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이 11개월만에 감소했다.
1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3월 말 가계대출 규모는 693조5684억원으로 전월 대비 2조2238억원 줄었다.
가계대출은 지난해 5월 17개월 만에 증가세로 전환한 후 올해 2월까지 열 달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높은 금리와 부동산 거래 부진 등이 이어지면서 지난달 가계대출 잔액은 감소세로 돌아섰다.
3월 한달간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536조6469억원으로 2월 대비 4494억원 줄었다. 주담대도 전체 가계대출잔액과 마찬가지로 작년 5월 이후 11개월 만에 줄었다.
3월말 기준 개인신용대출 잔액은 102조4021억원으로 2월 대비 1조2830억원 감소했다.
이처럼 가계대출이 11개월 만에 감소 전환한 데는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주문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1월 5대 은행을 보유한 5대 금융지주는 '가계부채 현황 점검 회의'에서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을 2% 이내로 관리하겠다고 금융당국에 보고했다.
이어 3월 13일에도 금융당국은 5대 금융 및 인터넷전문은행 재무 임원들을 만나 주담대 경쟁을 자제할 것을 당부했다.
은행들도 대출금리를 조정하며 가계대출 관리에 나섰다.
신한은행은 4월 1일 주담대 금리를 0.1~0.3%포인트(P) 높였다. 가계부채 속도를 조절하고 안정적인 관리를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우리은행과 국민은행도 각각 지난달 말과 지난 2월 주담대 금리를 인상했다.
4월 1일 기준 5대 은행 주담대 고정형 금리는 연 3.06~5.48%로 지난 1월 2일(3.28~5.33%)과 비교해 하단이 0.22%P 내렸지만 상단은 0.15%P 올랐다.
같은 기간 변동형 금리는 4.51~6.23%에서 3.90~6.01%로 상하단이 모두 떨어졌다. 다만 2월말 5%대로 내려갔던 상단은 3월 다시 6%를 넘어서며 횡보세를 보였다.
대출금리 인상 외 스트레스DSR 규제도 가계대출 감소세에 영향을 준 것으로 파악된다.
올해 2월 26일부터 시행된 스트레스DSR 제도는 대출 이용기간 중 금리 상승으로 원리금 상환 부담이 상승할 가능성을 감안해 DSR 산정 시 일정 수준의 가산금리(스트레스 금리)를 부과하는 제도다.
변동금리 대출의 경우 금리 상승 리스크가 커 가산금리가 많이 붙게 되는데, 그만큼 원리금이 늘어 대출한도가 크게 줄어든다.
꺾이지 않는 기업대출...금융불안 잠재요인 지목
가계대출과 달리 기업대출 증가세는 쉽게 잡히지 않고 있다. 기업들의 운영자금 대출 수요가 여전히 많을 뿐 아니라, 은행들도 가계대출 성장 부진을 상쇄하는 차원에서 기업대출 영업을 강화하는 분위기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3월 말 대기업대출과 중소기업 대출은 3월말 각각 145조842억원, 640조672억원으로 2월 대비 3조2753억원, 5조1655억원씩 늘었다. 전체 원화 대출 규모는 1499조4477억원으로 2월 대비 6조5014억원 증가했다.
한은은 지난 28일 발표한 금융안정 보고서에서 "가계신용은 주택거래 위축 등의 영향으로 증가 폭이 둔화했지만, 기업 신용은 증가세가지속됐다"며 "기업부채 관리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수신 자금은 정기예금과 정기적금이 줄고 대기성 자금이 늘었다.
지난달까지 청년도약계좌 만기가 이어지면서 적금 규모가 줄었으나, 저원가성 예금인 요구불예금은 크게 늘면서 총수신은 증가했다. 5대 은행의 3월말 정기예금 규모는 873조3761억원으로 2월말 대비 12조8740억원 감소했다.
정기적금 또한 3월말 31조3727억원으로 2월말 대비 1조8478억원 줄었다. 수시입출금식 예금(MMDA)을 포함한 요구불예금은 3월말 647조8882억원으로 2월말 대비 33조6266억원 늘었다.
총수신 규모는 1995조2779억원으로 2월말 대비 19조4785억원 증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