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이 도시 인프라, 교통 등 다양한 도시 서비스를 빠르게 혁신하는 가운데, 이러한 흐름을 분석한 글로벌 보고서가 발표돼 주목된다. 딜로이트는 ServiceNow, 엔비디아, ThoughtLab과 공동으로 전 세계 250개 도시의 AI 계획, 투자 및 실행 현황을 조사한 'AI 기반 스마트 도시의 현황과 미래'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는 AI가 도시의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하고 콘텐츠를 생성하며 복잡한 업무를 수행하는 방식을 혁신적으로 변화시켜 생산성과 효율성을 극대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AI가 인프라, 교통, 공공 안전, 보건, 환경 등 도시 서비스 혁신을 주도하며 전기나 수도와 같은 필수적인 도시 유틸리티로 발전할 것으로 내다봤다.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 대상 도시 중 18%가 스마트시티 구축에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으며, 3년 후에는 그 비율이 59%로 3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87%의 도시가 이미 생성형 AI를 계획, 시범 운영 또는 실제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AI가 도시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다만 보고서는 AI가 보안 및 윤리적 위협과 같은 위험을 수반할 수 있으므로, 활용 사례에 대한 충분한 테스트와 책임 있는 사용을 위한 정책 마련 등 신중한 계획 수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ThoughtLab은 AI 활용 수준, 적용 범위, 책임성 확보 노력, 미래 대비 등을 기준으로 도시의 AI 성숙도를 평가하여 'AI 리더', 'AI 선도자', 'AI 채택자'로 분류했다. 조사 대상 250개 도시 중 20%가 'AI 리더'로 선정되었으며, 여기에는 서울, 뉴욕, 파리, 도쿄 등 세계 주요 도시들이 포함됐다. AI 리더 도시의 국가 분포는 선진국이 73%, 신흥국이 27%로 선진국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보고서는 또한 AI 리더 도시들이 기후 변화, 공중 보건, 범죄, 주택 부족, 노후 인프라 등 다양한 도시 문제에 더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있으며, 특히 회복탄력성 측면에서 뛰어난 역량을 보인다고 분석했다. 환경 문제에 대한 회복력이 높다고 보고된 도시 비율은 AI 리더 도시가 71%, AI 선도자 및 채택자 도시가 42%였으며, 공급망 문제에서는 각각 69%, 30%로 나타났다. AI 리더의 78%는 도시 문제 대처 준비가 되어 있다고 응답했으며, 이들의 63%는 '생활, 건강 및 신뢰' 영역에서, 55%는 '안전, 보안 및 복원력' 영역에서 큰 진전을 이루었다고 답했다.
한편 AI 리더 도시들은 ▲정부 운영 효율화(71%) ▲안전·치안 및 회복탄력성 강화(63%) ▲시민 생활·보건 및 신뢰 증진(61%) ▲모빌리티 및 교통 개선(57%) ▲도시 인프라 관리(55%) ▲환경 및 지속가능성 향상(45%) 등 다양한 영역에서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 적용 사례로 미국 디트로이트는 AI를 통해 행정 비용 절감 및 효율성 증대를, 스페인 마드리드는 AI 영상 분석으로 범죄 다발 지역 관리를, 일본 후쿠오카는 AI 가로등으로 에너지 절감을, 미국 시애틀은 스마트 주차 시스템으로 교통 문제 해결을 추진하고 있다.

보고서는 성공적인 AI 리더십을 위한 8가지 핵심 실행 단계를 제시했다. 첫째는 국가 정책부터 도시로 확산되는 탑-다운 방식의 헌신이다. AI 리더 국가는 향후 3년간 기술 및 데이터에 대한 1인당 지출액이 약 160달러로, AI 선도자 및 채택자(약 120달러)보다 많은 예산을 AI 목표 지원에 투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최신 데이터 및 IT 기반 구축 ▲AI 기술·인재·프로세스 개발 ▲AI 혁신 생태계 조성 ▲도시 전반의 AI 솔루션 배포 ▲클라우드·생체 인증 등 AI와 타 기술 결합을 통한 가치 창출 ▲데이터 보안 최우선 ▲책임감 있는 AI 사용 지원 등이 주요 단계로 제시됐다.
한동현 한국 딜로이트 그룹 에너지·자원·산업재 부문 리더는 "AI를 통해 미래 도시의 청사진을 그리는 지금, 중요한 것은 기술 자체가 아닌 시민의 삶을 실질적으로 개선하는 것"이라며 "이번 보고서에 소개된 AI 선도 도시들의 데이터 기반 전략과 사례들이 각 도시가 AI 도입 우선순위를 설정하고 지속 가능한 혁신을 추진하는 데 의미 있는 지침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