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0세대, 독서 트렌드 변화… 리뷰·구매·독서모임 모두 증가

예스24가 2024년 8월 ‘사락’ 독서모임 서비스를 분석한 결과, 1020세대 독서모임의 특징은 비대면 방식이 압도적이다. 10대는 90%, 20대는 78%가 온라인 독서모임을 선택했다.
예스24가 2024년 8월 ‘사락’ 독서모임 서비스를 분석한 결과, 1020세대 독서모임의 특징은 비대면 방식이 압도적이다. 10대는 90%, 20대는 78%가 온라인 독서모임을 선택했다.

1020세대의 독서 문화가 출판계 트렌드를 주도하며 다양한 방식으로 확장되고 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텍스트힙’ 열풍과 한강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후 젊은 독자층의 독서 열기가 더욱 가속화됐다.

예스24가 1020세대 독서 트렌드를 분석한 결과, 이들의 독서 활동이 전방위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4년 도서 구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8.2% 증가했고, 2025년 1월에도 9.3% 상승했다. 독서 리뷰 작성이 활발해지면서 연간 리뷰 수가 4만 4천 건을 돌파했고, 독서모임 개설도 급증했다.

특히 1020세대는 SNS에서 적극적으로 책을 소개하고 공유하며 문학과 사회정치 분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1020세대 도서 구매량 증가 … 사회정치·문학 분야 두드러져

2024년 1020세대의 도서 구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8.2% 증가했고, 2025년 1월에도 9.3% 상승했다. 

이는 인터넷 서점 업계 1위 예스24의 10대 가입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이런 현상은 영화관 업계 1위 CGV에서도 작년부터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즉, 문화 소비자가 이들로 조만간 바뀔 것을 뜻한다.

1월 기준, 1020세대의 구매 증가율이 가장 높은 분야는 사회정치와 문학이다.

사회정치 분야는 전년 대비 39.4% 늘었다. 1020세대의 사회정치 분야 관심이 도서 구매 증가로 이어지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1020세대가 유뷰트 등 SNS를 통한 정보 소비를 넘어 더 깊이 있는 분석과 맥락을 이해하려는 경향이 강해졌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일반적으로 젊은 세대는 정치·사회 이슈를 유튜브나 뉴스 기사를 통해서만 소비하는 세대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번 예스24 통계를 보면, 1020세대는 다른 양상을 보인다.

이슈 자체는 숏폼 콘텐츠로 인지하고 관심을 갖더라도, 도서를 통해 깊게 이해하는 모습이다. 특히 환경 문제, 젠더 이슈, 노동 및 경제 불평등과 같은 사회적 논쟁이 활발해지면서, 근거와 논리를 갖춘 사고를 원하는 독자가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소설·시·희곡 등 문화 분야 역시 39% 증가했으며, 이는 역주행 형태로 나타났다. 

예스24는 1020세대가 주도한 역주행 도서로 정대건의 ‘급류’, 양귀자의 ‘모순’, 최진영의 ‘구의 증명’을 꼽았다. 역주행 현상은 방송 등 외적인 매스 마케팅 효과보다 1020세대 간의 SNS를 통해 해당 도서를 직접 발굴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또한, 1020세대의 1월 종합 베스트셀러 TOP20에 소설 4권이 포함됐다. 한강의 ‘소년이 온다’(8위), ‘채식주의자’(20위), ‘모순’(13위), ‘급류’(15위)다.

예술 분야는 23.1%가 증가했다. 예술 분야는 연예인화보집, 영화/드라마, 대중음악, 대본집 등 14개 부문이다.

수험서·자격증 분야는 17.3% 늘었다.

상대적으로 증가율이 낮지만, 1020세대는 학생과 취업 준비생 비율이 높아 기본적으로 판매량이 많은 분야다. 따라서 ‘패드 인강 세대’인 1020세대가 최근 들어 도서를 학습에 적극 활용하는 추세로 해석된다.

[예스24] 2025년 1월 1020세대 분야별 도서 구매 현황
[예스24] 2025년 1월 1020세대 분야별 도서 구매 현황

기록 문화 확산… 리뷰 4만 4천 건 돌파

1020세대는 단순히 책을 읽는 데 그치지 않고 SNS에서 ‘책 영업’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예스24가 자사의 독서 커뮤니티 ‘사락’을 분석한 결과, 2024년 전체 리뷰 수는 전년 대비 1.2배 증가했으며, 1020세대 리뷰는 1.5배 늘었다. 특히 10대 이하 리뷰는 3.5배 증가해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였다.

1020세대의 리뷰 작성자 수도 증가했다. 2024년 1020세대 도서 리뷰 작성자 수는 전년 대비 1.3배 늘었으며, 10대 이하 작성자는 2.9배 증가했다.

종합하면, 1020세대가 1인당 1.2건의 리뷰를 작성하는 것인데, 자신들이 읽은 책은 사실상 모두 인증하는 것이다.

10대가 가장 많이 남긴 도서 리뷰 순위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2023년에는 공부법 관련 도서가 주를 이뤘으나, 2024년 TOP5에서는 ‘각 (GAK) 고등 공통수학 1’만 3위에 올랐다.

한강의 ‘채식주의자’(1위), ‘소년이 온다’(4위), 미츠바치 미유키의 ‘봄의 폭풍과 몬스터3’(2위), 이꽃님의 ‘여름을 한 입 베어 물었더니’(5위)가 TOP5에 올랐다. 

예스24 측은 “1020세대의 특성상 수험서 및 외국어 도서가 큰 인기인 방학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소설 분야 도서가 1020세대 1월 종합 베스트셀러 20위 내에 4권이나 자리한 점이 눈에 띄었다.”고 분석했다.

더불어 2위에 일본만화 ‘봄의 폭풍과 몬스터3’가 오른 것도 현재 10대가 부모 세대와 확연히 달라진 점을 반영한다. 부모 세대들은 만화를 대여했다면, 10대는 구매하고 리뷰로 인증까지 하는 것이다.

예스24 유서영 커뮤니티팀장은 “1020세대는 SNS에 특화된 세대답게 책도 읽는 것에 그치지 않고 솔직하고 정성스러운 후기로 일명 ‘책 영업’을 하는 독자층”이라며, “좋은 책 구절을 발견하면 기록하고 공유하는 문화와 함께 한강 책 읽기 열풍이 1020세대 도서 리뷰 수 증가에 큰 영향을 미쳤다”라고 분석했다.

1020세대, 비대면 독서 모임 활발

1020세대의 독서모임도 활발하게 증가하고 있다.

예스24가 2024년 8월 ‘사락’ 독서모임 서비스를 오픈한 이후 6개월 동안 1,600개 이상의 모임이 개설됐다.

월별 추이를 보면, 2025년 1월에는 502개가 새로 생기며 월별 최다 기록을 세웠다. 그중 19.3%가 1020세대 모임으로 나타났다.

1020세대 독서모임의 특징은 비대면 방식이 압도적이라는 점이다. 10대는 90%, 20대는 78%가 온라인 독서모임을 선택했다. ZOOM 세대의 특성이 그대로 나타난 것이며, 글자로만 소통했던 PC 통신 세대 부모 세대와 차이점이기도 하다.

독서모임 주제 중 ‘문학’이 22.3%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특히 한강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직후인 11월에는 신설된 모임 중 절반이 ‘한강 작품 읽기 모임’이었다. 시를 추천하고 함께 읽는 ‘시 모임’도 전체의 5%를 차지했다.

1020세대는 기성세대와 달리 도서를 의무감보다 즐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유롭게 마음대로 읽는 모임’, ’장르불문 모든 책 모임’ 등 자유 키워드 모임은 전체 모임 중 12.8%를 차지했다. 

또한, ‘한 달에 한 권이라도 읽는 모임’, ‘날씨 좋은 날 공원에서 책 읽는 모임’ 등 비교적 느슨한 모임을 추구하는 키워드가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