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가 1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대국민담화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가 1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대국민담화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14일 임시국무회의를 주재하고 국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의결에 대해 "국정을 책임지고 있는 한 사람으로서 이같이 불행한 상황에 초래된 데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며 "국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한 대통령 권한대행은 이날 국회의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가결 및 직무정지에 따라 오후 7시 24분부터 대통령 권한대행직 수행에 들어갔고 곧바로 임시 국무회의를 열었다.

임시 국무회의 직후 한 권한대행은 대국민 담화문을 통해 "자세를 낮추고 국회와 소통하며 협조를 구하겠다"고 밝혔다.

1997년 외환 위기,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등을 언급하며 위기 때마다 더 강한 모습으로 일어난 대한민국이 안정을 되찾을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한 권한대행  "지금 이 순간 무엇보다 중요한 사명은 국정의 혼란을 조속히 안정화시켜 국민들께 소중한 일상을 돌려드리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한 권한대행은 굳건한 안보태세 확립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국제사회에 대한민국 시스템이 민주주의와 법치주의의 원칙 속에 정상적 작동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도 당부했다.

한 권한대행은 "군은 현 상황의 엄중함을 깊이 인식하고, 한미 간 긴밀한 공조 하에 연합 방위 태세를 확립하고, 북한의 도발 등에 대비 감시·경계 태세를 더욱 강화해 주실 것을 당부드린다"고 했다.

이어 "외교부 장관을 중심으로 전 내각은 한미, 한미일, 그리고 우리의 우방과의 신뢰를 공고히 하며 국제사회의 우려를 불식시키는데 전력을 다해달라"고 주문했다.

경제 관계 부처엔 "경제 부총리를 중심으로 관계 부처들은 경제 상황을 실시간 모니터링하며, 필요시 준비한 대책들을 신속하고 과감하게 추진해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사태로 소비 심리가 더욱 위축되고 내수 침체가 장기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전했다.

한 권한대행은 "각 부처는 '소상공인·자영업자 대책' 등 기존에 발표한 정책들을 차질 없이 추진하고, 장관들 책임 하에 추가 대책을 적극 강구해달라"고 말했다.

교육부, 행안부, 복지부 등 사회부처에는 "국민들께서 일상에서 어떠한 불안과 어려움이 없도록, 치안 질서 확립 및 안전·교육·의료 등 분야별 시스템이 차질 없이 작동하는데 만전을 기하라”고 주문했다.

공직자 전반을 향해 한 대행은 "지금 이 순간 우리 앞에는 정상적이고 안정적인 국정운영이라는 절체절명의 과제가 놓여있다"면서 "나라가 위기를 넘길 수 있도록 여러분과 제가 힘을 합쳐 수행해야 하는 중대한 소임"이라고 강조했다.

한 권한대행은 "위대한 국민들의 성숙한 시민 의식과 정부와 여야 정치권의 하나 된 노력으로 반드시 극복할 것이라고 믿는다"며 "정부는 오직 국민과 국익만 생각하며 위기 극복에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마지막으로 한 권한대행은 "국가의 안위와 국민의 일상이 흔들리지 않도록 철저하게 헌법과 법률에 따라 안정된 국정운영에 만전을 기하겠다"면서 "그것이 제 긴 공직생활의 마지막 소임이자 가장 중대한 임무라고 믿고 있다. 전력을 다하겠다"고 마무리했다. 

한편, 국회는 이날 오후 4시 본회의를 열고 윤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을 안건에 상정했다. 무기명 투표 결과 여야 의원 총 300명이 참여해 찬성 204표, 반대 85표, 기권 3표, 무표 8로 가결됐다. 범야권 의석이 총 192석인 만큼, 여당 의원 중 12명이 대통령 탄핵에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