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MZ 세대를 중심으로 패키지여행에 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뜨겁다. 여행업계가 앞다퉈 ‘스포츠 직관 투어’부터 ‘유명인과 함께 떠나는 투어’ 등 다양한 패키지여행 상품을 내놓으면서다. 인기에 힘입어 지난해 여행업계 매출도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패키지여행은 중장년층의 전유물이라는 공식은 이제 옛말이 됐다.

여행업계, MZ 고객 유치 경쟁

사진=셔터스톡
사진=셔터스톡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MZ 세대를 겨냥해 출시한 여행 상품들이 완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스포츠 직관 투어, 셀럽 투어, 런 투어와 같은 테마 여행 상품의 인기가 범상치 않다.

이들 상품은 기존 패키지여행 상품의 단점으로 꼽히던 쇼핑몰 방문, 옵션, 팁 등을 제외했을 뿐 아니라 소비자 맞춤형 기획으로 높은 판매율을 기록하고 있다. 이 외에도 관심사가 비슷한 사람들과 함께 여행을 즐길 수 있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그러나 여행업계 입장에서 테마 상품 기획이 쉬운 일만은 아니다. 해당 상품들의 경우 기존 패키지 상품과 달리 준비에 손이 많이 들 뿐 아니라 특성상 1년 내내 운영할 수 없다는 단점도 있기 때문이다. 또 인플루언서 초빙, 경기 관람료 등의 부수비용이 들어 평균 가격 역시 다른 패키지여행 상품들에 비해 고가인 편이다.

그럼에도 여행업계가 앞다퉈 MZ 세대를 겨냥한 프로그램을 내놓는 이유는 잠재적 고객 확보 때문이다. 기존 패키지 상품은 주로 4060세대의 이용률이 압도적으로 높았기 때문에 테마 상품을 통해 젊은 고객층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여행업계 관계자는 “2030의 경우 자연스레 미래 주요 고객층이 될 세대이기 때문에 지금부터 맞춤형 상품을 통해 고객 접점을 쌓아 충성도 높은 고객 확보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젊은 세대 중 여행사 홈페이지를 찾는 사람들이 극히 소수인 것이 지금까지의 현실”이라며 “테마상품을 통해 여행사 상품의 고전적인 이미지를 깨는 것도 목적”이라고 말했다.

1분 만에 완판, 도대체 뭐길래?

NBA 직관 컨셉투어 단체 기념 사진. 사진=모두투어
NBA 직관 컨셉투어 단체 기념 사진. 사진=모두투어

그렇다면 MZ 세대에게 사랑받는 대표 상품으로는 무엇이 있을까.

먼저 NBA, 프리미엄 리그, F1 등 해외 인기 스포츠 직관이 포함된 상품의 인기가 뜨겁다. 올해 모두투어가 선보인 ‘NBA 직관 컨셉 투어’는 판매 개시 1분 만에 전 좌석 매진을 기록했다. 프로그램은 NBA 대표선수인 르브론 제임스(LA 레이커스), 스테판 커리(골든스테이트)가 출전하는 총 3번의 경기 관람과 대학 농구의 명가 UCLA 대학, 코비 브라이언트 추모 벽화 등을 둘러보는 일정으로 기획됐다. 여행에는 NBA 전문 크리에이터 ‘B story’도 동행해 현장에서 생생한 해설과 농구 이야기를 전했다.

‘NBA 직관 컨셉 투어’에 참가한 30대 여행객은 “꿈에 그리던 NBA 경기를 좋은 자리에서 직관하고, 유명 관광지도 함께 둘러보는 알찬 일정에 가성비는 물론 가심비(가격대비 심리적 만족)까지 모두 만족시킨 여행이었다”라고 말했다.

참여자 연령을 2030으로 한정한 상품도 인기다. 하나투어는 지난해 2030세대만을 위한 여행 상품인 ‘밍글링 투어’를 출시했다. 밍글링 투어는 취향과 관심사가 비슷한 또래끼리 함께 떠나는 여행 상품으로 호스트(인플루언서)가 동행한다는 특징이 있다.

참여자들은 여행 전 오픈 채팅과 사전 모임을 통해 서로 친해지는 시간을 가지며 여행 중에는 매일 저녁 함께 어울리는 시간을 통해 교류한다.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해당 상품이 입소문을 타며 보홀, 대만 등 일부 상품은 오픈과 동시에 당일 완판됐다. 그중에서도 최근 젊은 관광객들을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몽골 로드트립’ 상품은 오픈 3분 만에 모집이 종료됐다.

취미와 여행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상품을 찾는 이들도 많다. 대표적으로 해외 마라톤과 여행을 결합한 ‘런 투어’가 2030세대를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이에 교원투어 ‘사이판 마라톤 2025’에 참가하는 상품을 출시했다. ‘런 사이판 5일’은 3월 8일 사이판에서 열리는 ‘사이판 마라톤 2025’에 참가해 레이스를 즐길 수 있는 런트립 패키지다.

해당 프로그램은 마리아나 관광청과의 협업으로 선보이는 상품으로 교원투어 외에도 모두투어, 하나투어, 노랑풍선 등에서도 각 여행사의 특색이 담긴 구성을 만나볼 수 있다.

인기에 힘입어 매출 ‘반짝’ 반등

하나투어 밍글링 투어 자료 사진. 사진=하나투어
하나투어 밍글링 투어 자료 사진. 사진=하나투어

각종 테마 상품이 큰 사랑을 받으며 여행업계의 지난해 매출 규모도 전년 대비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성장은 티메프 사태와 계엄 정국, 일본 지진 등 겹악재가 따랐던 와중에 달성한 성과라 더욱 의미가 깊다.

하나투어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이 6166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49.8%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509억원으로 49.5% 늘었다. 나머지 기업들도 일제히 매출 규모 확대를 기록했다. 모두투어의 작년 매출액은 전년 대비 40.9% 늘어난 2516억원, 노랑풍선은 33.6% 증가한 1318억원으로 집계됐다.

MZ 세대의 뜨거운 반응에 여행업계는 올해 테마 상품 출시를 이어 나갈 방침이다. 모두투어 관계자는 “올해도 여행 트렌드와 젊은 연령층 세분화된 니즈를 반영하여, 새롭고 다양한 여행지와 컨셉의 테마 상품을 확대할 계획”이라며 “지난해 대비 두 배에서 세 배 이상의 상품을 내놓는 것이 올해 목표”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도 “테마 상품 출시로 전체 패키지 상품 이용객 중 2030세대가 차지하는 비율이 15~20%를 차지할 정도로 많이 늘었다”라며 “이는 괄목할 만한 변화로 올해도 패키지 상품 준비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