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쩜삼' 등 민간 세무 플랫폼을 이용한 세금 환급 신청이 급증하자 국세청이 자체 개발한 환급 신청 서비스를 내놨다.
매년 연말정산 환급 직후, 경정청구가 몰리면서 업무가 폭증하고 이 과정에서 과다 환급 사례가 빈발하자 자체 플랫폼을 개발해 직원들의 업무량을 줄이고, 부당 환급 신청을 원천 차단하기로 나선 것이다.
민간 세무 플랫폼보다 정확하고 빠른 환급 서비스를 제공하고, 수수료는 없다. 이에 일각에서는 세무 플랫폼 업계 대표주자인 자비스앤빌런즈의 '삼쩜삼 등 민간 세무 플랫폼이 크게 위축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자비스앤빌런즈는 삼쩜삼 서비스를 필두로 지난해 매출 800억원을 돌파하며 역대급 실적을 냈다. 하지만 국세청의 신규 서비스가 삼쩜삼과 달리 무료인 데다 개인정보 제공 부담도 없어 이용자가 대거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2일 국세청에 따르면 종합소득세 환급 서비스 '원클릭'이 3월 31일 개통됐다.
국세청은 손택스 앱 또는 PC로 국세청 홈택스에 접속한 후 '원클릭 환급 신고' 버튼을 클릭하면 최대 5년치 환급액을 한 번에 보여주고, 간단하고 빠르게 환급받을 수 있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국세청이 계산해 준 환급 금액을 확인하고 수정 사항이 없을 경우 '이대로 신고하기' 버튼을 누르면 신청이 완료된다.
이는 지난해 7월 강민수 국세청장 취임 당시 약속했던 내용을 실행에 옮긴 것이다. 국세청은 대상자들에게 순차적으로 메시지를 보내 환급액을 조회해 보라고 안내중이다.
국세청은 원클릭 서비스에서 조회된 금액을 수정 없이 그대로 신고한 경우 1개월 내 환급액을 지급할 예정이다. 조회 내용이 사실과 다른 경우 관련 내용을 수정해 신고하면 되지만, 확인 작업을 거쳐야 해 환급 시점이 늦춰질 수 있다. 근로소득자는 물론 배달라이더, 학원강사 등 인적용역 소득자 모두 환급 신청을 할 수 있다.
국세청은 이번 원클릭 서비스가 가산세 부과 위험이 없고, 이용 수수료가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국세청이 보유한 세무 데이터를 활용해 환급 금액이 산출되는 만큼 과다 환급 신청 가능성이 크게 낮아진다는 것이다.
민간 플랫폼의 경우 환급 신청 액수가 부풀려지는 경우가 많아 국세청에서 작년 환급된 소득세에 대한 부당·과다 환급 점검을 진행 중이다. 고의적인 과다 환급 신청의 경우 가산세가 부과될 수 있다.
또 민간 플랫폼을 이용하면 환급액의 10~20%를 수수료로 지급해야 하는데, 국세청 원클릭에서는 수수료가 없다. 가족관계증명서 등 추가적인 개인정보를 제출하지 않아도 돼 개인정보 유출 우려도 덜 수 있다.
원클릭 서비스에 대한 납세자들의 반응은 폭발적이다. 국세청에 따르면 서비스 첫날인 3월 31일 원클릭 서비스에 28만 명이 접속했다. 같은 날 오후 3시까지 8만명이 60억원 규모의 환급금을 신고한 것으로 집계됐다. 국세청은 수혜 예상 납세자 약 311만명에게 총 2900억원을 돌려주겠다고 밝혔다.
또한 이번 원클릭 서비스 출시를 두고 국세청이 삼쩜삼 등 민간 세무플랫폼 대항마를 띄웠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들 민간 플랫폼이 대행하던 환급 청구 서비스를 국세청이 직접 제공하겠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삼쩜삼 서비스를 견제하고 있는 한국세무사회는 국세청의 원클릭 서비스 출시를 반기고 있다. 국세청이 해야 할 일을 했다는 입장이다.
삼쩜삼이 영세한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수수료를 받아내지 않도록 국가적 차원에서 지원이 필요했다는 의견과 삼쩜삼 가입자들과 기존 세무사 고객들은 이용자층이 크게 겹치지 않아 국세청 원클릭 서비스로 한국세무사회가 부정적인 영향을 받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그간 국세청은 민간 플랫폼을 통한 경정청구 급증으로 골머리를 앓아왔다. 실제 소득세를 돌려받기 위한 경정청구는 ▲2022년 37만3000건 ▲2023년 58만7000건 ▲2024년 상반기 65만3000건으로 급증했다. 이에 따른 환급액도 ▲2022 년 3539억원 ▲2023년 7090억원으로 증가 추이를 보였다.
강민수 국세청장은 작년 10월 국정감사 당시 "세무 플랫폼의 과장 광고로 2024년 상반기 환급 신고가 전년보다 2~3배 늘었다”면서 “그로 인해 전체 전산이 다운됐는데, 결국 (누군가) 어떤 영리 목적을 위해 국가 전산자원을 대폭 잡아먹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진 국세청 정보화관리관은 민간 시장 위축 우려에 "국민이 더 나은 서비스를 받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세무 플랫폼 업계 1위인 삼쩜삼은 연말정산 환급 직후 종합소득세 귀속분 환급금을 신청하라는 메시지를 대거 보내는 식으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쳐왔다. "○○○님의 국세 환급금 계산 미처리 1건이 조회돼 연락드립니다"는 식이다. 삼쩜삼은 자사 앱을 통해 지난해 종합소득세 정기신고를 진행했거나 환급을 조회한 직장인 361만명 중 47.7%에 달하는 약 172만명이 환급 대상자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