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건강보험공단이 내년에 건강보험 수가(의료기관에 주는 돈)를 평균 1.93% 올리기로 했다. 이에 따라 환자가 내는 진료비와 건강보험료가 인상될 수 있다. 수가가 오르면 그만큼 건강보험 재정에서 나가는 돈이 증가한다. 대선 후보들이 건보 재정이 필요한 공약을 발표해 진료비와 건보료가 올라도 재정의 압박은 심화될 거라는 지적이 나온다.
건보공단은 지난달 31일 재정운영위원회를 열어 관련 내용을 심의·의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수가 인상에 따라 추가로 투입될 건강보험 재정은 총 1조3948억원이다.
재정 부담이 증가하는 만큼 건보료와 진료비가 오를 가능성이 있다. 현재 건보 재정은 빠른 속도로 악화하는 중이다.

지난해 정부의 재정 전망에 따르면 현행 제도를 유지할 시 내년 건보 재정 수지는 3072억원 적자로 전환된다. 2028년이면 적자가 1조5836억원으로 급증할 전망이다.
반면 건보료를 걷는 기준인 건보료율은 2년째 오르지 않아 재정 압박이 심화하고 있다. 작년 12월 국회예산정책처는 내년으로 예상되던 적자 전환 시점이 의정 갈등 장기화에 올해가 될 거라고 전망했다. 양측의 갈등 국면에서 비상진료 체계를 유지하고 필수 의료 관련 정책을 추진해 건보 재정이 투입된 탓이다.
이런 가운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대규모 건보 재정이 필요한 ‘요양병원 간병비 급여화(건보 적용)’을 약속했다.
이준석 후보는 지난 23일 대선 후보 TV토론에선 “간병비를 급여화하면 (해마다) 15조원이 필요한데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라며 이재명 후보와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다만 이처럼 ‘재정 공포’를 부추긴 것과 달리 실상은 중증으로 축소하면 7조원 정도로 가능하단 분석도 나온다. 건강보험연구원이 펴낸 ‘요양병원 유형별 특성분석과 간병비 급여화를 위한 정책 제언’ 보고서를 보면 환자 15만3870명을 간병인이 돌볼 때 소요액은 총 6조6420억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