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 수출 시장 호조로 국산 대형 SUV와 프리미엄 수입차의 중고차 거래 속도가 크게 빨라졌다.

엔카닷컴은 올해 1~5월 자사 플랫폼에서 거래된 대표 모델들의 평균 판매일을 분석한 결과, 중고차 수출 시장 내 일부 인기 모델의 평균 판매일이 현저히 단축됐다고 18일 밝혔다.

특히 기아 모하비 더 마스터는 1월 평균 38.41일에서 4월 20.30일, 5월 23.87일로 변화했고 현대 더 뉴 팰리세이드는 같은 기간 55.40일에서 4월 36.03일, 5월 28.22일로 단축됐다. 올해 초 대비 절반 수준으로 거래 기간이 줄어든 것이다.

프리미엄 수입차 부문에서도 유사한 현상이 나타났다. BMW 5시리즈(G30)는 1월 57.68일에서 4월 23.30일, 5월 24.88일로, X5(G05)는 42.49일에서 19.87일, 32.31일로 각각 단축됐다. X6(G06)와 X7(G07), 벤츠 E-클래스(W213) 역시 비슷한 추세를 보였다.

거래 활성화 추세는 중고차 수출 시장의 급성장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무역협회 통계에 따르면 2021년 약 46만대 수준이던 중고차 수출량은 2024년 약 63만대로 37% 이상 증가했다. 올해 1~4월에만 29만6637대가 수출되며 전례 없는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한국 중고차에 대한 해외 수요가 급증한 것이 주요 배경이다. 신차 시장이 미국 등의 관세 정책으로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반면, 중고차 수출은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시세 상승도 뚜렷하다. 2022년식 BMW X5(G05) xDrive 30d xLine의 6월 시세는 전월 대비 7.11% 상승한 8099만원으로 약 540만원 급등했다. BMW 5시리즈(G30) 520i M 스포츠는 4.40% 상승한 4496만원, 현대 더 뉴 팰리세이드 2.2 2WD 캘리그래피는 4.61% 상승한 4168만원을 기록했다.

중고차 시장의 질적 변화도 주목할 점이다. 과거 상품성이 떨어지는 중고차 위주로 수출되던 것과 달리 최근에는 신차급은 물론 2~3년식의 상품성이 뛰어난 차량도 활발히 거래되고 있기 때문이다. 풍부한 옵션과 체계적인 관리 이력을 갖춘 한국 중고차가 해외에서 높은 선호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엔카닷컴 관계자는 "해당 모델들의 평균 판매일 단축에는 신차 대기기간 등 여러 요인이 있지만, 최근 중고차 수출시장의 변화가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며 "특히 국산 대형 SUV와 프리미엄 수입 세단, SUV 모델이 해외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