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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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이 내년 상반기 중 ‘모임통장’ 서비스를 선보인다. 저축은행중앙회가 추진 중인 저축은행 통합 금융 애플리케이션(앱) ‘SB톡톡플러스’ 금융상품몰 개편이 완료되면 각 저축은행에서 모임통장 상품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24일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저축은행중앙회는 최근 모임통장 시스템 구축에 참여할 사업자 선정을 마쳤다. 내년 1월부터는 본격적으로 시스템 개발‧구축에 돌입할 예정이다.

저축은행중앙회 관계자는 “지난주 사업자 평가 절차를 마무리했고 이달 말까지 계약을 완료한 뒤 다음 달부터 시스템 개발‧구축 사업을 시작할 계획”이라면서 “시스템이 구축되기까지 4~5개월 정도가 걸릴 것으로 예상되며, 내년 상반기 서비스 개시를 목표로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올해 초 저축은행중앙회는 SB톡톡플러스 경쟁력 제고 등 IT 역량 강화 방안 중 하나로 연내 모임통장 서비스 출시를 예고했다.

모임통장은 최소 2인부터 많게는 100명까지 친구·연인·가족·동아리·동호회 등 각종 모임의 회비 관리가 가능한 수신 상품이다. 지난 2018년 카카오뱅크가 금융권 최초로 모임통장 서비스를 선보인 뒤 인터넷전문은행을 중심으로 흥행하고 있다. 일반 예·적금 상품에 비해 큰 이자 부담 없이 거액의 자금을 조달할 수 있고, 신규 고객 유치에도 효과적이라 인터넷은행의 ‘효자 상품’으로 꼽힌다.

저축은행중앙회 관계자는 “모임통장 출시는 고객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올해 사업계획 중 하나로 연내 서비스 시작이 목표였으나 먼저 처리해야 할 전산 개발 관련 현안이 많아 예정보다 (출시) 일정이 미뤄졌다”며 “저축은행 업황이 좋지 않고 여러 가지 이슈가 많다 보니 사업 시기를 늦춰 회원사 부담을 덜어주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저축은행 모임통장 서비스를 위한 기반이 마련되면 SB톡톡플러스를 통해 각 저축은행의 모임통장 가입이 가능해진다. 전체 79개 저축은행 중 저축은행중앙회 전산 시스템을 사용하는 67개 저축은행이 동일한 프로그램을 활용해서 모임통장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나머지 12개 저축은행의 경우 앱 내 직접 가입은 어려우나 자사의 상품 소개는 가능하다.

저축은행업계는 내년 모임통장 서비스가 출시되면 더 많은 고객을 끌어들이고, 자금 조달 비용을 낮출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한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하나의 계좌를 여러 명의 고객이 함께 이용하는 모임통장의 특성상 고객을 확보하고, 저축은행 상품을 소개할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며 “저축은행에서 모임통장 상품을 내놓게 되면 금리 혜택이나 각종 이벤트 등을 통해 차별화를 꾀할 거라고 본다”고 전했다.

또 다른 저축은행 관계자는 “모임통장을 통해 저원가성 예금을 확보하면 영업력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모임통장 시스템 구축이 이제 막 첫발을 뗀 만큼 아직 각 저축은행의 모임상품 출시 계획은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자산 규모 상위 5개 저축은행 중 한 곳의 관계자는 “아직 저축은행중앙회의 시스템 구축도 완료되지 않아 모임통장 출시를 구체적으로 논의하고 있지는 않다”고 했다.

또 다른 저축은행 관계자도 “내년 모임통장을 선보일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인터넷은행이 모임통장 시장을 선점한 상황에서 후발 주자로 뛰어든 저축은행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차별화 전략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이 모임통장 서비스를 시작하게 되면 인터넷은행 등 1금융권보다는 조금 더 높은 금리를 적용할 거라고 예상한다”면서 “모임통장의 성격을 세분화해 여행 모임통장의 경우 여행 패키지 연계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타 업권과의 제휴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