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규어랜드로버(JLR)가 한국을 향한 애정을 가감 없이 드러냈다. 로빈 콜건 JLR 코리아 대표가 직접 "한국 고객을 깊이 이해하기 위해 무엇이 프리미엄 소유 경험을 위한 다음 과제인지를 따지려 했다"며 "이 과정에서 나온 것이 오늘 발표한 원 스트레지 전략"이라고 말했다.

콜건 대표는 30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고객 신뢰 강화를 위한 미래 혁신 전략 ‘원 스트레지(ONE Strategy)’을 발표했다.

JLR은 원 케어 앱 등 한국 전용 정책을 내세워 '소규모 시장 틈새 공략'이라는 방향에 더 과감한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보인다.

로빈 콜건 JLR코리아 대표. 사진=JLR코리아
로빈 콜건 JLR코리아 대표. 사진=JLR코리아

한국, '소규모 럭셔리' 노리는 車 기업 홀리다

이날 콜건 대표는 "한국에서 고객 만족도 지수 변화도를 세심하게 추적 중"이라며 "▲데이터 기반 문제점 분석 ▲레퍼런스 공유 및 신속한 해결 ▲고객 문제 즉각적 대응 등을 비전으로 한국 서비스 만족 추천 지수를 지속적으로 높이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발표한 원 스트레지도 비슷한 맥락으로 나온 결과다. 콜건 대표에 따르면 향후 JLR 고객들은 원케어 앱을 통해 특별히 일정을 조율할 필요 없이 서비스 예약, 픽업과 딜리버리, 차량 수리 기간 시승 신청 등의 기능을 하나의 디지털 앱에서 조율할 수 있다. 앱을 통해 실시간 정비 과정을 파악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무상 보증 기간을 3년에서 5년으로 연장하는 원 케어 서비스도 내놓는다.

로빈 콜건 JLR코리아 대표. 사진=JLR코리아
로빈 콜건 JLR코리아 대표. 사진=JLR코리아

또 디지털에 익숙한 한국 고객을 위해 사전 예약부터 구매까지 온라인 쇼룸 통해 실시간 재고 확인하고 신차, 사전 주문 모델 확인 가능한 원 스토어도 같이 출시했다. 프리미엄 다이닝, 골프 등의 혜택과 베네핏을 제공하는 '원 멤버십', 유튜브로 차량 구매 정보를 획득하는 한국 고객들을 위한 '원 라이프'도 함께 공개했다.

JLR의 주 고객층이 50대에서 디지털에 친숙한 40대 이하로 내려오며 JLR코리아도 연령층 데이터를 분석해 걸맞은 서비스를 내놓은 것이다.

이 밖에도 ▲레인지로버 하우스 ▲주한 영국대사관 윔블던 테니스 경기 단체 관람 ▲데스티네이션 디펜더 등 단순한 마케팅 행사를 넘어 한국 고객들이 랜드로버 브랜드를 편안하게 경험할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했었다고 부연했다.

콜건 대표는 "한국 고객을 깊이 이해하고 그들이 원하는 프리미엄·소규모 소유 경험을 고민한 결과 한국에서만 진행하는 원 스트레지를 내놓게 됐다"며 "4년 전 한국에 부임했을 때 신뢰를 재구축하는 것이 나의 목표였고 앞으로도 한국 고객들이 원하는 대로 '소규모 럭셔리'라는 틈새시장 포지션을 견고히 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30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로빈 콜건 JLR코리아 대표가 'ONE Strategy'에 대해 말하고 있다. 사진=양정민 이코노믹리뷰 기자
30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로빈 콜건 JLR코리아 대표가 'ONE Strategy'에 대해 말하고 있다. 사진=양정민 이코노믹리뷰 기자

WHAT NEXT?

동시에 JLR은 미래 비전도 내놓았다. 리이매진 전략에 따라 진행 중인 전동화 전략과 재규어 브랜드 재출시가 핵심이었다. 신차, 신제품 출시를 차량 브랜드의 생명줄이자 고객 신뢰의 방점이라고 생각한다던 콜건 대표는 이날 질의응답에서도 '모던 럭셔리'를 추구하겠다는 입장을 견고히 했다.

서울 한남동 인근에 위치한 랜드로버 전시장. 사진=양정민 이코노믹리뷰 기자
서울 한남동 인근에 위치한 랜드로버 전시장. 사진=양정민 이코노믹리뷰 기자

콜건 대표는 "전동화 전환 전략은 2026년을 목표로 순조롭게 진행 중이고 레인지로버 전기차 모델은 한국 고객들에게 사랑받았던 모델들을 중심으로 출시 예정"이라며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와 마일드 하이브리드도 여전히 제품 포트폴리오에 들어가 있다"고 말했다.

질의응답에서도 그는 "전기차만을 위해 하위 브랜드나 다른 브랜드 만드는 게 아니라 고객들이 사랑해 왔던 전기차 버전(트림)을 만드는 게 차별화 포인트라고 생각한다"며 "고속 충전, 주행거리 확보 등 선별 과제들을 해결하면 곧 출시 시점에 대해 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JLR 정일영 상무는 "전기차에 대한 우려가 조금 있는 것을 감안해 랜드로버 같은 경우는 현재 단계적 전동화를 추진 중"이라며 "한 차량에 있어 내연기관, 전기차, PHEV 등 고객 선택지를 넓히면서 시장을 예측 중이다"라고 설명했다.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의 재규어 뉴 XF(왼쪽)와 뉴 F-페이스. 사진=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의 재규어 뉴 XF(왼쪽)와 뉴 F-페이스. 사진=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

재규어 브랜드 재출시에 대한 힌트도 나왔다. 콜건 대표는 "재규어 컨셉카를 얼마전 마이애미에서 공개했는데 이것이 리이매진 속 재규어가 새로운 전략을 어디까지 표현할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표본"이라며 "디자인 속 요소가 강력한 영향력을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정확한 출시 일정은 언급하지 않았다.

재규어는 지난 2023년 하반기 이후 한국 판매를 잠시 멈춘 상태다. 지난해 11월부턴 영국에서도 출시를 멈췄다. 대신 리이매진 전략하에 내년부터 전기차 브랜드로 재단장할 계획이다.

지난해 11월 아드리안 마델 JLR 최고경영자(CEO)는 “소비자에게 인기 없는 전기차를 서둘러 내놓는 경쟁사들을 지켜봤다”며 “차를 제대로 만들기 위해 더 많은 시간을 들이기로 했다”고 말했다.

레너드 후르닉 재규어 랜드로버 최고사업책임자(CCO)가 한국 시장 사업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 JLR코리아
레너드 후르닉 재규어 랜드로버 최고사업책임자(CCO)가 한국 시장 사업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 JLR코리아

리이매진 전략이란 2030년까지 재규어 랜드로버를 전기차 주도의 모던 럭셔리 자동차 회사로 포지셔닝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기업 방향을 뜻한다. 영국에 위치한 헤일우드(Halewood) 공장을 전기차 전용 제조 시설로 전환하고 랜드로버는 2030년까지 전체 판매 차량 중 60%에 순수-전기 파워트레인을 장착하겠다는 글로벌 정책의 흐름에 따라 한국 시장 전동화 파워트레인 라인업을 확장하겠다는 큰 계획을 뜻한다.

지난 2023년 당시 레너드 후르닉 재규어 랜드로버 최고사업책임자(CCO)가 재규어의 '럭셔리 모던 전기차' 브랜드로의 전환을 선언하고 향후 5년간 25조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한 내용이 이에 해당한다. 또 2030년까지 전체 판매 차량의 60%를 전기차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강조했었다. 콜건 대표가 이날 말한 '순조로운 전동화 추진'은 이와 결을 같이한다.

로빈 콜건 JLR코리아 대표. 사진=JLR코리아
로빈 콜건 JLR코리아 대표. 사진=JLR코리아

한편 콜건 대표는 "▲장인 정신 ▲독보적 디자인 ▲입증된 내구성 ▲실제 환경에서의 완벽한 성능 ▲럭셔리 브랜드 걸맞는 애프터 서비스 품질이라는 5가지 약속을 지키고 고객과의 신뢰를 다져나갈 것"이라며 "원 스트레지로 신뢰 기반을 구축하고 관계성을 이어 나갈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또 "우리의 세일즈 경험이 향하는 경험들이 충분히 럭셔리 하지 못하다는 지적이 있었고 원 스트레지 전략을 통해 세일즈 경험 근본적으로 바꾸려고 한다"며 "당장 기업의 대표인 나부터 PHEV 모델을 타보고 체험해 보며 고객 입장에서 소음, 주행 거리 등 요소를 책정 중이다. 한국 고객 기대치에 맞는 브랜드가 될 것"이라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