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한 부동산 중개업소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 시내 한 부동산 중개업소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 부동산 시장에서 대형 아파트 가격이 중·소형보다 더 많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공급 부족에 따른 희소성이 주요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18일 한국부동산원의 월간 주택규모별 매매가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에서 전용면적 135㎡ 초과(약 50평 이상) 아파트 가격은 전월 대비 0.42% 상승했다. 이는 같은 기간 ▲40㎡ 이하 0.09% ▲60㎡ 이하 0.17% ▲60㎡ 초과∼85㎡ 이하 0.30% ▲85㎡ 초과∼102㎡ 이하 0.36% ▲102㎡ 초과∼135㎡ 이하 0.26%보다 높은 상승률이다.

이 같은 상승세는 최근 몇 달간 이어졌다. 전용 135㎡ 초과 대형 아파트는 지난 9월과 10월 각각 1.11%와 0.78% 상승하며, 여러 면적대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소위 '국민평형'으로 불리는 중형(85㎡ 초과∼102㎡ 이하) 아파트의 9월과 10월 상승률(각각 0.97%, 0.59%)을 웃돌았다.

전국적으로도 대형 아파트의 강세는 두드러졌다. 지난달 전국 135㎡ 초과 아파트는 전달보다 0.11% 상승해 면적대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대형 아파트 가격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 급감한 공급량을 꼽는다. 부동산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2020년 1월부터 올해 11월까지 서울에서 분양된 2만5583가구(일반공급 기준) 중 전용면적 135㎡ 이상 공급 물량은 단 183가구(0.72%)에 불과했다.

희소성이 부각되면서 강남의 대형 아파트는 잇따라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신현대 11차 전용면적 183㎡는 86억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같은 구 대치동 동부센트레빌 전용 145㎡도 지난 10월 말 역대 최고가인 49억9000만원에 거래됐다.

리얼투데이 관계자는 "서울지역은 정비사업 위주로 공급되다 보니 대형 평형은 조합원이 가져가 일반 분양으로 나오는 물량은 더 적은 편"이라고 말했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도 "대형을 선호하는 계층이 있는데 이들 입장에선 원하는 지역에, 원하는 평형대를 구하기 어려운 실정"이라며 "이런 조건에 부합하는 매물이 잘 안 나오다 보니 희소성이 부각되며 가격이 오르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 중·소형 아파트와 비교해 3.3㎡당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점도 선호 요인으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부동산 시장 침체기에 대형 평형 가격이 상대적으로 많이 하락했던 만큼 회복세가 더욱 두드러졌다”며 “똘똘한 한 채를 선호하는 수요가 이어지면서 당분간 대형 아파트에 대한 수요는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