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증권가. [사진=김호성]](https://cdn.econovill.com/news/photo/202405/654963_600415_1434.jpg)
자산관리계좌(Cash Management Account·CMA), 머니마켓펀드(MMF), 투자자예탁금 등 대기성 자금이 역대 최대 규모인 350조원에 육박했다. 고금리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갈곳을 잃은 투자자금이 단기 보관처에 몰리고 있다.
미 연준의 금리 인하 시점이 불투명해진데다 국내 밸류업 정책 등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신이 더해지며 당장 증시 투자에 나서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다.
1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달 7일 기준 CMA·MMF·투자자예탁금 합계는 349조8804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13일 기준 344조5073억원으로 소폭 감소했지만 올해 들어서만 40조원 이상 불어났다.
CMA·MMF·투자자예탁금은 주식 투자자의 단기 자금 보관처로서 주식 투자전용 계좌로 쓰인다. 언제든 인출해 현금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수시입출금이 가능한 위탁계좌와 성질이 같지만, 일반 입출금 계좌보다 이자율이 높다는 점에서 투자 대기 자금이 몰린다.
기관 및 개인이 증시에서 대거 이탈하며 증시 주변 자금이 CMA와 같은 이자율이 높은 증권계좌로 몰린 것으로 보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기관 및 개인은 지난 14일 기준 국내 증시 약 20조원가량 순매도했다. 기관은 반도체주와 저PBR(주가순자산비율)주를 중심으로 10조3070억원 순매도했다. 개인도 ‘밸류업 테마주’로 주목받는 저PBR주를 중심으로 팔았다.
앞서 국내 기업 밸류업 정책이 발표된 이후 ‘코리아 디스카운트’ 문제가 개선돼 전반적인 국내 증시 수익률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일었다. 이에 힘입어 실제 가치에 비해 저평가 받고 있다고 판단되는 ‘밸류업 종목’이 10~30% 오름세를 나타내기도 했다.
하지만 증시 주변 자금이 역대 최대 규모로 불면서 장기투자 대신 차익 실현에 나선 투자자가 많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자본시장정책의 불확실성 등으로 증시 투자심리가 위축되자 매도금이 현금성 단기자금으로 증권계좌에서 대거 대기중이라는 분석이다.
계속되는 고금리에 투자자들이 새로운 주식에 뛰어들지 않고 관망세로 돌아섰다는 분석도 있다. 미 연준과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에 맞춰 주식을 매수하려던 투자자들이 인하 시점이 거듭 지연되며 당장은 일단 지켜보겠다는 분위기다.
국내 밸류업 정책은 구체적인 동력이 부재하고 금융투자소득세 폐지는 그 여부가 불투명하다.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증시 투자자들이 투자자금을 현금으로 들고 있는 양상이다.
기획재정부는 오는 7월 밸류업 정책에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기업에 대해 배당소득세 등을 감세해주는 '세법 개정안'을 발표한다. 그러나 야당의 입법 반대로 밸류업 정책의 실효성이 없을 것이라는 시선이 우세하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최근 발표한 논평에서 "금투세가 도입되면 150조원의 자금이 국내 증시를 떠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