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실시된 제21대 대통령 선거의 당선인은 개표 종료 직후인 4일 새벽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당선인 결정과 동시에 대통령으로서의 임기를 시작하게 된다.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통상 대통령의 임기는 전임 대통령 임기 만료일 다음 날 0시에 개시되지만 이번처럼 대통령직 궐위로 인해 치러진 보궐선거의 경우 당선이 결정된 때부터 임기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파면으로 치러지는 이번 선거의 특성상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 구성 없이 곧바로 국정 운영에 돌입하는 것이다.

국회 로텐더홀에서 대통령 취임식 준비가 이어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회 로텐더홀에서 대통령 취임식 준비가 이어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4일 오전 7~9시 사이 임기 시작…선관위 의결 즉시 권한 이양
중앙선관위는 개표가 마감되는 즉시 자료 준비 절차를 거쳐 4일 오전 7시에서 9시 사이 전체 위원회의를 소집할 예정이다. 선관위 관계자는 "개표가 탈 없이 빨리 진행되면 오전 7시에도 회의를 할 수 있다"며 "위원들은 미리 출근해 대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회의에서 노태악 중앙선관위원장이 개표 결과에 따른 대통령 당선인 결정안을 의결하고 의사봉을 두드리는 순간, 제21대 대통령의 임기가 공식적으로 개시된다. 당선증 수령 여부와 관계없이 선관위 전체회의에서 의결하는 바로 그 시점부터 당선인의 신분이 대통령으로 전환되는 것이다. 이 과정은 통상 5~10분 안팎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통령 임기 개시와 동시에 국군 통수권을 비롯한 대통령의 모든 고유 권한은 이주호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으로부터 대통령에게 자동으로 완전히 이양된다. 대통령 경호처의 경호도 당선인 확정 즉시 시작되어 당선인이 머무는 장소에서부터 경호 업무가 인계될 예정이다.

지난 2017년 5월 9일 치러진 19대 대선에서도 이러한 절차를 따랐다. 당시 선관위는 다음 날인 5월 10일 오전 8시께 전체 위원회의를 열어 문재인 당시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대통령 당선인으로 공식 확정했으며 의결과 동시에 문 전 대통령의 임기가 시작되고 모든 권한이 이양됐다. 

당선증 교부 및 수령 방식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으나, 통상 당선인 본인이 아닌 대리인이 수령한다. 2017년 대선 당시엔 문 전 대통령 당선안 의결 직후 민주당 안규백 당시 사무총장이 당선증을 수령한 바 있다.

대통령의 첫 공식 일정은 국립서울현충원 참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역대 대통령들이 취임 첫날 오전 현충원을 찾아 참배한 후 취임식에 참석했던 관례를 따를 가능성이 높다.

대통령 취임식은 4일 낮 12시경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간소하게 치러질 전망이다. 행정안전부는 지난 19대 대통령 취임식을 준용해 준비하고 있으며 당선인이 확정되는 즉시 구체적인 계획을 보고하고 실행에 옮길 방침이다. 2017년 문재인 전 대통령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300여 명의 내외빈만 초청해 취임 선서와 취임사 발표 중심의 약식 취임식을 가진 바 있다. 이번 취임식 역시 대규모 축하 공연이나 무대 설치 없이 진행될 가능성이 크며 신임 대통령은 취임사를 통해 새 정부의 정책 기조와 국정 운영 방향을 국민 앞에 밝힐 예정이다.

취임식 준비를 위해 경찰은 4일 오전 현충로와 노들로 일대, 오후에는 국회대로 일대의 교통을 통제할 계획이라고 밝혀 시민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오후부터 외교 일정…내각 구성도 즉시 착수

취임식 이후 대통령은 오후부터 대통령 집무실에서 주요국 정상들과의 축하 전화 통화나 외교 사절 접견 등 외교 일정을 소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 대통령들도 취임 당일 미국, 일본, 중국 등 주요국 인사들과 접촉하며 외교 관계를 다져왔다.

동시에 국정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국무총리 인선을 비롯한 내각 구성 작업도 즉시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2017년 문재인 전 대통령은 취임 당일 국무총리와 국가정보원장 후보자, 대통령 비서실장 및 경호실장을 임명한 바 있다. 

다만 인수위 없이 임기를 시작하는 만큼 새 국무총리가 국회 인준을 거쳐 국무위원 제청권을 행사하기까지는 일정 기간 전 정권에서 임명된 국무위원들과의 동거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현재로서는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총리 직무를 대행하게 되며, 내각 인선이 완전히 마무리되기까지는 한두 달가량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