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러강판 업계가 각종 신제품 개발과 기술 혁신을 시도하며 활기를 띠고 있다. 코로나 종식 이후 과당경쟁과 수요 감소로 업황이 부진해지자 이를 정면 돌파하려는 양상이다. 경쟁력을 강화해 불황기에 접어든 내수시장을 벗어나 글로벌 진출을 노리고 있다.
컬러강판은 철강재에 도료를 도장하거나 필름 등을 부착한 제품이다. 주로 건축물이나 고급 가전제품에 쓰인다. 지난 팬데믹 기간 동안에는 코로나 19로 집에 있는 사람이 늘어나며 가전제품 수요도 증가하자 컬러강판 업계에도 훈풍이 불었다. 하지만 팬데믹이 종식되고 가전 시장에 불황이 닥쳤고, 고금리·고유가·고물가 국면도 함께 찾아오며 컬러강판 시장도 타격을 입었다.
내수시장도 이미 포화상태다. 2020년 연간 230만톤 규모에 달하던 컬러강판 생산량은 올해 300만톤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된다. 컬러강판 ‘빅3’ 중 동국제강은 생산량을 2021년 대비 10만톤, KG스틸은 2021년 대비 30만 톤씩 각각 늘렸다. 관련 업계는 이처럼 수요 감소와 공급 과잉이 예상되는 만큼 업계는 컬러강판 사업 다각화와 해외 진출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방침이다.

컬러강판 업계 국내 1위인 동국제강그룹 동국씨엠은 중장기 성장 전략 ‘DK컬러 비전 2030’을 발표했다. 2030년 글로벌 100만톤 판매 체제 달성을 위해 글로벌·마케팅·지속성장 분야서 사업 경쟁력 강화한다는 게 골자다. 지난 7월엔 컬러강판계 미래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손꼽히는 ‘라미나강판’ 사업 투자를 위해 ‘라미나 필름’ 생산 라인을 신설했다. 앞서 2021년엔 이미 약 300억원을 투자해 ‘S1CCL’을 준공하며 세계 최초 1600mm광폭에 친환경 자외선 코팅 공정을 더한 라미나강판 전용 생산라인을 갖춘 바 있다.
지난달 6일에는 ‘메탈 트렌드 2024·2025’ 행사를 열고 미래 디자인 트렌드 및 신제품 발표회를 가졌다. 환경오염·탄소중립 등 사회적 흐름 속 ‘친환경 건축’에 대한 고민과, 바이러스·전쟁 등 변화 속 ‘심리적 안정’을 주는 가전에 대한 생각을 공개했다. 이번 발표 행사를 시작으로 국내외 수요가를 대상으로 찾아가는 프로모션 전개를 통해 판매 역량을 지속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KG스틸 역시 고객사를 직접 찾아가는 적극적 마케팅에 나섰다. 이달 10일 고객사와 함께 ‘한국건축산업대전 2023’에 참여해 건축·인테리어 시장 수요를 공략한 컬러강판 ‘엑스톤(X-TONE)’을 선보였다. 고객사 △노루코일코팅 △벽산 △스틸루버코리아와 함께 콜라보레이션해 만든 ‘X-TONE 모자익,’ ‘X-TONE 스틸루버,’ ‘X-TONE 마그넷스틸타일’을 공개했다.
KG스틸 관계자는 “다양한 패턴과 색상을 구현할 수 있는 X-TONE은 건축 내외장재에 가장 적합한 컬러강판”이라며 “꾸준한 연구개발을 통해 당사만의 차별화된 제품 경쟁력을 강화해나가겠다”고 말했다.
KG스틸은 친환경 철강 수요에 발맞춘다는 방침이다. 지난 8월에는 크롬 화합물을 배제한 샌드위치 패널을 컬러강판제조사 최초로 출시해 판재 시장의 친환경 트렌드를 이끌었다. 이는 환경규제 대응 시계를 1년 이상 앞당긴 행보로, KG스틸은 내년에 바뀌는 환경기준을 선제적으로 충족한 컬러강판을 발 빠르게 내놓아 고객사의 제품 선택 폭을 넓혔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노력으로 KG스틸은 업계 불황에도 불구하고 올해 2분기 컬러강판 국내 시장 판매량이 1분기 대비 12.1% 증가한 6만9000톤을 기록하며 선방했다. 같은 기간 컬러강판 수출 판매량은 9.7% 증가한 7만8000톤으로 역시 호성적을 거뒀다.

친환경 컬러강판에는 포스코스틸리온도 일가견이 있다. 포스코스틸리온은 이달 10일 국내 최초로 이동형 모듈러 학교에 ‘바이오매스 컬러강판’을 적용했다.
바이오매스 컬러강판은 생산 시 사용되는 주요 원료인 도료에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화석 연료 대신 식물이나 미생물 등에서 추출한 바이오매스를 적용한 제품이다. 미국, 일본 등 선진국의 경우 바이오매스 사용 제품의 친환경 성능을 측정할 때 자연 유래 물질에만 존재하는 방사성 탄소 동위원소 함량이 25% 이상일 것을 기준으로 한다.
포스코스틸리온은 바이오매스 컬러강판을 국내 이동형 모듈러 학교 제작 점유율 1위 업체인 플랜엠에 공급한다. 포스코스틸리온 관계자는 “올해 9월 완공된 대구 반야월 초등학교 모듈러 교실을 시작으로 2024년까지 플랜엠과 함께 100여개 이상의 학교에 바이오매스 컬러강판이 적용된 모듈러 교실을 공급할 예정”이라며 “현재 전국 2만5000여개의 초·중·고등학교 중 25%가 노후화가 진행된 사항이라 환경 개선을 위한 모듈러 교실 공급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