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사진=연합뉴스
지난 5일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사진=연합뉴스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실수요자들이 자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지난달 전국 아파트 입주율이 하락했다. 이 영향으로 수도권 신축 아파트에서는 분양가보다 낮은 ‘마이너스 프리미엄(마피)’ 매물이 늘고 있다.

26일 부동산 플랫폼 직방에 따르면, 12월 수도권 아파트 입주 물량은 1만5996가구로 전년 동기(1만1016가구) 대비 45% 증가했다. 특히 경기도는 전월 대비 65% 늘어난 1만1539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며, 인천도 16% 증가한 4457가구가 입주를 앞두고 있다.

광명시 ‘트리우스 광명’(3344가구), 화성시 ‘e편한세상 동탄 파크아너스’(845가구), 인천 연수구 ‘송도 자이더스타’(1533가구) 등 대단지 중심으로 입주 물량이 몰리면서 공급량은 크게 늘었다.

금융당국과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로 수도권 입주시장의 상황이 악화하고 있다. 9월 시행된 2단계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와 전세·주택담보대출 금리 인상으로 대출 조건이 까다로워지면서, 수분양자들이 잔금을 마련하지 못해 입주를 미루는 수분양자들이 늘었다.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10월 전국 아파트 입주율이 67.4%로 전월 대비 2%포인트 하락했다. 서울은 같은 기간 6.5%포인트 떨어진 81.2%로 수도권은 0.9%포인트 81.6%로 0.9%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파트 미입주 원인으로는 잔금대출 미확보(30.9%)가 가장 많았으며, 이어 기존주택 매각 지연(29.1%), 세입자 미확보(27.3%) 등이 꼽혔다. 특히 세입자 미확보 비율은 8월 17.0%, 9월 18.9%, 10월 27.3%로 상승세를 보였다.

이처럼 입주 전 잔금을 치르지 못한 수분양자들이 늘면서 분양가보다 낮은 가격에 분양권을 내놓으면서 ‘마피’ 매물도 늘고 있다. 경기 광명시 ‘트리우스 광명’의 분양입주권에는 1000만~3000만원의 마피가 붙었다. 전용면적 84㎡ 매물은 분양가보다 3000만원 낮은 10억8910만원에 나와 있다.

인천에서도 마피 매물이 나오고 있다. 내년 7월 입주 예정인 ‘힐스테이트 레이크 송도 4차’는 분양가보다 7000만원 낮은 매물이 거래 중이다. 다음 달 입주를 앞둔 ‘송도 자이더스타’는 1000만~3000만원의 마피 매물이 나와 있다.

서울은 내년 11월 준공 예정인 서울 강북구 ‘한화포레나 미아’에서도 분양가보다 약 6000만원 낮은 가격인 10억2642만원에 매물로 나와 있다.  

주택산업연구원은 "정부의 강력한 주택담보대출과 전세 대출 규제로 입주 잔금 마련과 기존 거주 주택의 세입자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입주율이 하락했다"고 밝혔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대출 규제가 지속되면서 입주를 앞둔 수분양자들의 자금 계획 점검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민영 직방 빅데이터랩실 매니저는 "대출규제 강화로 잔금대출을 받기가 쉽지 않아지면서 세입자를 구하기도 녹록하지 않은 상황으로 입주 아파트의 자금 마련 계획이 중요한 시점"이라며 "금융당국과 은행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 기조가 이어질 전망인 만큼 입주를 앞둔 수요자들은 미리 자기자본 부담 가능액과 대출 부담 등에 대해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