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전 시간은 충전기의 문제가 아니라 배터리의 문제다”
전기차가 캐즘(Chasm·초기 채택자와 다수 소비자 사이에 존재하는 격차) 영역에 들어서면서 성장률이 둔화됨에 따라 충전 인프라의 중요성이 더욱 대두되고 있다.
사용자 편의성 측면에서 충전 인프라의 보급 속도도 중요하지만, 충전 속도의 차이가 충전기가 아닌 배터리의 차이에서 비롯됨에 따라 이를 해결해 줄 수 있는 ‘천장형 충전기’가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문제는 ‘충전’
9일 미국 시장조사업체 JD파워가 미국인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다음 차로 전기차 구매를 고려한다’는 소비자 비율은 지난 2월 24.4%로 4개월 연속 줄었다. 해당 비율은 작년 10월 29.2%를 기록한 이후 11월 27.6%, 12월 26.6%, 올해 1월 25.6%로 하락세다.
JD파워 조사에서 응답자의 절반 이상은 전기차 구매를 고려하지 않는 이유로 충전시설 부족(52%·중복응답)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비싼 가격(47%), 긴 충전 시간(45%), 부족한 1회 충전 주행거리(43%), 집과 회사에서 충전 불가능(37%) 등의 순이었다.
눈에 띄는 점은 ‘충전’에 관련된 응답이 2개나 된다는 점이다. 전체 이용자의 50% 이상이 전기차를 구매하는 전기차 대중화가 도래하기 위해선 ‘빠른 충전 시간’과 ‘광범위한 충전 시설’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충전 속도의 원인은 배터리

문제는 느린 충전 시간의 원인이 충전기가 아닌 배터리 자체에서 기인한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5분 이내에 전체 배터리가 충전되기 위해선 단시간 내에 해당 배터리의 용량 만큼의 전력을 차량까지 전달할 수 있는 충전 인프라와 고용량/고압의 전력을 받아들일 수 있는 배터리가 필요하다고 본다.
우선 2021년 기준으로 전기차 한 대당 평균 76kWh(킬로와트시)의 배터리가 탑재돼 있는데, 이 정도 용량의 전기를 단시간 내에 차량까지 전달할 수 있는 인프라는 한국을 포함해 대부분의 선진국이 이미 마련돼 있다.
다만 박철완 서정대학교 스마트자동차학과 교수는 “모든 이차전지는 화학전지다. 화학전지는 근본적인 한계 때문에 100% 전체 용량을 5분 만에 충전하는 것이 현재로서는 불가능하다. 단지 배터리의 50~80% 용량만을 고속 충전하는 것이 가능할 뿐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차전지는 충전시간을 단축시키는 고출력 배터리와 충전 거리를 늘리는 고밀도 배터리로 나뉘는데, 이 두 가지 기술을 동시에 개션시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라고 덧붙였다.
충전 속도의 문제가 본질적으로 배터리에 기인하고, 이것이 단기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어렵다는 설명이다.
공간 활용도 높여 충전 속도 문제 해결
최근 전기차 충전기 업체들은 ‘천장형 충전기’에 눈을 돌리고 있다. 전장형 충전기가 충전 속도 문제를 직접적으로 해결할 수는 없지만, 한정된 공간 내에 충전할 수 있는 차량 대수를 높임에 따라 느린 충전 속도로 생기는 일부 불편함을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LG유플러스는 한화 건설부문, 제니스코리아, 집풀엔지니어링과 함께 천장형 충전기를 개발해 상용화에 나섰다.
천장형 충전기는 천장에 충전기와 케이블을 설치하여 바닥면 설치 공간이 필요 없어, 공간 효율성을 높인 충전기다.
천장형 충전기를 사용할 경우 사용자 인증을 위한 키오스크 외에 볼라드 설치가 필요 없어 공간을 약 6~7% 가량 절약할 수 있다. 이를 통해 한정된 공간 안에 더 많은 충전기를 놓을 수가 있다.
전기차를 이용하다 보면 한 번쯤 겪게 되는 경험 중 하나가 바로 꽉 찬 충전소이다. 전기차가 충전하는데 20~30분 이상 걸리다 보니 종종 충전소가 만석인 경우를 마주하게 된다. 천장형 충전소는 제한된 공간 안에 더 많은 충전기를 확보함에 따라 이런 문제를 어느정도 해소할 수 있다.
더구나 아파트가 주된 거주 공간인 대한민국에 천장형 충전기는 더욱 안성맞춤이다. 최근 충전기 인프라가 보급되는 과정에서 아파트 단지 내 충전소가 들어서고 있는데, 아파트 주차장이라는 제한된 공간에 더욱 많은 충전기를 확보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천장형 충전기 업체, 낮은 고장률로 경쟁우위 有

천장형 충전기는 또 하나의 장점이 있다. 바로 고장률이 낮다는 것이다. 바닥면에 설치된 충전기의 경우 충전 케이블 바닥에 닿아 케이블에 손상을 끼친다. 그러나 천장형 충전기는 케이블이 바닥과 접촉할 일이 없어 고장률이 낮다.
충전기 업체 한 관계자는 “전기차 충전기에 있어 주된 경쟁력 중 하나가 낮은 고장률이다. 충전 케이블은 소모재이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갈아줘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고객사 입장에서 고장률이 낮은 충전기에 대해 매력을 느낀다”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