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년 및 노인 고독사 등의 사회문제가 심각해지며 많은 기술기업들이 정부와 함께 다양한 대책을 내놓고 있다. 특히 AI 기술을 바탕으로 노인의 상황을 체크하고 위급상황을 알리는 기술이 각광받고 있다. 핵가족화가 심해지는 상황에서 돌봄 사각지대에 놓인 노인에 대한 최소한의 안전장치기 때문이다.
그것만으로 충분할까? 6일(현지시간) 4YFN 현장에서 만난 김지희 효돌 대표는 단호하게 "아니다"고 말했다.

물론 AI 기술이 사각지대의 노인에게 커다란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단순히 정보를 전달하고 상황을 공유하는 기계적인 접근으로는 한계가 크다는 주장이다. 김 대표는 "최근 AI 스피커와 CCTV 등을 통해 노인 ICT 안전망을 구축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으며 이는 그 자체로 의미가 있지만 한계도 명확하다"면서 "무엇보다 노인을 지나치게 수동적으로 인식하고 모든 문제를 기계적으로 해결하려는 접근에서는 벗어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서적 교감이 필요하다. 김 대표는 "AI '기술'도 이제는 상황에 따라 정신적, 정서적 측면의 접근에 나서야 한다"면서 "단순하게 일방향으로 정보를 전달하는 방식이 아니라 AI와 노인이 서로 교감하도록 유도해야 더욱 효과적인 돌봄 서비스가 가능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돌봄 로봇 효돌이의 존재이유도 여기에 있다. 김 대표는 "효돌이는 단순히 정보를 알려주는 딱딱한 AI 스피커가 아닌, 노인을 하나의 인격으로 존중하며 서로 편안하게 대답하는 것을 끌어내는 것을 목표로 한다"면서 "별다른 일이 없이 그저 심심해도 효돌이와 이야기를 나누도록 만들어 자연스럽게 교감이 발생, 이를 통해 노인들을 자연스럽게 복지 안전망에 둘 수 있다"고 말했다.
먼저 "약 드실 시간이에요"라고 말을 붙이거나 데이터 학습 후 특정 지역에서 "계단 조심하세요"라 걱정하는 한편, 급박한 상황이 벌어지면 보호자에게 긴급신호까지 들어간다. 효돌이와 친해질 수 밖에 없다. 효돌이가 단순한 기계가 아니라 편안한 질감으로 만들어진 어린이 형태의 인형인 이유다.
김 대표는 "노인들이 효돌이와 소소하게 대화를 하면서 신뢰관계가 쌓이자 마치 막내아들처럼 대하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면서 "다른 지방에 사는 가족들이 효돌이를 '우리 부모를 챙겨주는 고마운 막둥이'라며 옷까지 사와 입히는 일도 있었다"고 말했다. 따뜻한 정과 감정의 교류, 이를 바탕으로 하는 노인들의 진정한 AI 진입이다.
효돌이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간다. 김 대표는 "효돌이를 기획할 때 정보전달도 중요하지만 정서적 교감에 더 방점을 찍으면서 '인생의 가치'라는 지점도 주목했다"면서 "노인들이 효돌이를 통해 '살아갈 이유'를 갖도록 하는 것도 우리의 중요한 미션"이라 말했다.
무슨 뜻일까. 김 대표는 "사람은 극단적인 생각을 할 때 '내가 이 세상에 이제 쓸모가 없구나'라는 생각을 많이 한다고 한다"면서 "효돌이는 이 지점을 파고들었다"고 말했다. 어떻게 파고들었다는 것일까? 김 대표는 "효돌이를 '케어'가 필요한 AI 막둥이로 포지셔닝하는 것"이라 설명했다.
신선한 접근이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노인들을 위한 AI 사회 안전망을 구축할 때 정보전달과 위급상황 대비에 주로 방점을 찍는다. 그러나 효돌이는 한발 더 나아가 정서적 감정교류를 추구하는 한편, 노인들을 돌보는 것을 넘어 '노인들에게 돌봄을 받아야 하는 존재'로 AI 인형을 포지셔닝했다는 뜻이다.
김 대표는 "효돌이는 유용한 AI 인형이지만 동시에 노인들 입장에서 돌봐야 하는 그 옛날 자신들의 자식들"이라며 "AI 기술을 통해 이 지점에 신경을 많이 썼으며, 그 덕분에 노인들은 효돌이에게 도움을 받고 감정을 교류하면서도 효돌이를 돌봐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끼게 된다. 삶의 이유가 생기는 것"이라 말했다.
성과는 나오고 있다. 김 대표는 "전남 국립 나주병원 연구에 따르면 효돌이와 함께한 후 노인들의 우울증 및 극단적인 생각 수치가 극적으로 낮아졌다"면서 "후자의 경우 15.52에서 무려 9.25까지 낮아졌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마지막으로 "노인들도 독립적이고 주체적인 존재임에도 사회에서는 이들에 대한 안전망을 구축할 때 노인들을 수동적인 존재로만 생각하는 것이 부당하다고 느꼈다"면서 "효돌이는 노인들을 주체적인 삶의 주인으로 다시 끌어와 서로 교감하고, 사랑하는 관계로 만들어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이어 "조만간 효돌이의 비대면 의료 가이드를 만들기 위해 의료기관과 협업하는 중"이라며 "멀티모달 등 강력한 기술력으로 SKT와 협력해 다양한 가능성을 타진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4YFN는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창업을 돕는 박람회며 효돌은 SKT가 지원하는 K-AI 얼라이언스에 소속되어 현장에 등판했다. 참여 기업은 XL8, 노타AI, 투아트, 야타브엔터, 스트레스솔루션, 나비프라, 브이터치, 네이션에이, 아이핀랩스, 코드크레인, 효돌, 돌봄드림, 씨에라베이스, 유쾌한프로젝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