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판교에서 약 30분 거리에 위치한 경기도 이천시 부발읍. 부발역에서 자동차로 약 10분을 달려가면 모터바이크 주행 교육을 담당하는 혼다 에듀케이션 센터가 보인다.

24일 혼다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3월 개장 후 이날까지 이륜차 교육을 수강한 사람들은 약 240명 남짓. 연간 1500명이라는 기대 목표치에 맞게 순항 중인 센터는 독학으로 바이크를 배우는 300만 바이크인들의 기대를 가득 채워줄 기세다.

혼다코리아가 설립한 혼다 에듀케이션 센터. 사진=양정민 이코노믹리뷰 기자
혼다코리아가 설립한 혼다 에듀케이션 센터. 사진=양정민 이코노믹리뷰 기자

1200평 규모 초대형 바이크 주행 연습장

혼다코리아가 이날 공개한 연습장은 약 1200평 규모다. 전체 2400평에 달하는 면적 중 절반가량을 실기 교육장이 차지한다. 넓은 부지가 필요하고 이륜차 소음으로부터 최대한 자유로워야 하다보니 공단, 물류센터와 비슷한 산업지구를 다수 보유한 이천시에 자리 잡았다.

혼다코리아 관계자는 "대중교통 수단이 우수한 편도 아니고 경기도임에도 입지가 살짝 애매하지 않은가 우려도 있었지만 수도권을 비롯해 너무나도 많은 분이 찾아주셨다"며 "고객 중에선 대구, 대전 등에서 바이크 교육을 받기 위해 오신 분도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도로와 악천후를 가정해 심한 장마, 폭설, 결빙이 있지 않는 한 더 조심해서 운전하는 법을 가르친다고 설명했다. 가벼운 우천 시에도 교육할 수 있도록 우비도 구비하고 겨울철에는 농약 살포기와 제설차로 제설 작업도 진행한다.

1200평 규모의 혼다 에듀케이션 센터 주행 연습장. 사진=양정민 이코노믹리뷰 기자
1200평 규모의 혼다 에듀케이션 센터 주행 연습장. 사진=양정민 이코노믹리뷰 기자

평소 교육은 8~10명 규모로 진행되지만 진행 과정에서 소수 정예를 지향하다 보니 실제 세션 규모는 8명 남짓이다. 이날 커리큘럼상 2단계에 해당하던 비기너 매뉴얼 교육에 참여한 사람도 8명이었다. 세션마다 여성 고객이 한두 명씩 꼭 있다는 설명이 귀를 쫑긋이게 만들었다.

혼다코리아 측은 "여성 고객이 아예 없겠다고 생각했던 예측과는 달리 성비는 대략 8:2 정도를 기록하고 있다"며 "주말의 경우 가족, 연인 단위로도 많이 놀러 오셔서 즐거운 추억을 많이 쌓고 계신다"고 자평했다.

약 240명이라는 적지 않은 사람들에게서 받은 만족도 설문조사 결과는 10점 만점에 약 9.8점. 초~중급에 해당하는 '타운 라이더' 수강자가 가장 많고 2종 자동만 있어도 수강할 수 있는 1단계 '비기너 스쿠터'의 인기도 상당하다.

교육에는 2종 소형 면허가 필요하지만 비기너 스쿠터 강의의 경우 자동차 면허만 있으면 이륜차 운전을 체험해 볼 수 있다.

수강생들이 24일 바이크 강습에 참여 중이다. 사진=양정민 이코노믹리뷰 기자
수강생들이 24일 바이크 강습에 참여 중이다. 사진=양정민 이코노믹리뷰 기자

체험자는 빈손으로 와도 무방하다. 교육 목적상 가장 중요한 안전을 위한 장비들이 이미 센터에 모두 구비 돼 있어 현장에서 장비 대여가 가능하다.

혼다 측은 "상체 보호의, 헬멧, 팔꿈치·무릎 보호대를 비롯해 넘어졌을 때 다치지 않도록 가능한 많은 보호 장비를 구비했다"며 "사고가 발생했을 경우를 대비해 교육생들은 학원 책임 보험과 영업 배상 책임 보험을 들고 시작한다"고 말했다. 혼다 에듀케이션 센터는 학원으로 들어가 학원법의 적용을 받는다.

바이크도 다양하다. 센터에는 110cc가량의 슈퍼커브를 비롯해 125cc 이하 이륜차부터 1800cc에 달하는 골드윙까지 구비돼 있다. 큰 차체를 자랑하는 골드윙을 비롯해 일부 바이크에는 넘어졌을 때를 대비해 범퍼도 자체적으로 부착됐다.

혼다 골드윙이 혼다 에듀케이션 센터 내 구비돼있다. 사진=양정민 이코노믹리뷰 기자
혼다 골드윙이 혼다 에듀케이션 센터 내 구비돼있다. 사진=양정민 이코노믹리뷰 기자

"바이커들을 위하여"

혼다는 태초부터 안전을 유독 강조해 온 기업이다. 지난 2021년 혼다 글로벌 비전 발표 당시 2030년까지 교통사고 사망자를 절반으로 줄이고 2050년까지 (교통사고 사망자를) 0명으로 만들겠다는 어려운 목표를 세우기도 했다.

소이치로 혼다 창립자도 "단속만 하는 것이 아닌 달릴 수 있는 장소와 방법을 완성차 제조사는 가르칠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1970년부터 혼다가 꾸준히 이륜차 안전을 신경 써온 이유다.

이와 달리 한국에선 이륜차가 위험하단 인식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지난 2021년 대법원 판례에선 한 음식점 직원이 오토바이로 음식 배달을 하던 중 사고를 당해 척수손상의 중상해를 입었다는 사례도 보고됐다.

특히 처음 운전을 배울 때 강의를 해주는 운전면허 연습장·실내 운전 연습장을 비롯한 사륜차와 달리 이륜차의 경우 독학을 해야 하는 경우가 다수 존재했다.

혼다 에듀케이션 센터에서 쓰이는 연습주행용 바이크. 사진=양정민 이코노믹리뷰 기자
혼다 에듀케이션 센터에서 쓰이는 연습주행용 바이크. 사진=양정민 이코노믹리뷰 기자

숙련되지 않은 운전자는 자칫 큰 부상으로도 이어질 수 있어 우려도 컸었다. 코로나19를 거치며 이륜차 수요는 늘어났으나 이를 받아줄 수 있는 교육기관이 부재했던 탓이다. 혼다가 수익과 무관하게 에듀케이션 센터를 세운 이유다.

이날 오전 진행된 실습 과정에선 혼다 본사의 안전운전 지도자 과정을 이수한 강사가 바이크가 넘어졌을 때를 가정해 힘이 아닌 무릎을 이용해 바이크를 세우는 모습을 짧게 볼 수 있었다.

강사는 "100㎏이 넘는 바이크를 힘으로 들려고 하면 허리와 무릎이 크게 다칠 수 있다"고 교육생들에게 경고했다. 이날 강의에 쓰인 바이크의 무게는 약 145kg 수준이었다.

혼다 에듀케이션 센터에 구비된 이륜차. 사진=양정민 이코노믹리뷰 기자
혼다 에듀케이션 센터에 구비된 이륜차. 사진=양정민 이코노믹리뷰 기자

한편 센터는 매주 수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운영한다. 여름철에는 교육 후 쾌적하게 돌아갈 수 있도록 샤워실과 락커가 준비돼 있다. 교육비용은 한 클래스 당 27만원으로 혼다 에듀케이션 센터 홈페이지에서 강의를 신청할 수 있다. 1, 2단계를 제외한 나머지(3~5단계) 클래스는 이전 단계를 이수해야 수강할 수 있다.

혼다코리아 관계자는 "특별한 수익을 바라고 센터를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더 많은 바이크인들이 안전하게 이륜차를 몰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고자 했다"며 "혼다 제품을 사용하는 사용자가 다치고 죽는 일이 없도록 추구하는 기업 비전의 연장선으로 센터가 운영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