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페이는 유독 시니어에 집착한다. 물론 다양한 사용층을 타깃으로 설정한 후 매해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그러나 다른 플랫폼들이 등한시하는 시니어에 대해 말 그대로 진심으로 다가서며 강력한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지난 19일에는 자사 유튜브 채널에 예능 콘텐츠 ‘당연하지 않은 미션’을 공개해 젊은 세대에게는 쉬운 디지털 금융이 시니어에게는 다가가기 어렵게 느껴지는 현실을 조명, 여러 세대의 반응과 공감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이 콘텐츠는 60대에서 70대 일반인 시니어 출연자들이 송금, 예탁금 이자 받기, 오프라인 결제, 주식 가격 확인 등 카카오페이 서비스를 활용해 다양한 금융 미션을 해결하는 과정을 담고 있다.

대결 형식으로 구성된 영상은 디지털 금융이 시니어 사용자에게 어떤 경험을 주는지를 조명하며 카카오페이의 ‘큰 글씨 홈’과 같은 기술적 노력을 자연스럽게 소개해 호평을 받았다.  

사실 고령층의 디지털 금융 접근성은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난해 발표한 ‘2023년 디지털 정보격차 실태조사’에 따르면 고령층의 디지털 정보화 종합수준은 70.7%로 저소득층, 장애인, 농어민 등 다른 취약계층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시니어의 디지털 금융 접근을 유도하는 장치는 반드시 필요하다는 뜻이다. 

다만 그 장치를 구축하는데 있어 카카오페이가 과도하게 몰입하는 장면은 그 자체로 이색적이다.

이유가 뭘까? 디지털 금융에 익숙하지 않은 사용층을 빨아들여 비즈니스의 폭을 넓히는 전략적 포석으로 읽히지만, 또 그렇게만 보기에는 지나치게 집착하며 달라붙는다. 그렇다면 착한기업의 이미지를 만들기 위함으로 해석할 수 있다. 시니어에 대한 지원은 사회적으로 분명 찬사를 받을 수 있는 일이기는 하다. 하지만 이 역시 쉽게 이해되지는 않는다. 그 집착의 강도와 '끈적임'이 예사롭지 않아 역시 현실성이 없기 때문이다. 

카카오페이는 왜 이러는 것일까?

예능 콘텐츠 ‘당연하지 않은 미션’. 사진=카카오페이
예능 콘텐츠 ‘당연하지 않은 미션’. 사진=카카오페이

카카오페이의 집착
카카오페이는 디지털 금융 소외계층의 불편을 해소하고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서비스와 사회공헌을 아울러 다각적인 고민을 지속해오고 있다.

대표적인 서비스 사례가 카카오페이가 지난 달 공개한 ‘큰 글씨 홈’이다. 기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화면의 작은 글자와 메뉴 구성이 불편한 고령 사용자를 위해 글자와 아이콘을 큼지막하게 키우고 자주 사용하는 메뉴들을 찾기 쉽게 배치한 홈 화면 서비스다.

실제 시니어들의 니즈를 해결하기 위해 카카오페이 시니어 디지털 금융 교육 프로그램인 ‘사각사각 페이스쿨’ 수강생들 의견을 기반으로 제작됐다. 현장의 목소리를 통해 서비스의 실질적 향상을 도모한 사례다.

시니어를 위해 특별한 기능들도 더했다. 자동화된 상담 채널보다 육성 소통을 선호하는 고령자들을 위해 상담원이 천천히 말하고 더 자세하게 설명하는 65세 이상 시니어 상담번호를 따로 마련했다. 큰 글씨 홈 이용 경험을 접수할 수 있는 ‘의견 보내기’ 메뉴는 복잡한 부가 입력사항을 없애고 의견만 입력하도록 단순화해 문턱을 낮췄다.

큰 글씨 홈은 시니어 뿐만 아니라 저시력 사용자 등 큰 글씨 인터페이스가 필요한 누구라도 사용할 수 있도록 연령에 구분 없이 진입 버튼을 제공하고 있다. 이 외에도 카카오페이는 자체 접근성 디자인 가이드를 수립해 큰 글씨 홈은 물론 일반 인터페이스 구축을 위한 원칙으로 활용하며 접근성 소외계층에 대한 포용력을 높이고 있다.

금융사기에 상대적으로 취약한 고령의 가족을 지키기 위한 서비스도 있다. 카카오페이의 ‘가족보안지킴이’는 사전에 서로 연결해놓은 가족의 휴대전화에 보안 위험이 탐지되면 가족들에게 알림을 발송해주는 서비스다. 디지털 기기에 상대적으로 서툰 고령자의 스마트폰에서 악성 애플리케이션이 실행되거나 새로운 로그인, 비밀번호 변경, 의심스러운 거래 등이 발생하면 모든 가족들이 즉시 확인해 대처할 수 있다. 가족들만의 암구호를 설정해 가족 사칭 사기를 예방하는 기능도 제공하고 있다.

최근 2기 강사를 발족한 ‘사각사각 페이스쿨 시니어클래스’의 ‘페이티처’ 프로그램도 시니어 사용자를 바라보는 카카오페이 고민의 결과물이다. 

카카오임팩트, 시니어금융교육협의회와 함께 전개 중인 ‘사각사각 페이스쿨 시니어클래스(이하 ‘시니어클래스’)’는 고령층의 디지털 금융 접근성과 금융 문해력을 높이는 데 초첨을 둔 시니어 맞춤형 교육 지원 사업이다. 디지털 금융 사각지대와 연필소리의 ‘사각’에 착안해 이름을 지은 시니어클래스의 정체성이 더욱 명확해지는 순간이다.

페이티처 2기 발대식. 사진=카카오페이
페이티처 2기 발대식. 사진=카카오페이

"그래야 하는 것이니까" 포기하지 못하는 '이로운 금융'
카카오페이의 집착에 가까운 시니어 디지털 금융 지원의 행간은 회사의 기본 방향성과 관련이 있다. 시니어를 비롯해 ‘모두에게 이로운 금융’의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ESG 경영 강화에 박차를 가하는 것이 카카오페이의 존재이유라는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카카오페이는 시니어 디지털 금융 지원을 포함한 모두에게 이로운 금융의 패러다임을 위해 ESG 관련 ‘업계 최초’ 기록을 경신, 핀테크 산업의 지속가능경영 트렌드를 견인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로 카카오페이는 2022년 10월 국내 핀테크사로서는 처음으로 ‘유엔글로벌콤팩트(UNGC)’에 가입했다. UNGC는 유엔 산하 세계 최대의 기업 지속가능성 이니셔티브로, 2004년 ESG 개념을 처음 수립해 제안한 바 있다. 이듬해 3월 역시 업계 최초로 이사회에 ESG 위원회를 신설해 지속가능경영을 위한 거버넌스와 실행력을 다지는 한편 상생활동을 전사적 과제로 끌어올렸고 같은해 12월에는 ‘2023 다우존스 지속가능경영지수(DJSI) 코리아 지수’에 신규 편입됐다. 

DJSI는 글로벌 평가범위와 공신력을 자랑하는 지속가능성 평가 지표로, 국내 핀테크 기업으로서는 역시 최초 사례다. 지난 9월부터는 카카오의 그룹 통합 상생사업 슬로건 ‘더 가깝게, 카카오’ 아래 전사적 ESG 경영 강화 노선에 동참하고 있다.

ESG라는 거대한 아젠다를 세팅한 후 '모두에게 이로운 금융'이라는 큰 그림을 스스로의 정체성으로 묶었다. 카카오페이가 그 아래에서 시니어를 위한 디지털 금융 진입장벽 낮추기 대공사에 들어간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그 방식도 입체적이다. 단순한 디자인 및 학습의 변화를 넘어 시니어를 위한 디지털 금융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니어클래스의 페이티처가 대표적이다. 

시니어클래스는 고령층에게 금융 교육을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같은 시니어 세대를 디지털 금융교육 강사로 양성하는 페이티처 프로그램으로 단단한 존재감을 확보한 상태다. 고령층의 눈높이에 더욱 알맞게 맞추는 한편 이들의 ‘인생 2막’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에도 기여하고 있다. 시니어를 사회공헌 수혜자에 한정짓지 않고 주체로 양성한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있다는 평가다. 

단순 교육을 넘어 교육의 선순환을 시니어들에게 맡김으로서 생생한 현장으로부터의 변화와, 인생 2막까지 전제한 큰 그림이 인상적이다. 현재 카카오페이는 올 상반기 52명의 1기 페이티처를 선발한데 이어 하반기에도 52명을 새로 양성해 32곳 이상의 지역사회복지기관에서 시니어클래스를 이끌게 하고 있다. 페이티처가 진행하는 클래스 수강생의 강의 만족도도 90%를 상회하는 등 교육 실효성이 높다고 카카오페이 측은 설명했다.

70대 나이로 최초로 페이티처에 도전한 한 수강생은 “시니어들이 디지털 금융 교육을 받을 때 금융 앱 활용에 대한 문의가 많다는 것을 보고, 시니어 세대를 위한 전문 강사가 필요하다는 생각에 직접 도전하게 됐다”며 “또래 시니어들이 편리하고 안전하게 디지털 금융을 이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돕겠다”고 말했다.

한편 카카오페이는 앞으로도 시니어의 디지털 금융 편의를 높이기 위해 서비스 접근성을 지속적으로 제고하는 한편 금융 문해력 향상과 사고 예방을 위한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전개하는 등 서비스와 사회공헌 두 축을 중심으로 행보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카카오페이는 “디지털 금융 산업이 성장하며 정보화에 취약한 시니어 계층의 소외가 점증할 수 있다는 데 대해 깊이 고민해오고 있다”면서 “서비스가 고도화됨에 발맞춰 시니어를 비롯한 디지털 소외계층의 금융 접근성과 편의성도 함께 높여, ‘모두에게 이로운 금융’이라는 카카오페이의 비전에 한 발짝씩 다가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