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서홍 GS리테일 신임 CEO 내정자. 사진=GS리테일
허서홍 GS리테일 신임 CEO 내정자. 사진=GS리테일

GS리테일이 오너 3세 허연수 부회장 시대를 마감한다. 내년도 임원인사에서 허서홍 GS리테일 경영전략SU장이 대표이사(CEO)로 내정되며 오너 4세 경영을 본격화할 전망이다. 허서홍 내정자는 올해 주주총회에서 허연수 부회장이 약속한 부진사업 정리와 함께 주가 부양 과제를 수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27일 GS그룹은 ‘2025년 임원인사’에서 허서홍 GS리테일 경영전략SU장을 GS리테일의 신임 CEO로 내정했다. 허 부사장은 급변하는 유통 환경에서 GS리테일의 미래 성장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적임자라는 평가다.

신사업 투자 강점

허 부사장은 신사업 투자에 강점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허 부사장은 2021년 당시 GS 미래사업팀장을 수행하며 ‘휴젤’ 인수합병(M&A)을 성공적으로 완수한 바 있다. 휴젤은 GS그룹이 LG그룹에서 계열 분리된 이후 진행한 첫 조단위 M&A다. 그룹 내 첫 의료바이오 사업 진출 결실이라는 측면에서도 각별한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다.

휴젤은 GS그룹 인수 이후 승승장구하고 있다. 에프앤가이드는 2021년에 비해 올해 예상 매출액은 64.1%(2319억→3805억원)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77.1%(956억→1693억원)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휴젤 인수는 GS그룹 신사업을 바이오로 분야로 확장하고 성공적인 실적을 내고 있어 대내외에서 인정받고 있다. 사측은 허 부사장이 진두지휘한 GS그룹의 신사업 투자 전략 포트폴리오 구축이 주효했다고 내다봤다.

그룹 내에서 허 부사장에 GS리테일을 맡긴 것은 신사업 성과가 중요한 시기라는 중론이 있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 GS리테일은 최근 잇따른 신사업 지분투자 실패로 지분법손익이 위축된 상태다. GS리테일은 올해 3분기 누계기준 지분법손실이 895억원으로 1년 전(-282억원)과 비교해 무려 613억원이나 증가했다. 3분기 영업이익인 806억원의 76% 수준임을 감안하면 뼈아프다.

이날 GS리테일은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플랫폼BU 산하 O4O부문 내 마케팅 업무 조직을 마케팅 부문으로 승격시켰고, 편의점 GS25와 슈퍼마켓 GS더프레시를 거점으로 빠른 배송을 강화하기 위해 기존 O4O부문은 퀵커머스실을 중심으로 개편했다. 플랫폼BU 산하 ‘전략부문’은 고객에게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하기 위해 ‘고객혁신부문’으로 이름을 바꾸고, 산하에 CX(고객 경험)전담조직을 신설했다. CX전담조직은 데이터·인공지능(AI)을 활용해 점포 및 상품을 개발하고, 고객의소리(VoC)를 고도화하는 일을 맡는다.

주가 부양은 숙제

주가 부양도 허 부사장의 과제로 돌아왔다. 지난 3월 열린 주주총회에서 허 부회장은 “차별화된 경쟁력이 미흡한 투자 기업은 지분 매각 또는 축소를 통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할 것”이라면서 “메가 트렌드 및 고객 니즈, 당사 사업 기반을 고려하여, 신사업 기회를 창출해 나가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그러나 올해 이렇다 할 부진 사업 정리 작업은 진행되지 않았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27일 현재 GS리테일 주가도 5년 전보다 39.2%(1만4950원) 하락한 상태다.

일각에서는 허 부사장의 재무 경력에 기대를 거는 목소리도 나온다. 허 부사장은 2002년 삼정KPMG 기업금융부 애널리스트로 경력을 시작했다. 이후 2005년 GS홈쇼핑 신사업팀, 2009년에는 쉐브론과 GS에너지를 거쳤고, (주)GS에서 미래사업팀장을 맡아 GS그룹 차원의 신사업을 이끌었다.

2023년부터는 GS리테일 경영전략SU(Service Unit)장으로 이동했다. 1년여간 경영지원본부와 전략부문, 신사업부문, 대외협력부문 등의 조직을 한데 모아 관장하며 지속 성장을 위한 방향과 동력을 모색해 왔다.

GS리테일 관계자는 이번 인사에 대해 “온오프라인 경계가 허물어지고 경쟁이 심화되는 유통 환경 속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본업 경쟁력을 혁신하고 신성장 동력을 발굴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뤄 나가고자 하는 의지가 담겼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