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내외 불확실성으로 적자 늪에 빠져있던 LG디스플레이가 4개 분기 만에 흑자 전환했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중심의 사업성과 확대와 원가 절감·운영 효율화 등에 집중하면서 이 같은 결과를 만들었다는 설명이다.
4분기 OLED 매출 비중 60% ‘역대 최대’

LG디스플레이는 지난 2024년 4분기 매출 7조832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 전 분기 대비 15% 증가했다고 22일 공시했다. 영업이익은 831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4분기에는 스마트폰용 OLED 패널 출하가 늘어나며 OLED 제품 비중이 역대 최대치인 60%를 기록했다. 제품별 판매 비중(매출 기준)은 TV용 패널 22%, IT용 패널(모니터, 노트북 PC, 태블릿 등) 28%, 모바일용 패널 및 기타 제품 42%, 차량용 패널 8%이다.
연결기준 연간 매출액은 26조6153억원, 영업손실은 5606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 대비 손실 규모를 약 2조원 축소했다. 매출은 OLED 중심의 사업구조 고도화 성과가 가시화되며 전년 대비 25% 증가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전체 매출 내 OLED 제품 비중은 전년 대비 7%p 확대된 55%를 기록했다.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는 4조5650억원(이익률 17.2%)로 전년 대비 168% 증가했다.
LG디스플레이는 “OLED 사업 전 영역에서 핵심 역량을 강화해 고객의 신뢰를 높이고, 원가 혁신과 운영 효율화를 지속 추진해 사업성과와 경영실적을 개선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철동 체제 ‘혹독한’ 체질개선

지난 2023년 말 LG디스플레이의 ‘구원투수’로 등장한 정철동 사장이 취임 첫 해에 분기 흑자를 기록하면서 연간 흑자에 대한 기대감도 커진다. 정 사장 체제 하의 절실한 체질개선 시도가 실적 개선에 주효했다는 관측이다.
정 사장은 지난 40여년 간 LG디스플레이, LG화학, LG이노텍 등 LG의 부품·소재 부문 계열사를 두루 거친 ‘LG맨’이다. 지난 5년간 LG이노텍 대표이사 재임시절 저성장 사업을 과감히 정리하고 사업구조를 고도화해 질적 성장의 기반을 마련, 카메라모듈 등 글로벌 1등 사업의 위상을 확고히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LG디스플레이에서는 부임 후 첫 행보로 OLED 중심의 사업구조를 전격 개편하면서 수익성 개선에 집중하고 있다. 앞서 LG디스플레이는 중국 기업이 장악한 LCD(액정표시장치) 업황 둔화로 2022년부터 영업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정 사장은 지난 16일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4세대 대형 OLED 신기술 설명회’에서 “우리에게 올해는 진정한 변화를 만들어내야 하는 시간”이라며 “지금이 아니면 안 된다는 절박함으로 성과 창출에 몰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작년 비우호적 외부 환경에도 불구하고 고객 가치와 수익성 확보에 집중해 반전의 기반을 만들 수 있었다”며 “지난해 반전의 기반을 만들었다면, 올해는 도약하는 해가 될 수 있도록 전력을 다 하겠다”고 강조했다.
“신중한 투자 접근”…수익성 확보 총력

LG디스플레이는 실적 발표 후 이뤄진 컨퍼런스 콜에서 “올해에는 제품별 OLED 패널의 출하확대를 통해 연간 실적의 턴어라운드를 달성하고 시장 기대에 부합할 수 있는 경영 성과를 보여드리겠다”고 밝혔다.
세부 전략과 관련해서 중소형 OLED 사업에서는 안정적인 공급 역량과 기술 리더십을 기반으로 사업 경쟁력을 더욱 강화한다. 모바일용 OLED는 고객이 필요로 하는 미래 기술 준비를 통해 차별적 경쟁력을 확보, IT용 OLED는 장기간 축적해온 탠덤 OLED 기술리더십을 더욱 공고히 해 효율적인 생산 대응 체제를 갖춘다는 계획이다.
대형 OLED 사업은 초대형 제품뿐 아니라 인공지능(AI) TV 시대에 최적화된 4세대 OLED TV, 게이밍 모니터 등 소비자의 니즈를 반영한 제품 라인업 다변화로 프리미엄 시장 내 입지를 더욱 강화한다.

차량용 사업은 탠덤 기술 기반의 P(플라스틱)-OLED, ATO(Advanced Thin OLED), 하이엔드 LTPS(저온다결정실리콘) LCD 등 차별화된 제품·기술 포트폴리오와 고객군 확대를 기반으로 안정적인 사업 운영을 지속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다만 투자 활동은 보수적인 관점에서 검토·운영한다. 김성현 CFO는 컨퍼런스 콜에서 “현재 회사는 사업 체질을 개선하고 재무 건전성을 강화하며 안정적인 수익성 확보를 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며 “투자에 대해서는 신중하게 접근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8세대 IT용 OLED는 시장 수요의 불확실성이 꽤나 있다고 판단한다”면서 “현재 확신에 대한 시장의 시그널이 필요한 상황이다. 가시성이 확보된다면 시장에 뛰어들 준비는 되어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올해 투자는 2조원대 초중반 수준으로 예상한다”면서 “사업구조 고도화에 필요한 투자에 집중하고 수익성 기반의 현금흐름 내 투자집행을 통해 투자 효율성을 제고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