠 행사의 모델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오영훈 제주특별자치도지사는 "제주는 디지털 전환의 선도 도시로서 네이버페이 한국로봇산업진흥원과의 협력을 통해 전국체전에 참가하는 선수와 관람객 모두에게 새로운 경험을 선사할 것"이라며 "2026 제주 전국체전은 디지털 기술과 로봇 인공지능이 융합된 미래형 스포츠 축제로 도약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강철호 한국로봇산업진흥원장은 "로봇 기술을 활용한 전국체전 운영은 국내 로봇 산업의 저변 확대와 기술 실증의 중요한 기회가 될 것"이라며 "로봇 기업들과의 협력을 통해 혁신적인 체전 프로그램을 선보이겠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