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해진 날씨와 함께 러닝의 계절이 돌아왔다. 이에 유통업계는 매년 커지는 ‘러닝족(族)’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다양한 마케팅을 선보이고 있다. 패션, 식품, 러닝 행사까지 방법도 각양각색이다. 특히, 올해는 대한민국을 강타한 ‘헬시플레저(Healythy Pleasure)’ 열풍 영향으로 시장 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1000만’ 찍은 러닝족, 어디까지 커지나?

18일 스포츠업계에 따르면 현재 한국의 러닝 인구는 1000만명을 넘어섰으며 매년 개최되는 마라톤 수도 1000개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즐겁게 건강 관리하자’라는 헬시플레저 열풍과 함께 러닝의 인기가 고공 행진하는 중이다. 특히 러닝의 경우, 시간과 장소의 제약을 받지 않을뿐더러 별도의 기술이나 교육이 필요하지 않다는 장점도 있다. 아울러 성별과 세대를 가리지 않고 쉽게 입문할 수 있다는 점도 러닝족의 규모를 키웠다.
지난해 말부터 러닝을 시작했다고 밝힌 직장인 최수연(28)씨는 “평소 퇴근 시간이 불규칙해 운동 시설을 등록해 수업을 듣는 것에 불편함이 있었다”라며 “반면 러닝은 내가 원할 때 언제든지 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으로 느껴져 시작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날씨가 부쩍 따뜻해지며 평소 자주 이용하는 집 근처 공원에 러닝을 즐기는 사람들이 자주 보인다”라고 덧붙였다.
이렇듯 러닝의 인기가 증가하며 관련 용품에 대한 소비도 덩달아 증가하고 있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와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운동화 시장 규모는 4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중 러닝화 시장 규모만 1조원으로 전체 시장의 25%에 이른다. 이 밖에도 러닝 조끼, 러닝 모자 등 관련 의류 용품의 관심도 빠르게 늘고 있다.
무신사의 데이터 분석 결과, 지난 3월 러닝과 관련된 검색량은 저년 같은 기간 대비 ▲러닝화 177.4% ▲러닝 541.6% ▲러닝복 563.2% 급증했다. 관심과 함께 매출도 늘고 있다. 롯데온에 따르면 지난 3월 러닝화 카테고리 전체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9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기능성 의류, 러닝 가방, 러닝 모자, 선글라스 등 러닝 관련 용품 매출도 135% 늘었다고 밝혔다.
러닝 수요는 한동안 증가할 것을 보인다. 고물가와 경기 침체가 길어지며 대표적인 ‘가성비’ 운동인 러닝을 찾는 이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러닝은 별도의 시설 이용료와 장비를 구매하지 않아도 즐길 수 있는 운동으로 꼽힌다. 유평강(32)씨는 “과거 테니스 열풍이 불었을 때는 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지만, 비용 때문에 엄두가 안 났는데, 러닝은 가볍게 시작할 수 있어 좋다”라고 말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명예교수는 “한국은 전국 각지에 달리기할 수 있는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을 뿐 아니라 낮은 초기 비용, 자율적인 시간 활용 등 다양한 유입 요인이 있다”라며 “최근 SNS를 통해 연예인과 인플루언서들이 러닝 하는 모습이 퍼지며 이제 하나의 트렌드로까지 자리 잡았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앱을 통해 함께 달릴 수 있는 ‘크루’를 모집하는 현상도 활발히 일어나는 상황에, 앞으로도 러닝에 대한 수요는 계속될 것 같다”라고 전망했다.
유통업계, ‘1000만 러너’ 잡아라

이에 유통업계는 커지는 수요에 발맞춰 다양한 행사를 내놓고 있다. 먼저 롯데쇼핑의 이커머스 플랫폼 롯데온은 이번 달, 지난 3월 출시한 ‘러닝 스테이션’을 재단장해 선보였다. 본격적인 봄철 러닝 시즌에 맞춰 세분화된 고객 요구에 맞춘 콘텐츠를 제공하겠다는 취지다. 대표적으로 롯데온은 이번 리뉴얼을 통해 ▲호카 ▲써코니 ▲나이키 ▲아디다스 등 러닝 전문 브랜드의 상품을 늘렸다. 이와 함께 러닝 단계별로 입문용, 중급용, 전문가용 러닝화를 추천하고 어린이용 러닝 아이템도 강화한다.
이벤트도 준비했다. 롯데온은 4월 말, 고객이 자신의 러닝 아이템과 기록을 인증하면 추첨을 통해 경품을 제공하는 고객 참여형 이벤트 ‘뽐런(RUN+뽐내다)’를 진행할 계획이다. 김주성 롯데온 스포츠레저팀장은 “러닝 전문관 리뉴얼을 시작으로 마라톤 행사 연계 프로모션, ‘런투어’ 여행 상품 등 러닝 관련 콘텐츠를 지속 확대할 예정”이라며 “변화하는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맞춤형 제안으로 차별화된 쇼핑 경험을 제공하겠다”라고 밝혔다.
이마트의 프리미엄 PB 브랜드인 피코크는 국내 1위 헬스 케어 트레이닝 앱 ‘런데이’와 협업해 러너들이 선호하는 식단 관리 상품 7종을 출시했다. 이번에 출시한 대표 상품은 피코크 초코 프로틴 그래놀라, 피코크 두부면, 로우슈거푸딩, 러너스 드링크믹 등이다. 해당 상품들은 이마트가 ‘런데이’ 앱 이용자 144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진행한 결과를 바탕으로 제작됐다.
이마트 관계자는 “맛있으면서도 건강하게 즐길 수 있는 ‘헬시플레져’ 상품들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라며 “니즈에 맞는 세분화된 상품을 요구하는 소비 트렌드가 강화되면서 러너의 선호도와 취향을 상품에 녹여내기 위해 실제 러닝 마니아인 피코크 김현태 쉐프가 개발 과정에 참여했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GS25는 러닝 수요에 발맞춰 미국, 일본 등에서 큰 인기를 끈 러닝 페스티벌인 ‘머니언즈 런’의 티켓을 우리동네GS 앱에서 단독 판매한다. 이번 ‘미니언즈 런 : 2025 서울’은 6월 15일 상암동 평화의공원 평화광장에서 열리며 참가 신청은 4월 15일부터 7일간 우리동네GS 앱에서 선착순으로 구매할 수 있다. 아울러 GS25는 참가자 전원이 캐릭터 러닝을 즐길 수 있도록 미니언즈 유니폼 티셔츠를 비롯해 가방, 스포츠 타월, 헤어밴드, 번호판, 완주 메달 등의 굿즈를 제공한다.
정주호 GS리테일 제휴마케팅팀 매니저는 “GS25는 편의점 그 이상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문화 콘텐츠 유통 채널로서 역할을 확대하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온오프라인을 넘나들며 고객들의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 차별화된 마케팅 활동을 지속 선보일 계획이다”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