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엑시노스 2400'. 사진=삼성전자 홈페이지
삼성전자 '엑시노스 2400'. 사진=삼성전자 홈페이지

삼성전자가 오는 7월 폴더블 스마트폰 신작 ‘갤럭시Z 플립7·폴드7’를 공개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자사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엑시노스 2500’ 탑재 가능성이 거론된다. 만약 탑재될 경우 폴더블 모델에 엑시노스가 적용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오는 7월 언팩…엑시노스 탑재 가능성

갤럭시 Z플립7 렌더링 추정 이미지. 사진=안드로이드 헤드라인 캡쳐
갤럭시 Z플립7 렌더링 추정 이미지. 사진=안드로이드 헤드라인 캡쳐

2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는 7월 미국 뉴욕에서 갤럭시 언팩 행사를 개최한다. 행사에서는 신형 폴더블 모델인 갤럭시Z 플립7·폴드7가 공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이번에 공개되는 폴더블 2종 중 갤럭시Z 플립7 국내 모델에, 내년 출시 예정인 갤럭시S26 시리즈에 엑시노스 도입을 재시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하반기에는 3나노 공정의 엑시노스 2500, 내년에는 2나노 공정의 엑시노스 2600을 탑재할 것이라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삼성전자는 최근 분기 보고서를 통해 “상반기에는 3나노, 하반기에는 2나노 모바일향 제품을 양산해 신규 출하할 예정”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모바일 AP는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 전자기기의 ‘두뇌’ 역할을 하는 핵심 부품이다. 엑시노스 2500은 삼성전자가 자체 개발한 최첨단 모바일 AP로, 인공지능(AI) 성능과 전력 효율성이 대폭 향상된 것이 특징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 시리즈에서 출시 국가에 따라 엑시노스와 퀄컴 스냅드래곤 칩을 혼용해왔다. 작년 출시한 갤럭시S24 시리즈도 북미와 중화권 출시 모델에는 스냅드래곤을, 국내 등에 출시한 일부 모델에는 엑시노스 2400을 탑재했다.

올해 초 출시한 ‘갤럭시S25 시리즈’에 엑시노스 2500 탑재 가능성도 유력하게 거론됐지만 수율 등의 문제로 불발됐다. 해당 모델에는 갤럭시 전용 스냅드래곤 8 엘리트 칩이 전량 탑재됐다.

업계에서는 이번 기회를 통해 엑시노스가 다시금 모바일 AP 시장에서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집중하고 있다. 특히 샤오미가 첨단 3나노미터(㎚·1㎚=10억 분의 1m) 공정으로 생산한 AP ‘쉬안제O1’를 공개한 만큼, 위기감은 더욱 고조되는 상황이다.

샤오미는 최근 중국 베이징에서 자체 개발 칩인 쉬안제O1을 공개했다. 해당 칩은 애플의 최신 아이폰용 칩이 생산되는 대만 TSMC의 3나노 공정에서 생산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마트폰 성능 평가 지표인 ‘벤치마크’ 점수에서도 퀄컴 스냅드래곤 8 엘리트 등과 비교했을 때 앞섰다는 평가를 받지만 의견은 갈리는 편이다.

한편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샤오미는 삼성전자(20%), 애플(19%)에 이어 점유율 3위(14%)를 기록하고 있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중국 기업이 빠르게 추격하는 가운데, 기술력까지 끌어올리고 있어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닌텐도와 엑시노스까지…파운드리 날개달까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 사진=삼성전자

엑시노스 탑재가 본격화되면 삼성전자 모바일경험(MX) 사업부는 물론, 시스템LSI와 파운드리 사업부의 실적 개선도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파운드리 사업에서 지속적인 부진을 겪는 만큼, 반등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AP 구매 비용도 크게 감소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에만 AP 구매에 4조7891억원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년 같은 기간보다 37% 이상 증가한 수치다. 갤럭시S25에 탑재됐던 퀄컴의 스냅드래곤8 엘리트 가격이 전작대비 20% 가량 인상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파운드리 영향력도 더욱 공고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내달 5일 출시 예정인 콘솔 게임기 ‘닌텐도 스위치 2’의 메인 반도체 공급업체로 선정됐다. 스위치1에 들어가는 반도체는 대만 TSMC가 공급한 바 있다. 안정적으로 엑시노스 도입이 이뤄지면 대형 고객사 확보에도 더욱 힘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교수는 <이코노믹리뷰>와의 통화에서 “TSMC가 했던 닌텐도 칩 생산을 삼성전자가 가져온 것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며 “이 기회를 계기로 점유율을 확대하고 빅테크와의 협력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 파운드리 적자는 결국 삼성전자 전체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엑시노스 생산과 수율 안정화를 통해 경쟁력을 회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