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판매 5위의 다국적 완성차 기업 스텔란티스가 안토니오 필로사(51) 현 북미 최고운영책임자(COO)를 신임 최고경영자(CEO)로 선임했다고 28일(현지시간) 발표했다. 필로사 신임 CEO는 다음 달 23일부터 공식적으로 스텔란티스호를 이끌게 되며, 판매 부진과 공급망 혼란 등 산적한 과제 해결이라는 중책을 맡게 됐다.
스텔란티스 이사회는 성명을 통해 "내·외부 후보에 대한 철저한 심사를 거쳐 만장일치로 필로사를 선택했다"며 "25년 이상의 자동차 업계 경험과 입증된 실적, 글로벌 현장 경험, 회사에 대한 깊은 이해도, 탁월한 리더십을 갖춘 점이 CEO 선정 배경"이라고 밝혔다.
이탈리아 나폴리 출신의 필로사 신임 CEO는 피아트 크라이슬러에서 경력을 시작해 남미 시장에서 피아트를 1위 브랜드로 성장시키는 등 다양한 실무 경험과 브랜드 확장 전략에서 탁월한 성과를 보여왔다.
특히 브라질 페르남부쿠 공장 설립을 통해 지프 브랜드의 성공적인 현지화를 이끈 주역으로 꼽힌다. 2023년에는 지프(Jeep) CEO를 역임하며 유럽에서 '어벤저' 등 인기 모델을 앞세워 브랜드 존재감을 높였고, 지난해 말에는 스텔란티스의 북미와 남미 사업을 총괄하는 아메리카 지역 최고운영책임자(COO)로 임명되어 최근까지 미국 내 조직 개편 및 재고 조정 등 구조 혁신을 추진해왔다.

필로사 신임 CEO는 "100년이 넘는 전통과 혁신, 고객 중심의 철학, 그리고 전 세계 팀원들의 열정과 신뢰를 바탕으로 미래를 향해 나아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번 CEO 교체는 카를로스 타바레스 전 CEO가 지난해 12월 주요 시장에서의 매출 부진과 실적 악화에 대한 이사회의 압력으로 사임한 지 약 반년 만에 이루어졌다. 타바레스 전 CEO는 2021년 피아트크라이슬러(FCA)와 푸조시트로앵(PSA)의 합병으로 스텔란티스가 출범할 때부터 회사를 이끌어왔다. 그의 사임 후 존 엘칸 스텔란티스 회장이 이끄는 임시 이사회가 경영을 맡아왔으며, 엘칸 회장은 신임 CEO 취임 이후에도 이사회 의장직을 유지할 예정이다.
신임 CEO 앞에는 녹록지 않은 경영 환경이 놓여있다. 올해 1분기 스텔란티스의 북미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20% 급감했으며,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부과한 25% 자동차 관세로 인한 공급망 혼란도 지속되고 있다. 유럽 시장 역시 과잉 생산 문제와 함께 중국 BYD 등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전기차 업체들의 거센 도전에 직면해 있다.
한편 스텔란티스는 2021년 이탈리아·미국 합작사인 피아트크라이슬러와 프랑스 PSA 그룹의 합병으로 탄생한 기업으로, 지프, 피아트, 크라이슬러, 닷지, 푸조, 시트로엥 등 14개 자동차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필로사 신임 CEO가 당면한 위기를 극복하고 스텔란티스의 재도약을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