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들이 CXL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사진=챗GPT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들이 CXL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사진=챗GPT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들이 고대역폭메모리(HBM) 주도권 경쟁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인공지능(AI) 훈풍으로 HBM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자 ‘메모리 확장성’에 대한 요구도 커지는 가운데 그 거대한 흐름은 차세대 메모리 기술인 ‘컴퓨트익스프레스링크(CXL)’로 집중되는 분위기다.

앞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산타클라라에서 열린 ‘CXL 데브콘 2025’에 참가해 자사의 기술력을 선보인 바 있다. 이런 가운데 CXL의 연내 기술 상용화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어 눈길을 끈다.

핵심은 ‘확장성’…20兆 시장 노린다

CXL 기반의 D램으로 이뤄진 CMM-D. 사진=삼성전자
CXL 기반의 D램으로 이뤄진 CMM-D. 사진=삼성전자

CXL은 중앙처리장치(CPU)와 그래픽처리장치(GPU), 시스템온칩(SoC), 등 서로 다른 여러 인터페이스를 하나로 통합해 연결해주는 차세대 인터커넥트 기술이다. D램의 용량과 성능 확장 한계를 개선할 수 있어 AI시대 차세대 솔루션으로 주목받고 있다.

CXL의 핵심은 ‘확장성’에 있다. 기존 DDR4, DDR5 등 메모리 모듈은 CPU 1개당 16개의 D램이 최대치지만, CXL을 이용하면 메모리 용량을 최소 두 배 이상 확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시장 전망도 밝은 편이다. 시장조사업체 욜에 따르면 글로벌 CXL 시장 규모는 2023년 1400만달러(203억원)에서 2028년 160억달러(23조원)로 1100배 이상 커질 전망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지난 2019년 CXL 컨소시엄 발족 초기부터 참여해 기술 개발을 고도화하고 있다.

CXL 기술력에서 앞서있다고 평가받는 곳은 삼성전자다. 삼성전자는 지난 2021년 5월 업계 최초로 CXL 기반 D램 기술을 개발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2023년 업계 최초로 CXL 2.0을 지원하는 128GB D램을 개발하기도 했다.

최장석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신사업기획팀장 상무는 “삼성전자는 CXL 컨소시엄의 이사회(BoD) 멤버로서 CXL 기술을 선도하고 있다”며 “데이터센터·서버·칩셋 등 글로벌 기업들과의 협력으로 CXL 생태계를 더욱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 CMM-DDR5. 사진=SK하이닉스
SK하이닉스 CMM-DDR5. 사진=SK하이닉스

SK하이닉스도 지난달 23일 CXL 2.0 기반 CMM-더블데이터레이트(DDR5) 96GB 제품의 고객 인증을 완료했다고 발표했다.

현재 SK하이닉스는 96GB 제품 인증에 이어 128GB 제품도 다른 고객과 인증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이 제품은 10나노급 5세대(1b) 미세 공정을 적용한 32Gb(기가비트) DDR5 D램을 탑재해 전성비가 높다.

해당 인증도 빠른 시일 내에 마무리 해 고객이 원하는 시점에 제품을 적기 공급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CXL D램 개발과 더불어 CXL 생태계 확장을 위한 노력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강욱성 SK하이닉스 부사장(차세대상품기획 담당)은 “당사는 비용이 많이 들어가고 확장에 한계가 있는 기존 시스템을 극복하는 옵티멀 이노베이션을 실현하기 위해 다양한 설루션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며 “고객들의 다양한 응용 요구에 부합하면서도 메모리의 확장성과 유연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해 고객에게 최적화된 가치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CXL이 차세대 데이터센터와 AI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업계에서는 관련 시장이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교수는 <이코노믹리뷰>와의 통화에서 “CXL 기술을 통해 인터페이스를 효율적으로 연결할 수 있다”며 “올해 안에 기술이 상용화될 것으로 관측된다”고 말했다.

CXL이 AI 시대 핵심 기술로 부각되고 있지만, 우려도 존재한다. 중국 기업들이 HBM을 비롯해 반도체 기술력을 높이는 상황 속에서 CXL도 중국의 추격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반도체에서의 중국의 성장세가 굉장히 빠르고, HBM에 대해서도 기술력을 쌓아가고 있다”며 “CXL을 포함해 앞으로의 메모리 분야에서 상당히 위협적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의 추격에서 벗어나기 위해 새로운 기술개발과 선제적인 투자, 인력 양성 등이 종합적으로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