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화된 소비 위축의 여파로 올 1분기 전국 소상공인 평균 매출이 전년 및 전기 대비 모두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매출 감소에 발맞춰 지출을 줄이는 '불황형 긴축 경영'으로 이익률은 가까스로 유지한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신용데이터(KCD)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한국신용데이터 소상공인 동향 리포트(2025년 1분기)’를 22일 발표했다.

리포트에 따르면, 지난 1분기(1~3월) 전국 소상공인의 사업장당 평균 매출은 4179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 분기(2024년 4분기) 대비 12.9%, 전년 동기 대비 0.7% 감소한 수치다. 지속적인 매출 감소에 소상공인들은 허리띠를 더욱 졸라맸다. 매장당 평균 지출 비용은 3153만원으로 전기 대비 13.4%, 전년 대비 1.9% 줄었다. 결과적으로 평균 이익은 1026만원으로 전년보다는 3.1% 증가했지만, 전기 대비로는 11.4% 하락했다. 이익률은 24.6%로, 전년 대비 0.9%p, 전기 대비 0.4%p 상승하며 비용 절감을 통해 사업을 이어가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번 1분기 매출 하락에는 연말 특수 종료에 따른 계절적 요인과 함께 고물가에 따른 소비 심리 위축, 내수 회복 지연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업종별로는 외식업 전체에서 매출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외식 전 업종에서 매출이 전기 대비 최대 13.6%, 전년 대비 최대 11.1% 감소했다. 특히 전년 대비 매출 감소가 가장 큰 외식업종은 술집이었으며, 분식, 베이커리/디저트, 패스트푸드 순으로 뒤를 이었다. 이 외에도 숙박 및 여행 서비스업이 전년 대비 11.8%, 예술·스포츠·여가 관련 서비스업도 6.8% 감소하며 어려움을 겪었다.

소상공인들은 지난 1분기 수익성 중심의 사업 운영 전략으로 비용 효율화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강예원 한국신용데이터 데이터 총괄은 “수요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낮은 상황에서 소상공인은 수익성 위주의 매장 운영 전략을 택할 수밖에 없다”며 “경기가 나아지지 않는 한, 폐업이냐 비용 절감이냐의 양 갈래 길에 서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사진=회사 제공
사진=회사 제공

특히 이번 보고서에는 한국신용데이터가 제공한 외식업 사업장 데이터를 기반으로 서울대학교 기후테크센터와 공동 분석한 외식업 사업장 탄소 배출량 정량 분석 결과가 처음으로 담겨 주목된다.

2022년 1분기부터 2024년 2분기까지의 추이를 분석한 결과, 서울시 내 사업장당 평균 탄소 배출이 가장 높은 지역은 영등포구, 강남구, 성북구 순이었으며, 가장 배출량이 적은 곳은 도봉구로 나타났다. 외식업 세부 업종별로는 중식의 사업장당 평균 탄소 배출량이 가장 많았고, 뷔페는 매입액 대비 탄소 배출량이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배출 유형별로는 식자재, 전력, 연료 순으로 탄소 배출량이 높았고 폐기물이 가장 낮았다. KCD는 이번 분석이 소상공인의 친환경 경영 전환이나 정책 설계에 실질적 기초 자료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강예원 총괄은 “이번 분기 데이터는 소상공인 경기 흐름과 더불어 기후 대응 관점에서 외식업의 환경 영향을 함께 조명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도 데이터를 통해 더 나은 정책과 전략 수립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신용데이터는 2023년 3분기부터 소상공인 동향 리포트를 제공 중이며, 전국 180만 사업장이 사용하는 경영 관리 서비스 ‘캐시노트’ 데이터 중 16만 개 사업장을 분석 대상으로 한다. 또한 하나은행, 우리은행, NH농협은행 등이 참여한 컨소시엄을 통해 소상공인을 위한 전문 은행인 한국소호은행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