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금융그룹이 롯데손해보험 인수전에 금융지주 가운데 유일하게 뛰어들면서 본격적인 비은행 계열사 확충에 나섰다.
25일 금융·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롯데손보 매각 주관사 JP모건에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다. 블랙록·블랙스톤·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등 다수의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도 인수전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대상은 JKL파트너스가 보유한 롯데손해보험 지분 77%다. 원매자들은 다음 주부터 가상데이터룸(VDR)을 통해 한 달여간 실사에 돌입한다. JP모건은 오는 6월쯤 본입찰을 실시할 방침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포트폴리오 다변화 차원에서 손해보험사 매물을 검토하기 위해 주관사에 인수 의향서를 제출했다”며 “실사를 통해 가격 등이 우리금융의 기준에 부합하는지 살펴볼 예정”이라고 밝혔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지난해 취임 당시부터 “증권·보험 등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조속히 확대하고, 비금융 분야에서도 새로운 미래 먹거리를 찾는 등 그룹의 사업구조를 다각화할 것”이라며 비은행 계열사 확대에 의지를 보였다.
우리금융은 민영화 과정에서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과 우리아비바생명(현 DGB생명)을 매각했다. 현재는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금융그룹 중 유일하게 증권사와 보험사가 없는 상황이다.
우리금융은 현재 한국포스증권 인수를 진행 중이다. 포스증권은 자본금 500억원 수준의 소형 증권사다. 포스증권을 사들여 라이선스를 확보하고 우리종합금융과 합병한 뒤 적정 매물이 나오면 추가로 M&A를 통해 대형 증권사로 키울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우리금융은 우리종금을 100% 완전 자회사로 편입하고, 유상증자를 통해 우리종금에 5000억원을 수혈했다.
M&A 우선 대상으로 꼽았던 증권사 인수에 가닥이 잡히면서 우리금융은 보험사에도 눈을 돌리는 모양새다.
임 회장은 작년 8월 한 행사에서 비은행 금융사 인수 계획에 대한 질문에 “증권사 인수는 추진하겠지만, 보험사는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지난해 우리금융 관계자도 “우리은행이 주력하는 기업금융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분야인 증권사를 주요 인수 대상으로 고려하고 있다”며 “기업금융 및 그룹 계열사 간 시너지 차원에서 보험사보다는 증권사 인수를 우선하는 상황”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우리금융의 롯데손보 인수에는 가격이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검토 결과에 따라 적정 가격 이상의 지출은 하지 않을 방침”이라며 “롯데손보의 시가총액과 경쟁사의 입찰가 등을 고려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손보는 지난해 최대 주주인 사모펀드(PEF) JKL파트너스가 매각 주관사 선정에 나선 이후 올해 보험사 인수·합병(M&A) 시장의 대어(大魚)로 손꼽혀왔다. 롯데손보는 자산규모 기준 손해보험업계 7위다. 시장에서는 롯데손보의 매각가를 2조에서 3조원대 수준으로 본다.
금융권은 롯데손보의 몸값이 지나치게 고평가됐다는 입장이다. 유가증권시장에서 롯데손보의 시가총액은 1조2000억원 정도다. 시장에서 예상하는 롯데손보의 적정 매각가는 약 1조5000억원이다.
자본 비율도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인수 자금을 과다하게 투입할 경우 재무건전성이 악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현재 우리금융은 비은행 계열사를 확충할 자본 여력은 충분하지만, 자본 비율을 신경 써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M&A 과정에서 막대한 자금을 매각가로 지불할 경우 CET1(보통주자본비율)이 하락할 수밖에 없다. 우리금융의 CET1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 11.94%로 4대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11%대에 머무르고 있다. KB금융, 신한금융, 하나금융 등보다 1%포인트(p) 이상 낮은 수준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