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도권을 중심으로 부동산시장이 과열 조짐을 보이자 금융당국이 은행권 대출 조이기에 나섰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 금융당국은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전 은행권 가계대출 담당 부행장을 소집해 긴급 간담회를 열고 월별 가계부채 관리를 강화해달라고 주문했다.
이번 긴급 간담회는 통상 정기적으로 여는 금융위원회 주재 회의와 별도로 마련한 것으로, 박충현 금감원 부원장보 주재로 진행됐다. 지방 은행, 인터넷은행 등 18개 은행 가계대출 담당 부행장들이 참석했다.
박 부원장보는 은행들이 앞장서서 다주택자 대출과 갭투자를 자제해달라고 주문했다. 아울러 취약계층이나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한 은행권 대출 프로그램 성과를 점검했다. 현재의 만기 연장 위주 대출 대신 장기 분할 대출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다.
금융당국은 간담회 이후 월별 목표치를 초과한 은행을 대상으로 실태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금융당국은 집중 점검을 통해 은행들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우회하는지 여부를 살펴볼 것이라는 관즉된다.
금융권은 특히 최근 가계대출이 불어난 농협은행과 SC제일은행 현장검사가 실시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금융당국이 긴급 간담회 자리를 마련한 것은 새 정부 출범과 금리 인하 기대 등이 맞물려 수도권 집값이 꿈틀거리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농협 등 국내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750조원을 넘어섰다. 특히 이달 들어 2주 새 2조원 가까이 불어나 위기감이 높아진 상태다.
다만, 금융당국의 정책이 수요자에게 큰 혼선을 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가산금리 인하를 요구하던 금융당국에게 돌연 가계대출 관리를 주문하는 등 금융당국 정책의 일관성이 유지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