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수연 네이버 대표가 18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전체 회의에 출석해 최근 불거진 라인야후 지분 매각 가능성을 두고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 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라인 야후 지분에 관해 기존 입장에 변화가 없느냐"는 질문에 최 대표는 "단기적으로 매각할 계획이 없다"며 기존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또한 "최수연 대표가 말한 내용이 맞다"고 언급하며 정부 역시 네이버의 입장을 공유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는 일본 정부가 라인야후의 자본 관계 재검토를 요구하는 등 압박 수위를 높이는 상황 속에서도 네이버가 당장의 지분 매각 가능성을 일축한 것으로 해석된다. 업계에서는 네이버가 라인야후의 성장 잠재력과 사업적 가치를 높게 평가하고 있으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자 하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다가오는 주요 선거 시기를 앞두고 온라인 여론 조작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네이버 뉴스 댓글 서비스의 관리 강화 방안도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황정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본격 대선 기간에 들어서는 가운데 선거가 흔들릴까 봐 걱정"이라며 지난 과방위 네이버 방문 당시 요청했던 여론 조작 방지 대책의 준비 상황을 구체적으로 질문했다. 이에 최수연 대표는 "정상적인 댓글이나 공감이 아닌 비정상적인 트래픽 급증이 발생하면 언론사에 즉시 알리고, 이용자도 그 내용을 명확히 인지할 수 있도록 공지문을 즉시 게재하는 시스템을 운영할 예정"이라고 상세히 설명했다. 또한, 해당 시스템의 가동 시점에 대해서는 "정확한 날짜는 현재 확정되지 않았으나, 이달 30일 전에는 반드시 시작될 것"이라고 답변하며 조속한 시행 의지를 강조했다.

최근 일부 극우 성향의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좌표 찍기'를 통한 댓글 순위 조작 및 여론 호도 시도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하며 공식적으로 사과하기도 했다. 최 대표는 "좌표 지정을 하고 공감 수가 급증하는 문제들에 대해서는 인지를 하고 있고, 미리 기술적으로 조치하지 못한 점에 대해 굉장히 심려 깊게 생각하고 있다"며 "공감을 비정상적으로 늘리는 활동이 감지될 경우, 해당 댓글을 운영하는 언론사에 즉시 관련 내용을 알리고, 뉴스 이용자들에게도 이러한 상황을 투명하게 공지하는 기술적 조치를 이미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황정아 의원이 "본격적인 대선 기간에 들어서는데, 선거마저 이렇게 뒤흔들게 될까 봐 몹시 우려된다"며 추가적인 대책 마련을 거듭 촉구하자, 최 대표는 비정상적인 트래픽 급증 시 댓글 창 자체를 언론사에 즉시 알리고 뉴스 이용자들이 이를 인지할 수 있도록 공지문을 즉시 게재하는 방안을 재차 강조했다. 

다만"이용자들의 반응이 조작인지 아닌지를 저희가 실시간으로 정확하게 판단하기는 어렵다"는 현실적인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현재 댓글 기본 설정은 최신순으로 배열되어 있으며, 언론사의 판단에 따라 순공감순으로 변경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네이버가 자체 AI 모델 '하이퍼클로바X' 개발 과정에서 뉴스 콘텐츠를 학습 데이터로 활용한 것에 대한 저작권 침해 논란 역시 뜨거운 쟁점으로 떠올랐다. 이훈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네이버가 경쟁사 대비 압도적인 양의 한국어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으며, 특히 뉴스 콘텐츠는 AI 학습에 필수적인 고품질 데이터임을 지적하며, 방송사 및 콘텐츠 제공자들의 저작권 소송 제기 상황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최수연 대표는 과거 AI 학습에 뉴스 콘텐츠 활용이 가능하다는 약관이 존재했으나, AI 모델의 상업적 가치 증대 이후 해당 약관을 개정하여 현재는 뉴스 데이터를 AI 학습에 활용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더 나아가, "최근에는 네이버가 보유한 AI 기술이나 관련 활용 권한을 언론사에 제공하고, 언론사는 자사의 뉴스 콘텐츠를 네이버의 AI 학습에 활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상호 협력 모델을 구축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미 종합 미디어 기업인 브릴리언트코리아와 관련 협약을 체결한 사례를 언급하며, 실질적인 협력 성과를 제시하기도 했다.

이해민 조국혁신당 의원은 그러나 네이버의 이러한 해명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미흡한 부분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2023년 이후 언론사 뉴스를 데이터 학습에 사용하지 않았다고 밝혔으나, 언론사 입장에서는 이를 검증할 수 있는 실질적인 방법이 부재하다"고 꼬집었다. 또한, 개정된 약관 역시 AI 학습의 목적 및 범위가 구체적으로 명시되지 않아, 실질적인 동의가 결여된 불공정 계약의 소지가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해민 의원은 양질의 콘텐츠를 기반으로 AI를 학습시키고, 생성된 AI 결과물이 다시 창작 활동에 기여하는 선순환 구조 구축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네이버의 보다 적극적인 문제 해결 노력을 촉구했다.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도 네이버가 AI 모델 '하이퍼클로바X'를 유료로 서비스할 경우, AI 학습에 사용된 원 데이터를 제공한 주체에 대한 합당한 보상 방안 마련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에 최 대표는 "수익 공유 모델을 선제적으로 고민하겠다"고 답변하며, 데이터 제공자와의 상생 방안 모색 의지를 밝혔다. 최형두 의원은 거대언어모델(LLM) 개발 과정에서 중복된 언론 기사로 인한 데이터 낭비 문제를 지적하며, 오랜 역사와 신뢰도를 가진 언론사의 고품질 콘텐츠의 가치를 강조하기도 했다.

네이버가 자사의 AI 플랫폼과 경쟁 관계에 있는 스타트업의 광고 집행을 일방적으로 중단한 행위에 대한 비판도 거세게 제기됐다. 김장겸 국민의힘 의원은 AI 서비스 플랫폼 기업인 뤼튼테크놀로지스가 네이버로부터 '경쟁 서비스'라는 이유로 성과형 디스플레이 광고 집행 불가 통보를 받은 사례를 언급하며, 네이버의 시장 지배적 지위를 남용한 불공정 경쟁 행위 가능성을 강하게 질타했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최수연 대표는 "경쟁사 광고를 제한하는 플랫폼 사업자들의 보편적인 내부 규정이 존재했으나, 해당 규정을 지나치게 기계적으로 적용하여 이러한 문제가 발생한 것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있다"며 잘못을 인정했다. 그는 "현재 관련 광고 집행 기준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하고 있으며, 해당 규정은 더 이상 적용하지 않거나, 매우 보수적인 방식으로만 제한적으로 적용하는 방향으로 개선하고 있다"고 밝혔다. 덧붙여 "앞으로는 이러한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