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대구공항을 중심으로 지방공항 수요가 회복됐으나 여전히 대다수 지방공항들은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사진=셔터스톡
청주·대구공항은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이용객 수요가 회복됐으나 여전히 대다수 지방공항들은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사진=셔터스톡

지방공항의 이용객 쏠림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청주공항과 대구공항이 늘어난 항공 노선을 바탕으로 코로나 이전 수준의 여객 수요를 회복한 가운데 무안공항과 양양공항 등 대다수 지방공항들은 만성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주변 거주민 수요 흡수한 청주·대구공항…코로나 이전 수요 회복

한국공항공사 항공통계에 따르면 올해(1~11월) 청주공항의 운항편은 2만219편, 여객수는 334만1966명으로 나타났다. 팬데믹 이전인 2019년(1~11)과 비교했을때 운항편은 3088편, 여객수는 56만7084명 늘었다. 

탑승률에서도 청주공항과 대구공항은 뚜렷한 회복세를 보였다.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청주공항과 대구공항의 국내선 탑승률은 각각 92.6%와 89%를 기록했다. 국제선 탑승률은 청주공항 79%, 대구공항 84.8%로 국제선 탑승률만 비교했을때 코로나 이전인 2019년 상반기 탑승률을 넘어섰다.

이는 엔데믹 이후 항공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자 항공사들이 적극적으로 해당 지방공항 활용에 나선 덕분이다. 티웨이항공은 지난 3월 본사를 대구로 이전하고 지방공항 노선을 늘려왔다. 현재 티웨이항공이 취항하는 청주·대구발 국제선은 청주~나트랑, 청주~방콕, 대구~삿포로, 대구~타이베이 등이다.

신생 LCC 에어로케이는 청주를 거점으로 노선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청주~오사카를 시작으로 지난달 23일엔 필리핀 클락 노선에 신규 취항했다. 추후 삿포로, 마닐라, 다낭, 홍콩, 마카오 등 청주발 국제선을 점차 늘릴 계획이다.

대구나 청주처럼 탑승률이 높은 지방공항은 항공사들이 전략적으로 노선을 늘리는 곳이기도 하다. 국토부는 지방공항에 신규 취항하는 항공사에게 슬롯 우선권을 주거나 공항시설 이용료를 감면해주고 있다. 슬롯이란 해당 시간대 운항을 허가받은 권리로서 항공사의 자산 중  하나다. 대구·청주공항은 인천·김포·제주공항보다 경쟁이 치열하지 않고, 높은 탑승률이 보장되는 ‘알짜배기’ 지방공항으로 자리잡고 있다.

하지만 모든 공항들이 사람들로 북적거리는 것은 아니다. 지방공항 중 4곳(양양·여수·울산·군산)은 이용률이 침체됐던 지난해와 비교해도 오히려 이용 여객 수가 더 줄어들었다. 특히 양양공항은 거점 항공사인 플라이강원이 운항을 중단하며, 사실상 현재 국내선과 국제선 모두 운항이 중단된 상태다. 무안공항과 원주공항의 경우 지난달 공항을 이용한 이용객 수가 2만명을 채 넘지 못한 상황이다.

경영상 부진도 심각한 상황이다. 지난해 한국공항공사가 국회에 제출한 ‘2017년~2022년 6월까지의 전국 공항의 당기순이익 현황’에 따르면 무안공항은 5년간 적자가 838억6100만원으로 가장 큰 손해를 기록했다. 이어 양양공항(732억8900만원), 여수공항(703억4900만원), 울산공항(641억8000만원), 포항·경주 공항(621억2800만원) 순으로 적자액이 많았다.

특히 2007년과 2002년 지역 거점공항으로 세워진 무안공항과 양양공항은 개항 이후 단 한번도 흑자를 낸 적이 없었다.

국가 핵심 교통 인프라로 분류되는 공항 사업은 건설부터 운영까지 예산을 전액 국고로 조달한다. 국가 세금이 낭비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지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