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설사들의 1분기 실적이 희비가 갈릴 것으로 전망됐다. 일부 건설사는 고비용 프로젝트가 마무리되면서 수익성이 개선될 전망이다. 특히 DL이앤씨, HDC현대산업개발은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크게 늘며 실적 회복세가 기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대우건설 등은 경기 부진 영향으로 지난해보다 실적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됐다.
1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의 실적 컨센서스(평균 전망치)에 따르면 주요 건설사 중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가장 많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곳은 DL이앤씨다.
DL이앤씨의 1분기 예상 영업이익은 856억원으로 이는 전년 동기(609억원)보다 40.56% 늘어난 수치다.
송유림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플랜트 부문의 성장이 주택 부문과 자회사 DL건설의 매출 감소를 일부 메워내는 가운데 지난해 1분기 대손비용 반영 등에 따른 기저효과로 영업이익은 뚜렷한 증가를 나타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영업이익 회복이 기대되는 이유로 고비용 프로젝트가 종료됨에 따라 원가율 개선이 된 영향이 꼽힌다.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DL이앤씨는 1분기에 원가율 90~100%에 달하는 공사 현장 4곳을 준공했다. 송유림 연구원은 "1분기 착공 현장의 원가율은 80% 중후반 수준으로 파악되며, 도급 증액까지 감안하면 하반기로 갈수록 마진 개선이 이뤄지는 그림은 명확하다"고 설명했다.
HDC현대산업개발도 1분기 영업이익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HDC현대산업개발의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전년 동기 대비 38.94% 오른 578억원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의 영업이익 증가가 기대되는 이유는 서울 노원구 월계동 광운대역세권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조성되는 ‘서울원 아이파크’의 분양대금이 매출에 본격적으로 반영될 것이기 때문이다.
조정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서울원 아이파크에서 3500억원의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판단된다"며 "금액기준 계약률이 90%를 돌파했다"고 설명했다.
GS건설도 1분기 영업이익이 증가할 것으로 관측된다.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전년 동기 705억원보다 15.18% 늘어난 812억원이다.
2022년 이전에 착공한 주택 현장 비중이 낮아지면서 원가율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GS건설의 2022년 이전 착공 현장 비중은 지난해 말 72%에서 올해 말 50%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전년보다 이익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는 건설사도 있다. 현대건설은 올해 1분기 예상 영업이익이 189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39% 감소할 것으로 추정됐다. 주택사업 부문에서 발생한 고비용 구조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저마진 주택 현장의 종료에 따른 개선 효과는 유효하지만, 1분기에는 마진율 상승 효과가 제한적일 예정이다. 2021~2022년 분양한 총 23개 현장 중 1분기에 10개 단지가 준공됐다. 원가율이 높은 현장들의 공사가 마무리되면서 2분기부터 본격적인 실적 개선이 가능할 것이란 분석이다.
대우건설의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5.7% 줄어든 853억원으로 전망된다. 고원가 현장의 준공으로 마진 개선이 아직 발생하지 않은 영향으로 분석된다. 다만 체코 원전, 이라크 공군기지, 리비아 인프라 프로젝트 등 대형 해외 수주가 본격화되면 수익성이 개선될 예정이다.
삼성물산의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5.74% 감소한 6714억원으로 추정된다. 주요 하이테크 프로젝트와 해외 대형 플랜트 프로젝트가 마무리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대부분의 건설사들은 높은 공사비로 영업이익이 줄었다. 코로나19 팬데믹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여파로 원자잿값이 급등했다. 올해는 고비용으로 분양된 주택 현장이 순차적으로 마무리됨에 따라 실적이 개선되는 건설사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부동산 경기 침체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업계 전반의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김기룡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올해는 2021년~2022년에 분양한 저마진 현장이 순차적으로 준공됨에 따라 주택·건축 부문의 원가율이 개선될 것"이라면서도 "저수익 현장의 준공 영향과 도급 증액 부재로 인해 당분간 건설사들의 원가율 하락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