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신저 라인의 운영사인 라인야후를 둘러싼 논란이 여전한 가운데 일본 현지에서는 '네이버 지우기'에 속도가 붙는 분위기다. 다만 지분 협상에는 시일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네이버가 협상력을 키워 유연한 현지 대응을 통해 판을 흔들어야 한다고 본다. 일본 및 동남아 ICT 패권이 흔들릴 수 밖에 없으나 그 여파를 최소화시킨 후 AI 실탄을 마련하는 쪽으로 나가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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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와의 관계 단절"
라인야후는 18일 정기 주주총회를 열어 네이버에 위탁한 서비스 개발과 운용업무를 종료·축소해 나갈 방침이라고 발표했다. 이데자와 다케시 라인야후 최고경영자(CEO)는 "네이버 클라우드를 이용하는 종업원용 시스템과 인증 기반 분리를 2025년 3월까지 완료하고, 오는 2026년 중으로 예정된 자회사의 네이버 시스템 분리를 한층 앞당기겠다”며 “서비스 사업 영역에서도 거의 모든 일본용 서비스 사업 영역에서 네이버와 위탁 관계를 종료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일본 포털사이트 야후 재팬 웹사이트 검색개발 인증에서 위탁 협력을 종료하는 방안이다.

라인야후는 현재 라인페이 서비스의 일본 내 종료를 발표하고 소프트뱅크가 운영하고 있는 페이페이로의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네이버와 자본 관계 재검토 문제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는 선에서 소위 '네이버 지우기'에 나서는 분위기다.

기존 사내이사 4명, 사외이사 3인 체제에서 사내이사 2인, 사외이사 4인 체제로 변경된 가운데 라인야후의 경영 독립성을 강화하는 한편 네이버와이 관계를 정리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소프트뱅크도 라인야후에 이어 네이버와의 관계에 대해 입을 열었다. 

지분관련 협상은 아직 마무리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미야카와 준이치 소프트뱅크 최고경영자(CEO)는 20일 주주총회를 통해 "라인야후 요청을 받아들여 보안 거버넌스와 사업 전략 관점에서 네이버와 계속 협의하고 있다"며 "합의에 이르지는 않았지만, 라인야후 미래를 생각해 가능한 것을 하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합의할 수 있는 시기에 대해서는 지금 명확히 답변할 수 없지만 지속해서 협의를 거듭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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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력 키워야"
라인야후는 지난해 11월 업무를 위탁하고 있는 네이버클라우드에서 51만건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고 발표했으며, 이에 일본 총무성은 사이버 보안 강화를 요구하는 두 차례 행정지도를 실시하며 7월 1일까지 구체적인 대응책을 제시하도록 요구한 바 있다.

사실상 라인야후 강탈이라는 분위기가 고조된 가운데 해당 이슈는 민감한 한일감정을 자극하는 트리거가 됐다.

다만 AI 시대를 맞아 네이버 입장에서는 '현명한 엑시트'가 더 유리하다는 말이 나오는 중이다. 당초 일본 검색시장 등을 염두에 두고 소프뱅크와 손을 잡은 상황에서 라인야후를 둘러싼 논란은 예상 외 파급력을 보였으나, 자국 디지털 패권을 원하는 일본 정부까지 강하게 압박하는 분위기라 유연한 대응이 더욱 필요하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최근 발표된 일본 포털사이트 야후 재팬 웹사이트 검색개발 종료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네이버가 가장 원하던 협력이지만 결국은 '퇴출'되는 수순이기 때문이다. 네이버는 라인야후 사태를 맞아 현 상황에서는 원하던 것을 이루지도 못했고, 오히려 모바일 및 ICT 전반의 인프라 완성도에 상처만 입고 말았다.

결국 협상력을 키워 최대한 금전적 이득을 본 후 AI 시대를 준비하는 입체적 전략이 필요하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가 소프트뱅크와 협의하며 최대한 이익을 확보한 후 AI 시대를 준비하는 것이 최고의 시나리오"라며 "라인야후가 소프트뱅크로 넘어갈 경우 네이버의 동남아 ICT 패권은 흔들릴 수 있지만, 이를 상쇄할 수 있는 AI 차원의 대응이 나와주면 문제될 것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