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당국이 인터넷은행의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가계부채 급증 원인으로 지목하며 주담대를 적극 영업하기 어려워진 인터넷은행들이 새로운 먹거리를 찾고 있다. 토스뱅크가 인터넷은행 중 마지막으로 전·월세보증금 대출 상품을 내놓으면서 인터넷은행의 전·월세대출 경쟁이 시작됐다.
카카오뱅크는 13일 전·월세보증금 대출을 비대면으로 대환하는 서비스를 출시했다. ‘전·월세보증금 대출 갈아타기’를 이용하면 이사를 하거나 전·월세보증금이 오를 때 비대면으로 대출을 갈아탈 수 있다.
카카오뱅크는 물론 다른 금융기관의 전월세보증금 대출도 비대면으로 대환할 수 있도록 했다. 당·타행 비대면 전월세대출 대환은 인터넷은행 3사 중 카카오뱅크가 처음이다.
케이뱅크는 지난 3월 일반, 청년 전세대출 외에 고정금리 전세대출 상품을 내놨다. 대출 기간 금리가 고정돼 금리 변동에 영향을 받지 않고 계획적으로 이자 비용 관리를 할 수 있다. 단일금리이기 때문에 일반 전월세대출의 최저 금리를 받지 못하는 고객의 경우 고정금리를 선택해 더 낮은 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다.
카카오뱅크처럼 당·타행 전세자금 대출을 비대면으로 갈아타는 상품도 준비 중이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구체적인 출시 시기를 답하기는 어렵지만 (카카오뱅크에 이어) 케이뱅크도 곧 비대면 대환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토스뱅크는 지난 5일 ‘안정성’을 무기로 전월세대출 시장에 진출했다. 토스뱅크는 한국주택금융공사(HF)와 손잡고 인터넷은행 최초로 ‘전세지킴보증’ 서비스를 도입했다. 전월세대출뿐 아니라 전세보증금 반환보증까지 애플리케이션(앱)으로 한 번에 신청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최저 연 0.02~0.04%의 보증료를 적용해 소비자 부담을 줄였다.
은행권 최초로 다자녀 특례 대출도 도입했다. 미성년 자녀 수가 2명 이상인 경우 임차보증금의 88% 한도로 최대 2억2200만원까지 대출이 나온다. 소득이나 부채 수준과 무관하게 대출 한도와 보증료 우대를 받을 수 있다.
인터넷은행이 전월세대출 시장을 확대하기 위해 힘을 쏟는 이유는 여신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건전성을 관리하기 위해서다.
인터넷은행은 그동안 신용대출 중심으로 여신 영업을 펼쳐 왔다. 신용대출은 담보·보증 대출보다 안정성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매년 중·저신용자 비중 목표치가 정해져 있어 신용대출 규모를 늘리면 그만큼 중·저신용자들에게 신용대출을 더 많이 내줘야 하기 때문이다. 중·저신용자 대출이 증가하면 부실 위험이 커지고 연체율이 높아져 건전성이 악화한다. 신용대출 외 다른 안정적인 대출 시장이 필요한 상황이다.
전월세대출은 신용대출에 비해 안정적인 대출로 평가된다. HF나 SGI서울보증 등 보증기관이 대출을 보증하는 만큼 발급한 보증서를 통해 대출금을 회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차주가 빚을 갚지 못할 경우 보증기관이 대출금을 은행에 내주기 때문에 신용대출보다 위험 관리가 쉽다.
금융당국이 인터넷은행에 대한 관리를 강화한 것도 인터넷은행이 전월세대출에 집중하는 이유 중 하나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0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열린 ‘가계부채 현황 점검 회의’에서 인터넷은행의 주담대를 가계부채 증가 주범으로 지목하고 현장점검에 나서기도 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인터넷은행이 금리 경쟁력을 앞세워 주담대를 폭발적으로 늘렸으나 현재는 주담대 영업에 집중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새로운 먹거리가 필요한 상황에서 전월세대출로 눈을 돌린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