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A씨는 신청하지 않은 카드가 배송된다는 문자메시지에 속아 범죄 조직이 알려준 악성 애플리케이션(앱)을 설치했다. 범죄 조직은 앱을 통해 탈취한 개인정보를 바탕으로 비대면 예금계좌를 개설하고 보이스피싱 피해금을 받기 위한 대포통장으로 사용했다.
최근 비대면 계좌 개설이 활성화되며 원격제어 애플리케이션(앱)이나 악성 앱 설치 등을 통해 탈취된 개인정보를 악용해서 본인도 모르게 비대면 계좌 개설이 이뤄지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보이스피싱 피해 방지를 위한 ‘비대면 계좌 개설 안심 차단’ 서비스가 12일부터 시작된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이날 서비스 시행일에 맞춰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과 이복현 금감원장이 서울 중구 신한은행 본점을 찾았다고 밝혔다.
김 부위원장과 이 원장은 보이스피싱 피해 방지를 위한 ‘비대면 계좌 개설 안심 차단 서비스 시행 간담회’에도 참석했다. 실제 현장에서 보이스피싱 예방 활동 중인 금융회사 직원의 애로사항을 듣고, 안심 차단 서비스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지원해 달라고 당부했다.
비대면 계좌 개설 안심 차단은 본인이 원하지 않는 수시입출식 계좌가 비대면으로 신규 개설되지 않도록 신청할 수 있는 서비스다. 가입 즉시 한국신용정보원에 안심 차단 정보가 등록되고 금융권의 신규 수시입출식 계좌 개설 거래가 실시간 차단된다. 본인도 모르는 사이 개설된 계좌로 인한 금전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
은행, 저축은행, 상호금융(단위 조합 포함), 우정사업본부 등 3613개 금융회사가 참여했다.
현재 거래 중인 은행, 저축은행, 농협, 수협, 신협, 새마을금고, 산림조합, 우체국의 영업점 등을 직접 방문하거나 은행 및 금융결제원의 비대면 신청 채널을 통해 신청 가능하다.
서비스에 가입한 이후 이용자가 신규 수시입출식 수신거래가 필요할 경우 기존 거래 여부와 무관하게 가까운 금융회사 영업점을 방문해 손쉽게 서비스를 해제할 수 있다. 해제 후에는 즉시 수시입출식 계좌 개설이 가능하다.
금융당국은 보이스피싱 범죄 확산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여신 거래 안심 차단’ 서비스도 시행 중이다. 이용자가 여신 거래 안심 차단 서비스를 신청하면 한국신용정보원에 안심 차단 정보가 등록되고 금융권의 신용대출, 카드론 등 신규 여신 거래가 실시간 차단된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여신 거래 안심 차단 서비스는 출시 이후 7개월 만에 약 31만명이 가입했다. 은행권이 신용정보원을 통해 서비스 가입자의 신용정보를 조회한 실적은 월평균 1만건에 달한다.
금융당국은 “비대면 대출 차단만으로는 개인정보 탈취 등으로 발생할 수 있는 보이스피싱 피해에 대한 국민의 우려가 완전히 불식되기 어렵다”라며 “개인의 금전 피해 외에 범죄 수익의 주요 통로로 사용되는 계좌를 원천적으로 차단할 필요성도 제기되면서 여신 거래에 이어 비대면 계좌 개설까지 안심 차단을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비대면 계좌 개설 안심 차단 서비스가 시행되면 여신 거래 안심 차단 서비스와 더불어 보이스피싱 등 민생 침해 금융 범죄에 따른 금전 피해를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금융당국은 본다. 명의도용으로 개설된 계좌가 소위 ‘대포통장’으로 이용돼 불법 도박, 마약, 각종 불법 범죄 수익금 등의 자금 세탁경로로 악용되는 일도 막을 수 있다고 기대한다.
김 부위원장은 “보이스피싱은 개인의 경제적 피해를 넘어 사회적 신뢰를 저해하고 금융시장의 안전을 위협하는 민생범죄”라면서 “이른 시일 내에 안심 차단 대상을 오픈뱅킹으로 확대할 수 있도록 관계기관 및 금융권과 논의를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금융 범죄 척결을 위해 정부와 금융권이 합심해 총력 대응에 나서야 한다”며 “비대면 금융거래 안심 차단 서비스가 금융 소비자를 보호하는 튼튼한 안전망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해 달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