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파라다이스
사진=파라다이스

지난해 파라다이스 실적이 고공행진 했다. 중국 VIP 빈자리를 일본 VIP와 내국인 호텔 수요가 채운 덕분이라는 분석이다. GKL(그랜드코리아레저)과 롯데관광개발도 전년보다 실적 상승세를 나타냈다.

17일 카지노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화)으로 관련업계 사업이 회복수순을 밟고 있다. 업계 1위 파라다이스는 이미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넘어선 가운데 GKL도 연간 기준 흑자전환 했다. 시설 건설로 차입 부담이 있는 롯데관광개발도 매출은 늘고 영업손실을 대폭 줄이며 성장 기대감을 높였다.

파라다이스, 2023년 영업익 전년비 1300% 증가

파라다이스는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매출액은 9942억원으로 2022년 보다 69.2% 증가했다. 2023년 영업이익은 1458억원으로 전년보다 무려 1299.9% 증가했다. 전년대비 부문별로 카지노는 117.8%, 복합리조트는 65.8% 증가하며 실적을 견인했다는 평가다.

특히 카지노 실적 호조가 주목된다. 파라다이스는 일본 VIP와 매스(일반)시장에서 역대 최대 드롭액(고객이 칩으로 바꾼 금액)을 달성했다. 2019년 대비 지난해 드롭액 증가율은 일본 VIP 42.1%, 매스 37.9%에 이른다. 4분기 콤프(카지노가 고객에게 제공하는 서비스) 비용과 인건비 증가 이슈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 고공행진한 것이다.

즐길거리로 무장한 각종 부대시설도 장점이다. 영종도에 위치한 파라다이스시티에는 ▲스파, 수영장 등을 즐길 수 있는 씨메르 ▲미니 놀이공원 원더박스 ▲풀파티가 가능한 클럽 크로마 등 다양한 부속시설이 자리 잡고 있다. 씨메르나 크로마는 단독으로 즐기려는 고객도 많아 셔틀버스 이용도 활발하다.

파라다이스 호텔 부산도 코로나19 시기보다 투숙비율이 2배가량 늘었다. 객실점유율은 2020년 1분기 44.4%에서 2023년 4분기 81.7%를 기록했다. 호텔 객실의 80%가 모두 운영됐다는 뜻이다. 지난해 2~4분기 객실점유율은 모두 80%대로 안정적인 매출을 기록했다. 파라다이스에 따르면 외국인 고객 유치와 내국인 호캉스 수요가 유지된 덕분이다. ADR(평균 객실단가)도 2020년 1분기(25만2000원)보다 지난해 4분기(30만9000원) 22.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이익률 상승이 전망된다.

이번 파라다이스 실적은 포트폴리오 구성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 외국인 고객 대상인 카지노와 함께 내국인 대상 호텔 및 복합리조트 사업까지 안정적으로 운영해 포트폴리오를 강화했다는 분석이다.

중국인 VIP 부재 속 아쉬운 GKL와 롯데관광개발

GKL과 롯데관광개발 실적은 살짝 아쉽다는 평가다. GKL은 2023년 매출액 3967억원, 영업이익 510억원을 나타냈다. 매출액은 전년보다 51.3%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흑자전환 했다. 일각에서는 입장객수 유입 증가(41만→79만명)에 비해 매출액 창출이 더디다는 말도 나온다. 실제 매출액에 대한 매출원가 비율을 나타내는 매출원가율도 2022년 90.4%에서 2023년 91.6%로 1.2%p 늘었다. 매출을 내기 위해 들이는 비용이 더 늘었다는 뜻이다.

실적 자료를 뜯어보면 상황은 보다 명확히 드러난다. GKL 카지노 드롭액은 2022년 1조9872억원에서 지난해 3조3943억원으로 70.8% 증가했다. 문제는 홀드율(드롭액 중 카지노가 회수한 금액 비율)이다. 동기간 GKL 홀드율은 13.3%에서 11.7%로 1.6%p 감소했다. 드롭액 급증에도 홀드율 감소는 결국 GKL의 승률이 낮아졌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롯데관광개발 카지노 실적은 항공편수 회복과 밀접히 연결돼 있다. 롯데관광개발은 지난해 매출액 3135억원에 영업손실 60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대비 70.7% 증가했으며 영업손실도 2022년 대비 약 580억원 줄였다. 서울보증보험 소송 관련 충당부채 341억원과 제주 드림타워 건설을 위한 담보대출 등 금융비용은 부담이다.

사업 환경은 긍정적으로 변하고 있다. 제주도 입도 외국인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제주도관광협회가 잠정집계한 관광객 내도 현황에 따르면 올해 1월 제주도 입도 외국인은 9만9647명으로 전년동기 대비 6배가량 증가했다. 제주공항 국제선 운항편수도 지난해 11월 929편에서 올해 1월 1086편으로 늘었다. 1000여편 중 806편이 중국노선으로 중국 VIP 역할이 큰 롯데관광개발 카지노로서는 호재다. 올해는 국제 크루즈 입항도 204회 예정됐다. 지난해 보다 2배 정도 늘어난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