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퀵커머스를 강화하는 GS리테일이 올해는 배달앱 2위 요기요와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앞서 2021년 GS리테일은 3000억원을 투자해 위대한상상(요기요 법인명)의 지분 30%를 인수한 바 있다.
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GS리테일은 올해 ‘우리동네GS앱’을 통한 O4O(Online for Offline, 오프라인을 위한 온라인) 전략 강화로 오프라인 매장 한계를 뛰어넘겠다는 포부다. 이를 위해 GS리테일은 최근 퀵커머스 사업 부문을 1실 산하 3개팀으로 확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퀵커머스는 단거리 배달을 뜻한다. 통상 짧게는 10분 길어도 1시간 안에 배송이 가능한 상거래 분야를 뜻한다. 물류업계에 따르면 퀵커머스 서비스 시장은 2020년 3500억원에서 2021년 1조2000억원으로 급성장했다.
코로나19를 겪으며 외부 활동이 줄어들며 퀵커머스 분야가 급격히 규모를 키웠다. 업계에서는 2025년까지 5조원 규모 성장을 점쳤다. 새벽배송, 배달앱 등 선점한 사업자가 있는 영역과 달리 퀵커머스는 아직 절대적인 1인자가 없다.
이익 내기 쉽지 않은 퀵커머스
GS리테일이 2021년 요기요 지분을 인수한 것도 이 때문이라는 평가다. GS리테일은 사모펀드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 퍼미라 등과 컨소시엄을 꾸려 요기요를 인수했다. GS리테일은 30%, 사모펀드 2개는 각각 35%의 지분을 확보했다. GS리테일은 가장 지분을 적게 보유하고 있지만 요기요 차기 주인으로 자주 거론된다.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요기요 운영사인 컴바인드딜리버리플랫폼인베스트먼트(CDPI)의 지분 전체를 사들일 수 있는 우선매수권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GS리테일은 요기요와 협업하며 퀵커머스 실적 성장을 나타냈다. 사측에 따르면 편의점 GS25(요편의점), 슈퍼마켓 GS더프레시(요마트)의 퀵커머스 매출 실적은 전년동기 대비 ▲2023년 10월 기준, 159.9% ▲2023년 12월 기준, 163.5% 등으로 성장 중이다. 새벽배송 등이 불가한 중소도시 내 온라인 장보기 수요는 더 늘었다. GS리테일은 비(非)수도권 매장의 퀵커머스 매출은 지난해 10월 기준 전년동기 대비 201% 신장했으며 동년 12월 기준으로는 약 213% 증가했다고 밝혔다.
문제는 퀵커머스가 수익을 내기 쉽지 않은 사업이라는 데 있다. 배달앱이 나오기 전 배달은 각 슈퍼나 치킨 프랜차이즈 점포 등에서 1점포 1인 체제로 배달원에 월급을 주는 형식이었다. 각 점포 입장에서는 배달원 월급 이상으로 주문이 늘면 이익이 생기는 구조다. 슈퍼 장보기 배달을 퀵커머스로 돌리는 격인데 이전보다 배송이 고비용 구조라 수익이 쉽게 나지 않는다는 점이 고민이다.
퀵커머스의 높은 벽은 쿠팡과 이마트에도 적용됐다. 지난해 8월 쿠팡이츠는 퀵커머스 배송을 강남‧서초구에서는 접고 송파‧강동구에서만 운영하는 사업축소를 결정했다. 같은해 11월에는 이마트가 2022년 5월 론칭한 퀵커머스 서비스 ‘쓱고우’ 사업을 베타서비스 단계에서 마무리했다. 이는 퀵커머스가 수익 내기 어려운 사업이라는 방증으로도 읽힌다.

요마트 시작하며 요기요 실적 향상
요마트는 요기요에는 플러스로 작용했다. 지난해 3분기 요기요의 매출액은 전년동기 보다 11.2% 증가한 2083억원을 나타났다. 동기간 순손실도 526억원으로 2022년 3분기(730억원)보다 27.9% 감소했다. 동기간(7~9월) 요기요의 월간활성화이용자수(MAU)가 감소한 것을 감안하면 배달앱 이외의 매출인 요마트 등의 매출이 상승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빅데이터 플랫폼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요기요와 쿠팡이츠의 2023년 7~12월 MAU는 ▲7월 685만명, 386만명 ▲8월 653만명, 407만명 ▲9월 588만명, 426만명 ▲10월 573만명, 433만명 ▲11월 569만명, 460만명 ▲12월 583만명, 519만명 등이다. 요기요의 MAU가 7월에 비해 9월 100만명 가까이 줄어든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배달앱 시장에서 쿠팡이츠의 약진을 감안하면 요기요에 요마트는 꼭 필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수치상으로도 요마트 등 실적은 상승 중이다. 요기요에 따르면 요마트 매출은 2022년 5월(론칭) 대비, 지난해 12월 기준 약 116.8% 성장했다. 요편의점의 경우 2022년 12월에 론칭해 성장률을 평가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수치는 공개하지 않았으나, 론칭 이후 현재까지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평가다. 요기요에 입점된 요마트는 현재 기준 433개이다. 요편의점은 배달점포 4851개, 픽업점포 7016개 등으로 전국에 걸쳐있다.
사정이 이렇자 GS리테일의 요기요 지분 인수는 고차방정식이 됐다. 요기요 입장에서는 GS리테일에 인수되는 시나리오가 안정적인 사업을 영위하는데 큰 도움이다. 반면 GS리테일 입장에서는 두고 볼 문제다. 퀵커머스 외형은 성장했지만 이익이 나지 않고 있어서다. 이미 투자한 3000억원에 더해 잔존 지분 70%를 사들이는데 7000억원을 사용하기에 아직 요기요의 쓰임이 충분히 확인되지 못했다.
요기요 인수 가능성과 관련해 GS리테일 관계자는 “요기요의 지분 투자는 GS리테일이 가지고 있는 기존 편의점, 슈퍼 사업부와의 시너지 영위를 위한 것”이라며 “인수에 대해서는 드릴 말씀 없다”고 선을 그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