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주력 스마트폰 모델인 갤럭시 S25 시리즈의 강력한 판매 성과에 힘입어 1분기 사상 최대 분기 매출을 달성, 시장 전망치를 크게 상회하는 호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AI 기능을 전면에 내세운 갤럭시 S25가 전통적인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모바일 사업의 성장을 견인하며 'AI폰' 전략의 성공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다만 앞으로의 전망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린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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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 S25, DX 부문 성장의 핵심 동력
삼성전자는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79조1400억원, 영업이익 6조7000억원의 확정 실적을 발표했다. 전분기 대비 매출이 4% 증가하며 역대 최대 분기 매출 기록을 세운 성적이다. 순이익도 8조22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7% 급증했다. 이러한 실적은 시장 예상치(매출 77조 1000억원, 영업이익 4조 9600억원)를 크게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로 받아들여진다.

호실적의 일등 공신은 단연 DX(Device eXperience) 부문, 그중에서도 모바일 사업을 담당하는 MX(Mobile eXperience) 부문이다.

1분기 매출 51조7000억원, 영업이익 4조700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28%나 급증했다. 특히 MX 부문은 갤럭시 S25 시리즈의 판매 호조 덕분에 단독으로 매출 37조원, 영업이익 4조 3000억원을 달성하며 견조한 두 자릿수 수익성을 확보했다. 부품 가격 하락과 운영 효율화 노력도 수익성 개선에 기여했다.

DS(Device Solutions) 부문은 매출 25조 1000억원, 영업이익 1조 1000억원을 기록했으나, HBM 판매 감소와 파운드리 부진의 영향으로 전기 대비 영업이익은 17% 감소했다.

메모리는 서버용 D램 판매 확대와 낸드 가격 저점 인식에 따른 구매 수요가 있었으나 HBM 판매 감소 영향도 받았다. 시스템LSI는 주요 고객사 플래그십 SoC 공급 부재에도 고화소 이미지센서 공급 확대로 소폭 개선되었고, 파운드리는 계절적 수요 약세와 재고 조정으로 부진했다. 

VD(Visual Display)는 Neo QLED, OLED 등 프리미엄 전략 제품 판매 확대와 비용 절감을 통해 전분기 대비 수익성이 개선되었다. 생활가전(Digital Appliances)은 고부가 가전 제품 매출 비중 증가로 전분기 대비 수익성이 향상되었다. 하만(Harman)은 비수기 진입에도 불구하고 제품 포트폴리오 개선을 통해 전년 대비 성장세를 유지하며 매출 3조4000억원, 영업이익 3000억원을 기록했다. SDC(Samsung Display Corporation)는 중소형 패널은 계절적 영향으로 실적이 하락했으나, 대형 패널은 QD-OLED 모니터 신제품 출시로 실적이 개선되었다.

미래 성장을 위한 기반 마련에도 주력하여 1분기 연구개발(R&D) 투자에 역대 1분기 기준 최대인 9조원을 집행했다. 설비투자는 총 12조원으로, 반도체 부문에 10조 9000억원, 디스플레이에 5000억원이 투입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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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판매 돌풍... 한국 최단 기록, 인도 예약 20%↑, 울트라 강세
삼성전자의 1분기 최대 매출 달성에는 갤럭시 S25 시리즈의 강력한 판매 성과가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전통적인 비수기임에도 시장 기대치를 뛰어넘었다.

갤럭시 S25 시리즈는 2025년 1월 22일(현지시간) 미국 새너제이에서 열린 갤럭시 언팩 행사를 통해 공개되었으며,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주요 국가에서 2월 7일부터 순차적으로 출시된 바 있다.

초기 판매부터 돌풍이었다. 특히 전통적으로 플래그십 수요가 높은 한국 시장에서는 출시 21일 만에 판매량 100만 대를 돌파하며 역대 갤럭시 S 시리즈 중 최단기간 100만대 판매 기록을 경신해 전작인 S24 시리즈보다 일주일 빠른 속도감을 자랑했으며 기존 최단 기록이었던 갤럭시 노트 10(25일)보다도 빠른 기록을 세웠다. 특히 고가 모델인 갤럭시 S25 울트라가 전체 판매량의 약 50%를 차지하며 국내 시장의 초기 인기를 주도했다.

인도와 같은 신흥 주요 시장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이 이어졌다. 인도 시장의 S25 시리즈 사전 예약 판매량은 전작인 S24 시리즈 대비 20% 증가하는 등 초기 흥행에 성공하며 신흥 시장에서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일부 분석에서는 S25 시리즈의 첫 달 출하량이 456만대로, S24 시리즈의 첫 달 출하량(142만대)의 3배 이상이라고 보고하기도 했다. 그러나 S24 시리즈와의 직접적인 판매량 비교에는 출시 및 사전예약 기간의 차이로 인한 해석의 여지가 존재하며, 실제로 일부 지역(인도 제외)에서는 전년 동기 대비 판매량이 감소했다는 보고도 있었다. 그럼에도 삼성 내에서는 S25 울트라 모델이 S24 울트라의 판매량을 넘어설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으며, 연간 판매 목표치도 S24 시리즈(3500만대)보다 높은 3770만대로 설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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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가능했나?
갤럭시 S25 시리즈의 성공적인 초기 시장 안착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양면전략을 살펴야 한다.

하드웨어 측면에서는 주목할 만한 개선이 이루어졌다.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는 퀄컴 스냅드래곤 8 엘리트 모바일 플랫폼을 대부분 시장의 전 모델(기본, 플러스, 울트라)에 일관되게 탑재한 승부수가 먹혔다. 이전 S24 시리즈에서 지역별로 엑시노스와 스냅드래곤 칩셋을 혼용했던 전략과 대비되며, 특히 엑시노스 칩셋이 탑재되었던 지역의 소비자들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을 가능성이 높다. 나아가 기본 모델에도 12GB LPDDR5X RAM을 표준으로 탑재하고 UFS 4.0 규격의 저장장치를 제공하여 전반적인 성능을 향상시켰다.

디스플레이는 다이내믹 아몰레드(Dynamic AMOLED) 2X 기술을 기반으로 최대 120Hz 가변 주사율과 HDR10+를 지원하며, 최대 2,600 니트의 높은 밝기를 제공하느 승부수를 던졌다. 특히 S25 울트라 모델은 전작보다 커진 6.9인치 디스플레이를 탑재했으며, 반사율을 줄인 코닝의 고릴라 아머 2세대 글래스를 적용하여 사용성을 개선했다. 여기에 카메라 역시 고사양 센서를 탑재했다. 기본 모델은 5000만 화소 광각, 1200만 화소 초광각, 1000만 화소 망원 렌즈를 갖추었으며, 울트라 모델은 2억 화소 메인 카메라를 포함한 고성능 카메라 시스템을 보여줬다.

여기에 소프트웨어 및 AI 통합도 눈길을 끈다. '갤럭시 AI'라는 브랜딩 하에 서클 투 서치(Circle to Search), 실시간 통역(Live Translation), 노트 어시스트(Note Assist), 포토 어시스트(Photo Assist) 등 다양한 온디바이스 AI 기능을 전면에 내세웠기 때문이다. 이는 안드로이드 15 기반의 One UI 7.0 운영체제와 통합되어 제공된다. 또한, 7년간의 운영체제 및 보안 업데이트 지원 약속은 제품의 장기적인 가치를 높이는 요소이다.

시장도 반응했다. 특히 성능에 민감한 소비자들에게 갤럭시S25는 매력적인 카드였다. 여기에 하드웨어 전반에 걸친 점진적이지만 확실한 개선과 함께, 전작과 유사한 가격대를 유지한 점 역시 구매 장벽을 낮추는 데 기여했다는 설명이다. 특히 고사양과 차별화된 기능을 갖춘 울트라 모델에 대한 높은 선호도는 전체 시리즈의 성공을 견인하는 중요한 축이 되었다.

AI 마케팅도 성공적이다. 생성형 AI 기술에 대한 높은 사회적 관심을 실용적인 온디바이스 기능으로 구현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마케팅한 전략이 효과를 발휘했기 때문이다. 나아가 연초 출시를 통해 잠재적인 교체 수요를 흡수하고, 특정 지역에서의 긍정적인 시장 반응을 이끌어냈다. 마지막으로 삼성이라는 브랜드가 가진 높은 인지도와 충성도, 그리고 갤럭시 생태계 내 다른 기기와의 연동성 또한 판매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는 여세를 몰아 기존 갤럭시 S25 시리즈(기본, 플러스, 울트라)에 더해, 갤럭시 S25 엣지(Edge)라는 네 번째 모델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5.8mm ~ 6.4mm 수준의 초박형 디자인이 예상되며 주요 사양은 6.7인치 디스플레이, 스냅드래곤 8 엘리트 프로세서, 12GB RAM, 256GB/512GB 저장 공간 등 플래그십 수준이 될 전망이다. 카메라는 2억 화소 메인 카메라를 탑재할 가능성이 있지만, 얇은 두께를 구현하기 위해 망원 렌즈는 제외될 수 있으며, 스피커 역시 스테레오가 아닌 싱글 스피커 구성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내구성을 위해 티타늄 프레임이 적용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갤럭시 S25 엣지의 출시는 삼성이 '얇음'이라는 미학적 가치에 초점을 맞춘 새로운 프리미엄 하위 시장을 창출하려는 시도로 해석될 수 있다. 이는 디자인을 중시하는 특정 소비자층을 공략하고, 애플 등 경쟁사의 유사한 움직임(아이폰 17 에어 루머)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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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는 계속 날 수 있을까?
갤럭시 S25 시리즈는 삼성전자 프리미엄 스마트폰 전략의 핵심이자, AI 통합 경험을 스마트폰을 넘어 TV, 가전 등 전체 생태계로 확장하려는 광범위한 노력의 중심축이다. S 시리즈의 성공은 브랜드 이미지 제고, 수익성 확보(특히 고마진 울트라 모델의 중요성), 그리고 하이엔드 시장에서 애플과 효과적으로 경쟁하는 데 필수적이다.

다만 장기적인 성공을 위해서는 여러 도전 과제를 극복해야 한다. 특히 경쟁사들이 AI 기능을 빠르게 따라잡는 상황에서 지속적인 차별화를 유지해야 한다는 점은 부담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경쟁도 심해지고, 자연스럽게 기초체력도 소진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성숙기에 접어든 스마트폰 시장에서 소비자들이 기꺼이 비용을 지불하고 업그레이드할 만한 혁신을 지속적으로 제공해야 하는 부담도 안고 있다.

삼성이 AI 기능을 스마트폰, TV, 가전 등 자사 기기 포트폴리오 전반에 통합하는 것을 핵심 가치 제안이자 차별화 전략으로 삼고 있다는 점도 중요하다. 그리고 갤럭시 S25는 이러한 AI 전략을 구현하는 대표적인 플래그십 제품이다. 단순히 AI 기능을 도입하는 것을 넘어 사용자가 체감하는 가치, 매끄러운 통합, 지속적인 개선, 그리고 직간접적인 수익화(하드웨어 업그레이드 유도, 생태계 강화 등) 능력을 보여줘야 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