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차·기아가 연일 호실적을 공개하고 있다. 현대차는 역대 3분기 기준 최대 매출을 달성, 기아는 3조원에 육박하는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전체 판매량은 줄었지만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하이브리드차와 같이 고부가가치 차종이 인기를 얻으며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하반기 인도법인 상장, HMGMA 가동으로 인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3분기에도 ‘최대’ 실적 달성한 현대차·기아
25일 양사의 잠정실적 발표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는 올해 3분기 6조4622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매출은 69조4482억원, 당기순이익은 5조4738억원이다.
구체적으로 현대차는 올해 3분기 영업이익 3조5809억원, 매출 42조9283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북미 지역 보증 연장 조치 영향으로 6.5% 감소했지만,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7% 증가했다. 이는 분기 기준 최대 매출이다.
기아도 호조세를 이어갔다. 기아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2조881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6%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8% 늘어난 26조5199억원, 당기순이익은 2.1% 증가한 2조2679억원을 기록했다.
현대차와 기아 모두 우수한 성적표를 거뒀지만, 판매량은 나란히 줄어들었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진 영향이다. 현대차는 올해 3분기 글로벌 시장에서 101만1808대 차량을 판매했다. 이는 전년 동기와 비교해 3.2% 감소한 수치다.
국내 시장에서는 공장 하계 휴가와 추석 연휴 물량 감소에도 불구하고 전년 동기 대비 1.8% 증가한 16만9901대가 판매됐다. 반면 해외 시장에서는 북미 지역 판매 증대에도 불구하고 중국과 유럽 지역의 수요 감소로 4.2% 줄어든 84만1907대가 팔렸다.
기아 또한 3분기 글로벌 시장에서 전년 동기 대비 1.9% 줄어든 76만3639대의 차량 판매했다. 구체적으로 국내 시장에서 6.7% 하락한 12만5191대, 해외 시장에서 0.8% 줄어든 63만8502대 차량을 판매했다.
판매량이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역대급’ 실적을 달성할 수 있었던 기반에는 고부가가치 차종의 판매 확대로 인한 평균판매단가(ASP) 개선과 우호적인 환율이 있다.
현대차·기아는 글로벌 시장에서 차량을 판매할 때 달러로 거래한다. 환율이 오르면 수출 상품의 가격 경쟁령이 높아지고, 해외에서 달러로 판매한 수익의 원화 가치가 높아지게 된다. 실제로 현대차가 분석한 2024년 3분기 평균 환율은 전년 동기 대비 3.7% 상승한 1359.4원으로 나타났다.
견고한 하이브리드차 판매도 3분기 실적에 기여했다. 현대차의 3분기 글로벌 친환경차 판매 대수 북미 지역 투싼 하이브리드 판매 확대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5% 증가한 20만1849대를 기록했다.
기아의 경우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차 모두 오름세를 보였다. 기아는 올해 3분기 글로벌 시장에서 하이브리드차 8만4000대, 전기차 5만4000대를 판매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0%, 8.3% 오른 실적이다. 캐즘으로 인해 전기차 시장이 얼어붙었으나 EV3의 신차 효과가 주효했다.
인도 상장 및 HMGMA 가동, 지난해 넘는 실적 ‘기대’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견고한 흐름이 이어지며 역대급 실적이 기대되는 상황이지만 대내외적인 리스크들이 남아있다. 현대차·기아 또한 컨퍼런스콜을 통해 고금리 지속, 업체 간 경쟁 심화 등 경영 변수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다.
현대차 관계자는 “유럽과 중국 등 주요 시장의 성장률이 둔화하고 있고, 우호적으로 작용했던 환율도 하락하는 등 어려운 환경이 지속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면서 “글로벌 산업 수요 감소로 완성차 업체들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꾸준한 체질 개선 노력으로 지속적인 성장 모멘텀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3분기 남아있던 큼직한 과제들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현대차 인도법인 상장과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가동이 그것이다.
현대차는 지난 22일 현지 진출 28년 만에 인도 증시에 상장했다. 인도 증시 사상 최대 규모 IPO(기업공개)다. 이번 상장으로 33억달러(약 4조5000억원)을 확보한 현대차는 해당 자금을 인도 시장 1위 달성을 위해 재투자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넥스트 차이나로 주목 받는 인도 시장에 선제적으로 우위를 달성하겠다는 전략이다.
미국 조지아 지역에 완공된 HMGMA도 지난 3일부터 본격적인 생산을 시작했다. HMGMA에서는 전기차 아이오닉 5를 비롯한 하이브리드차도 생산될 예정이다. 이승조 현대차 기획재경본부장은 “현재 생산 물량이 많지는 않지만 점진적으로 속도를 늘려 가동률을 정상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수익성 제고를 위해 전사 차원의 원가 절감 노력에도 매진한다는 계획이다. 미래 제품 트렌드, 수익성, 효율적인 제조 및 부품 조달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제품 라이프 사이클에 걸쳐 비효율적이고 낭비적인 요소를 적극적으로 제거할 방침이다.
전기차 분야에서는 핵심 부품 원가 개선에 나서는 한편 다양한 배터리 타입 개발에 참여, 자사의 전기차 모델에 탑재해 가격 경쟁력을 높여 나간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