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 시운전 철도차량 모습. 사진=연합뉴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 시운전 철도차량 모습. 사진=연합뉴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 노선 파주 운정~서울역 구간 개통이 이달 말로 다가왔지만, 경기 파주 운정신도시의 아파트 가격은 여전히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교통 호재가 이미 집값에 반영된 데다 대출 규제와 정치적 불확실성이 겹치면서 거래가 위축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달 28일 GTX-A 노선이 개통되면 파주 운정역에서 서울역까지의 이동 시간이 기존 1시간 이상에서 약 18분으로 단축될 전망이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최근 파주 아파트 가격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17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파주 지역 아파트 매매가격은 ▲11월 셋째 주 –0.03% ▲11월 넷째 주 -0.01% ▲12월 첫째 주 -0.02% ▲12월 둘째 주에는 -0.06%를 기록하며 4주 연속 하락했다.

실제 운정신도시 주요 단지에서 하락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목동동에 위치한 ‘운정신도시센트럴푸르지오’ 전용 84㎡는 지난달 6억6000만원에 거래되며 9월 같은 평형(7억2500만원) 대비 6500만원 하락했다.

‘운정신도시아이파크’ 전용 84㎡도 지난달 7억1500만 원에 거래되며 9월(7억5800만 원) 대비 4300만원 내렸다. 동패동 ‘파주운정신도시디에트르더퍼스트’ 역시 지난달 6억9300만원에 거래되며 9월 (7억3000만원) 대비 3700만원 하락했다. 지난 2021년 GTX-A 개통 호재로 한때 전용 84㎡ 기준 9억원대까지 치솟았던 운정신도시 집값은 현재 15~20% 가량 하락한 상태다.

지난 3월 개통된 동탄신도시와는 다른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동탄은 대기업 입주와 산업단지 조성 등으로 인프라와 일자리 수요가 뒷받침되면서 집값 상승세가 유지되고 있다.

반면 파주 운정신도시는 서울 출퇴근 수요가 있지만 일자리와 인프라가 부족해 집값 상승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파주에는 LG디스플레이 등이 입주한 LCD일반산업단지와 파주출판단지 등 일부 업무시설이 있지만, 운정신도시와 다소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 있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파주와 동탄의 부동산 시장간 주요 차이점은 수요와 인프라에 의해 결정된다"며 "동탄은 대기업들과 산업단지가 밀집해 수요가 있지만, 파주는 기업 유치 실패로 일자리가 부족한 상황이라 경의중앙선과 GTX에 의존해 가격 상승 여력이 있다고 해도 제한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집값 하락의 주요 요인으로 정부의 대출 규제가 지목된다. 지난 9월 시행된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로 인해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면서 주택 매수 수요가 크게 위축됐다. 여기에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되면서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지자 부동산 시장 전반에 관망세가 더욱 확산됐다는 분석이다.

GTX-A 개통이 파주 운정신도시 집값 반등에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빅데이터랩장은 “7월을 정점으로 8월부터 아파트 거래량이 계속해서 줄었다. 수도권 전반적으로 거래 회전율이 낮아 신고가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고, 동탄과 파주 운정의 시장 환경이 달라 개통 효과로 가격 상승이나 거래량 증가를 기대하기에는 제한적인 부분이 많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