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조선 3사가 2024년 2분기에도 좋은 실적을 거두며 호황을 이어나가고 있다. 10년 넘게 조선업계를 괴롭힌 장기불황의 그림자에서 완전히 탈피해, 고부가 선박시대 본격적인 재도약을 꾀하고자 한다. 

지난 2021~2022년 코로나 19 팬데믹 시절 대량 발주된 친환경 이중연료 선박 등 고부가가치 선박의 매출이 실적에 대거 반영되기 시작한 점이 주효했다. 통상 조선업계는 선박 인도 시점에 대금을 많이 받는다. 매출 인식 시점 역시 수주 시점과 2~3년의 차이가 생긴다.

각 사는 현재도 고부가가치 선박 위주 선별수주 전략으로 3년치의 수주잔고를 쌓아놓고 있어, 향후 3년간의 실적에도 무리는 없으리라는 전망이다.

미포까지 살아난 HD한국조선해양

HD현대중공업이 건조해 지난 2022년 인도한 174K LNG운반선의 시운전 모습. 사진=HD현대
HD현대중공업이 건조해 지난 2022년 인도한 174K LNG운반선의 시운전 모습. 사진=HD현대

HD현대의 조선부문 중간지주사 HD한국조선해양은 2024년 2분기 매출 6조6155억원, 영업이익 3764억원을 거뒀다. 지난해 동기 대비 매출은 21.3%, 영업이익은 428.7% 증가했다. 지난해 흑자전환에 이어 5분기 연속 흑자 달성이다. 

자회사 HD현대중공업에서만 전체의 절반 이상인 3조8840억원을 벌어들였다. 지난해 동기 대비 26.7% 늘었다. 영업이익 역시 185.5% 증가한 1956억원이다. HD현대삼호는 매출 1조8106억원, 영업이익 1755억원을 달성했다. 각각 지난해 동기 대비 16.9%, 182.2% 증가한 수치다.

눈에 띄는 점은 HD한국조선해양의 '아픈 손가락' HD현대미포조선이 7분기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정상 궤도에 올라선 것이다. HD현대미포는 주로 중소형선읠 도맡아 건조하던 조선소다. 지금껏 대형선 위주인 LNG운반선, VLCC(초대형원유운반선) 등 여러 고부가가치 선박 수요 급증의 수혜를 누리지 못했다. 2021년 이전 조선업 불황 당시 저가수주 물량 역시 여전히 발목을 잡고 있었다. 

그런 HD현대미포의 2024년 2분 매출 비중에서 2021년 이전 수주 물량이 차지하는 비중이 17%에 그치며 상황이 좋아졌다. 동시에 최근 선가가 급상승한 PC선(석유화학제품운반선)이 2023년 이후 빈자리를 채우며 향후 실적에 대한 기대감도 한 층 높아진 상태다. 

10년 만에 영업이익 1000억원 돌파한 삼성중공업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대형 FLNG인 '코랄 술'의 모습. 사진=삼성중공업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대형 FLNG인 '코랄 술'의 모습. 사진=삼성중공업

삼성중공업은  2024년 2분기 매출 2조5320억원, 영업이익 1307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동기 대비 매출 30.1%, 영업이익은 121.9% 증가한 수치다. 특히 영업이익 1000억원을 넘긴 성과는 지난 2014년 4분기 이후 약 10년만이다.     

지난 4월부터 생산에 착수한 FLNG(Z-LNG)의 매출이 2분기부터 본격 인식되며 매출을 견인했다. 매출액이 늘자 고정비가 감소하며 영업이익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 공사손실충당금 반영 선박 비중도 감소하며 추가지출이 줄었다. 해양플랜트 FLNG 등 고수익 해양부문 매출액도 증가 추세다. 

수주 현황도 양호하다. 2024년 들어 현재까지 49억달러(22척)을 수주하며 연간 수주목표 97억달러의 51%를 확보했다. 친환경 컨테이너선, LNG운반선, FLNG 등 다수 프로젝트의 수주 협상 중인 만큼, 연간 수주목표 달성도 무난할 것으로 전망된다.     

성장통 겪는 한화오션

LNG 운반선을 반복생산 중인 한화오션 1도크 전경. 사진=한화오션
LNG 운반선을 반복생산 중인 한화오션 1도크 전경. 사진=한화오션

앞서 두 조선사가 호실적에 웃는 데 반해, 한화오션의 상황은 다소 미묘하다. 유일하게 2분기 적자전환 했기 때문이다.

한화오션은 2024년 2분기 매출 2조5361억원, 영업손실 96억원을 기록했다. 1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한지 한 분기 만에 다시 적자전환했다. 다만 적자 원인이 1회성 비용에서 발생한 점과, 지난해 동기 1590억원의 영업손실이 있었으나 올해에는 손실액이 93.9% 줄어든 96억원을 기록한 점, 대우조선해양에서 한화그룹으로의 편입되는 등 다사다난했던 점을 감안하면 도약을 위한 '성장통'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상반기 전체 실적은 양호하다. 한화오션의 2024년 상반기 실적은 매출액 4조8197억원, 영업이익 433억원, 당기순이익 236억원이다. 전반적인 건조물량 증가와 고부가가치인 LNG운반선 반복 생산 체계 도입으로 매출증가를 꾀했다. 하반기에는 LNG운반선의 매출 비중이 더 늘어나고, 생산 안정화를 통해 수익성이 대폭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는 게 한화오션의 설명이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안정적인 인력 수급과 생산 효율을 위한 투자가 확대되고 있으며, 생산 시스템이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었다”며 “본격적으로 고선가에 수주한 LNG 운반선 건조가 진행됨에 따라, 수익성 개선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