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저녁으로 춥다. 출근길은 영하권이다. 해가 짧아져 퇴근길은 춥고 어둡다. 겨울이 본격화됐다. ER 이코노믹리뷰는 독자들의 움추린 어깨를 펴주고, 마음까지 따뜻하게 만들어줄 실내 여행지로 미술관을 선택했다.
주말에 가볼만한 서울과 서울 근교에 있는 ‘아름다운 미술관’은 ▲환기미술관 ▲백남준아트센터 ▲닻미술관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 ▲장욱진미술관 등 5곳이다. 이 곳은 전시 작품은 물론 건축물과 주변 풍광까지 빼어난 예술공간이다.
◇ 환기미술관
서울 종로구
한국 현대미술의 풍부한 결실을 실현하기 위한 미술관
환기미술관(관장 박미정)은 수화(樹話) 김환기 선생이 작고한 후 작가의 예술이 갖는 귀중한 가치와 생전에 한국 미술계에 미친 영향을 되새기기 위해 환기재단법인에 의해 1992년 설립되었다.
건축 디자인은 전통 한국건축처럼 땅에 접하는 부위에는 돌이나 벽돌을 쌓는 ‘조적’의 의미를 가진 석재로 했다. 그 위는 판 형태로 표현된 석재, 지붕은 납을 입힌 동판으로 처리해 특색을 더했다. 별관은 외곽의 단과 함께 고압 벽돌을 사용해 본관의 디자인적 특수성에 대비되는 보편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김환기 선생의 작품 전시를 비롯한 다양하고 활발한 기획전시, 행사, 교육프로그램 등을 운영한다. 주요 소장품은 김환기 작품 300여 점이며 김환기 작품 상설 전시와 특별전, 현대미술에 대한 각종 기획전과 행사들이 진행되고 있다.
경복궁에서 출발해 윤동주문학관을 경유, 환기미술관이 있는 부암동길에 도착하면 옛 골목길 사이에 숨어있는 맛집과 카페를 발견하는 즐거움도 느낄 수 있다.
◇ 백남준아트센터
경기 용인시
백남준의 예술세계를 기리기 위해 세워진 경기도립미술관
경기도박물관과 이웃하고 있는 백남준아트센터(관장 박남희)는 세계적인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의 예술세계를 기리기 위해 세워진 경기도립미술관이다. 2008년 10월 개관했다.
경기도는 2001년 백남준과 건립을 논의했으며, 건축안으로 독일 건축가 키르스텐 쉐멜과 마리나 스탄코비치의 공동 디자인이 선정되었다. 여러 겹의 거울로 만들어진 외관이 특징이며, 지상 3층과 지하 2층 규모로 구성되었다. 전시실과 비디오 아카이브, 세미나실, 카페테리아, 뮤지엄숍, 수유실 등의 전시 및 교육, 편의 시설을 갖추고 있다.
전시실에는 백남준이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교수 생활을 하면서 제작한 작품인 ‘최초의 휴대용 TV’와 초승달에서 보름달까지 달의 다양한 모습이 보이도록 TV 내부 회로를 변경한 작품 ‘달은 가장 오래된 TV’, 인터넷의 상징인 월드와이드웹 (WWW)에 대한 대중의 열광을 암시한 ‘w3’ 등 그의 대표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백남준은 백남준아트센터가 그의 작품만을 이해하고 관람하는 공간이 아닌 실험적인 작가들이 활동하는 공간이 되길 희망했다. 이에 따라 백남준 작품 상설전과 함께 다양한 기획전들이 개최되고 있다. 워크숍, 세미나, 대담 등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인근에는 경기도박물관, 경기도어린이박물관, 에버랜드, 한국민속촌, 세계문화유산 수원화성과 융건릉, 기흥 호수공원, 덕평공룡수목원, 한택식물원 등이 있어 함께 둘러보기 좋다.
◇ 닻미술관
경기 광주시
경기도 광주 진새골에 위치한 숲속 미술관
닻미술관(관장 주상연)은 사진과 책을 중심으로 예술을 통한 나눔을 실천하고자 2010년 10월 개관했다. 경기 광주시 진새골길 깊숙한 곳에 숨겨져 있다.
숲으로 둘러싸인 넓은 부지를 활용한 만큼 고요하고 평화롭다. 자연과 예술이 함께 공명하는 전시를 소개하고 프레임 야생정원과 목공방, 사진공방, 레지던시, 온실을 함께 운영하고 있다.
숲속의 작은 미술관인 이곳은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호젓하게 전시 작품을 보면서 힐링할 수 있는 장소로 사랑받고있다. 현재는 한국과 프랑스 작가들의 합동 전시 ‘프리즘: 빛의 탐색’이 진행 중으로, 12월 29일까지 관람할 수 있다.
◇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
경기 파주시
건축 자체로 전시 이상의 큰 즐거움을 선사하는 공간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은 출판사 ‘열린책들’이 파주 출판도시에 세운 미술관으로, 열린책들의 예술 서적 전문 브랜드 ‘미메시스’에서 이름을 따왔다. 프리츠커상 수상자로 ‘건축의 시인’이라 불리는 포르투갈 건축가 알바루 시자가 설계를 맡아 2009년 완공됐다. 아시아에서는 처음 선보이는 미술관 프로젝트다.
뮤지엄은 지상 3층과 지하 1층 규모로 이루어져 있으며, 다양한 크기의 전시 공간이 하나의 덩어리에 담긴 듯한 설계로 유명하다. 다양한 곡면으로 이루어진 백색의 전시 공간은 인조광을 보다는 자연광을 끌어들여 은은하고 차분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날씨와 시간에 따라 변하는 빛의 향연을 볼 수 있다.
건축물이 곧 작품인 이 미술관에 대해 더 알고 싶다면, 출판사 설립자이자 뮤지엄 관장인 홍지웅 대표의 책 <미술관이 된 시자의 고양이>를 참고하면 된다.
◇ 장욱진미술관
경기 양주시
한국 근현대를 대표하는 장욱진의 업적과 정신 기리는 양주시립미술관
장욱진미술관(관장 이계영)은 한국 근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장욱진의 업적과 정신을 기리기 위해 마련된 공간이다. 미술관은 화가 장욱진의 호랑이 그림 ‘호작도’와 장욱진의 작품에 등장하는 ‘집’의 개념을 모티브로, 최-페레이라 건축(최성희, 로랑 페레이라)에서 설계했다.
위에서 내려다보면 호랑이가 걸어가는 모습으로 보이고, 옆에서 보면 장욱진의 그림 속에 등장하는 집이 연상된다. 계명산 자락에 지어진 미술관은 주변 풍경과 어우러져 사시사철 아름답다.
장욱진미술관은 시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다양한 전시와 교육프로그램, 미술 창작스튜디오 등을 운영하고 있다. 미술 창작스튜디오로 신진 및 중견작가의 창작활동을 지원하고 개인전, 워크숍, 오픈스튜디오, 기획전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장욱진미술관에서 좋은 시간을 보냈다면, 건너편에 위치한 한국 현대조각 1세대인 민복진의 예술정신을 기리는 민복진미술관도 둘러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