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코스닥시장에 데뷔한 바이오∙헬스케어 기업 중 IMBDX 등의 주가가 기업공개(IPO∙주식상장) 첫날 공모가보다 크게 떨어지는 등 성적이 부진하다. 높은 수요예측·청약 경쟁률로 대표되는 공모주 열기가 고수익을 보장하는 건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4월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액체 생체검사 기업인 IMBDX는 상장 첫날 공모가(1만3000원)와 비교해 29.3% 하락한 가격에 장을 마감했다(8일 기준). 흥국증권에 따르면 8일 기준으로 올해 상장된 업체 중 공모가 대비 주가하락률 9위에 해당한다. 이후 회사의 주가는 상승세를 보였지만 다시 하락 반전해 이달 12일 종가(1만110원)는 공모가 밑으로 내려갔다. 앞서 이 회사는 올 3월 기준으로 코스닥 사상 최대 청약경쟁률(2654대1)을 기록한 바 있다.

지난 3일 상장된 치아 보철 소재 업체인 하스도 공모가인 1만6000원보다 약 13.4% 떨어진 1만3850원으로 12일 마감했다. 하스는 첫날 시초가(첫 거래 가격)가 공모가의 1.8배인 2만8150원을 기록하며 ‘따상’(첫 거래 가격이 공모가의 2배로 정해지고 상한가 마감)에 대한 기대가 컸던 곳이다.

사진=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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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가 고평가 지적 잇따라…“투자자 손해 주의”

양사는 기술특례상장(수익성이 낮아도 성장성은 큰 업체들이 상장할 수 있게 상장 심사 기준을 낮춰주는 제도)으로 코스닥에 입성했으나, 기업가치 대비 공모가가 높다는 지적이 나온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공모가가 높으면 회사는 새로 발행한 주식을 팔아 회사를 운영할 때 쓸 돈을 더 벌 수 있고, 기존 주주들은 구주매출(상장시 최대 주주가 가진 주식을 매물로 내놓는 것)로 수익을 더 올릴 수 있다”며 “하지만 기업의 가치에 거품이 껴 공모가가 너무 높게 설정되면 상장한 뒤 주가가 하락해 투자자가 손해를 볼 수 있다”고 했다.

지난 상반기(1~6월) IPO로 상장한 업체(코스피 2곳, 코스닥 27곳)의 성적은 좋은 편이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34개 기업의 상장 첫날 공모가 대비 시초가 수익률은 124%였다. 작년에 평균 상승률이 67.8%였던 것을 감안하면 2배 가까이 높은 수치다.

그러나 시초가가 아닌 최근 종가를 놓고 보면 IPO 기업의 주가는 힘이 빠지고 있다. 앞서 9일 금융 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올 상반기 새로 상장된 28개사(이전 상장, 스팩과 지난달 28일 상장한 HVM 제외) 가운데 18곳(64.3%)은 지난달 28일 종가 기준으로 공모가에 미치지 못했다.

사진=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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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약 앞둔 피앤에스미캐닉스·넥스트바이오, 침체된 분위기 반전시킬까?

다만 하반기엔 재활 로봇 개발사 피앤에스미캐닉스와 내시경 지혈제 제조사 넥스트바이오메디컬 등의 상장이 예정돼 침체된 분위기가 달라질 수도 있다.

이달 말 상장 예정인 피앤에스미캐닉스는 22일 실시되는 청약에서 189억원을 공모한다. 증권 업계에서는 상장 시 1456억원의 기업가치를 예상하고 있다. 기업 가치에 비해 실적 규모(지난달 말 기준 매출 26억5000만원, 영업익 4억5000만원)가 작은데다 미래 실적 추정의 실현 가능성에 물음표가 붙어 ‘고평가 논란’도 있지만, 공모가가 최근 상장된 기업들보다 높지 않은 편이라 흥행이 무난하다는 평이 나온다.

넥스트바이오메디컬은 납입기일(증권사가 투자자로부터 받은 돈을 회사에 건네주는 날) 인 내달 12일 이후 상장할 예정이다. 희망 공모가 범위는 2만4000~2만9000원으로 오는 7~8일 투자자들에게 청약을 받는다.

식물영양소 연구∙개발사인 HEM파마도 9월 상장을 목표로 IPO를 준비하고 있다.

신한투자증권 측은 “회사의 유동비율(유동자산÷유동부채)은 2021년 1075.0%, 2022년 170.1%, 2023년 127.3%, 2024년 1분기말 114.73%로, 2024년 1분기말 현재 업종평균인 126.7%과 유사한 수준”이라며 “2021~2023년 유상증자(상장사가 증시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것)에 따라 당좌자산(현금·예금·매출채권)이 증가했으나, 같은 기간 적자에 따른 현금유출이 지속됐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