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종희 KB금융 차기 회장 내정자. 사진 = KB금융.
양종희 KB금융 차기 회장 내정자. 사진 = KB금융.

KB금융지주 회장 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가 차기 회장 최종 후보에 양종희 부회장을 8일 선정했다.

KB금융그룹의 '위기'때 취임해 리딩금융의 '황금기'를 이룩한 윤종규 회장은 세번째 임기를 마치고 물러난다. 윤 회장은 오는 11월 20일 지난 9년간 맡아온 KB금융지주의 수장 자리를 양종희 차기 회장 내정자에게 넘길 예정이다.

"박수칠 때 떠난다"...勇斷의 윤종규, '수많은 공로' 그리고 또 하나

윤종규 KB금융 회장. 출처:KB금융
윤종규 KB금융 회장. 출처:KB금융

윤 회장이 처음 KB금융지주 회장으로 취임한 시점은 지난 2014년 11월이다. 윤 회장은 이때 국민은행 은행장도 겸직했다.

2014년 11월 KB금융은 전산시스템 교체를 두고 임영록 회장과 이건호 행장 간 내분으로 인한 소위 'KB사태'에 몸살을 앓고 있던 상황이었다. 당시 임 회장은 주전산기를 IBM에서 유닉스로 교체하려고 했지만 이 행장이 심각한 전산사고에 노출될 위험이 있다며 제동을 걸었다.

재논의와 거부가 이어지는 과정에서 이 행장은 시스템 변경 과정 리스크를 의도적으로 배제했다는 내용의 감사보고서를 금융감독원에 제출했다. 그 결과 금감원은 임 회장과 이 행장 모두에게 중징계를 내렸다.

2014년 11월 취임 후 윤 회장은 회장과 은행장을 겸직하며 KB전산 시스템 교체 상황에서 발생한 내분사태를 수습하는데 혼신의 힘을 쏟았다. 

이후 핵심 비즈니스 경쟁력 강화와 함께 ▲2015년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 ▲2016년 현대증권(현 KB증권) ▲2020년 푸르덴셜생명(현 KB라이프생명) 등 적극적인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비은행 사업을 강화했다.

이는 현재의 KB금융그룹을 '리딩금융그룹'에 이르는 완성도 높은 비즈니스 포트폴리오와 지배구조의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후 2017년과 2020년에도 회장 연임에 성공하며 9년째 KB금융그룹을 이끌었다.

윤 회장의 공로는 'KB 내분사태'를 해결하고 리딩그룹으로 끌어올리는 것 등 수도 없이 많지만, 특히 빼놓을 수 없는 하나가 있다. 투명하고 공정한 경영 승계 프로그램 구축이다.

윤 회장 취임 후 KB금융은 경영 승계 과정에서의 문제점을 바로잡기 위해 경영 승계 프로그램을 구축해 금융권 안팎이 공감할 수준의 투명하고 공정한 운영을 해왔다. 지배구조 내부규범에 회장 후보자 및 최고경영자 자격 요건을 "금융회사의 CEO에 준하는 업무 경험과 전문성, 리더십 및 도덕성을 갖추고, KB금융그룹의 비전과 가치관을 공유하며, 장단기 건전경영에 노력할 수 있는 자여야 한다"고 명시했다.

KB금융의 차기 회장 후보로 거론되는 내부 및 외부 인사에 대해서도 상시적으로 후보자군을 추림으로써 공정한 차기 회장 선임을 위해 끊임 없이 공을 들였다. 차기 후보 육성 뿐 아니라 회추위 자체가 얼마나 공정하게 운영되고 있는지를 매년마다 평가해 왔다. 

건강한 거버넌스, '전략·재무통' 양종희 선택했다

양종희 KB금융 차기 회장 내정자. 사진 = KB금융.
양종희 KB금융 차기 회장 내정자. 사진 = KB금융.

'윤종규-양종희' 승계는 이처럼 KB금융의 투명하고 건강한 거버넌스가 꽃피운 상징적 결과물이다.

손색을 찾기내기조차 쉽지 않은 쟁쟁한 후보들인 허인(KB금융지주 부회장), 김병호 (베트남 HD은행 회장) 후보자를 제쳐가며 KB금융이 '양종희 카드'를 선택한 의의는 두 가지로 요약된다. '비은행 강화'와 '지주 출범 이후 최초 내부 출신 회장'이라는 점이다.

양 내정자는 그룹내 대표적인 전략 및 재무통으로 꼽힌다. KB금융의 비은행 강화를 통한 현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를 갖추는 데 높은 기여를 했다. 특히 KB금융이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해야 할 시점에 비은행 인수합병(M&A)을 성공적으로 이끌고, 핵심 계열사 KB손해보험 수장으로서 KB금융을 리딩금융그룹 반열에 올려놓는 핵심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1961년생인 양 내정자는 전북 전주 출생으로 서울대 국사학과를 졸업하고 서강대 경영대학원에서 석사과정을 수료했다. 이후 1989년 주택은행에 입사했다. 2001년 주택은행과 국민은행이 합병한 후 영업점과 재무 관련 부서 등에서 20여년간 근무했다.

이런 관점에서, 그에게 '비은행 출신'이라는 호칭은 엄밀히 말해 정확한 표현이 아니다. 그는 주택은행(현 KB국민은행) 입행 이후 금융인의 길을 걸어온 전통 뱅커이자, 내부 출신 최초의 회장 내정자이고, 비은행 경력까지 두루 갖추며 격변하는 금융산업이 절실히 필요로 하는 최적의 금융 리더다. 

2008년 KB금융지주로 자리를 옮긴 후엔 경영관리부장, 전략기획부장(상무), 경영관리담당 부사장 등 핵심 요직을 맡았다. 양 후보자는 윤종규 회장 취임 당시 지주 전략기획담당 상무에서 부사장으로 고속 승진할 만큼 내부에서 능력을 인정받았다.

지주 전략 담당 임원 시절에는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 인수를 이끌어 낸 주역이었으며, LIG손해보험 인수 후에는 KB손해보험 대표를 2016년부터 5년간 맡으면서 KB손해보험의 순이익을 끌어올리고 그룹 핵심 계열사 반열에 올려놓는 토대를 다졌다. 그룹 내 비은행 강화를 이끈 일등공신을 뽑자면 단연 양 내정자다. 

2021년 부회장에 선임된 후에는 3년간 글로벌, 보험, 디지털, 개인고객, 자산관리, SME 등의 부문장을 맡으면서 그룹 내 은행과 비은행 비즈니스 영역까지 총괄 지휘해 그룹의 성과를 높이는 역량을 보여줬다.

양 내정자는 윤 회장과 가장 오랫동안 손발을 맞춰온 인물이면서 윤 회장과 가장 닮은 인물로 불려왔다. 탈권위적이고 부드러운 리더십과 함께 적어도 서너 수 앞을 내다보는 비즈니스 감각으로 KB금융지주의 변화와 혁신을 이끌 최적임자라는 평가다. 

양 내정자는 회장후보추천위원회와 이사회를 거쳐 오는 11월 20일 주주총회를 통해 회장으로 최종 선임된다. 이후 오는 2026년 11월까지 3년간 KB금융그룹을 이끌게 된다.

리딩뱅크 KB금융의 빛나는 새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다음은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 후보자 프로필]

=인적사항
1961년 전라북도 전주 출생

=학력
1980년 전주고 졸업
1987년 서울대 국사학과 졸업
1997년 서강대 경영대학원 석사과정 수료

=주요 경력
2007년 국민은행 재무보고통제부장
2008년 국민은행 서초역지점장
2008년 KB금융지주 이사회 사무국장
2010년 KB금융지주 경영관리부장
2013년 KB금융지주 전략기획부장
2014년 KB금융지주 전략기획부장(상무)
2015년 KB금융지주 경영관리담당 부사장
2016년 3월~2020년 12월 KB손해보험 대표이사 사장
2019년 1월~2020년 12월 KB금융지주 보험부문장 겸임
2020년 KB손해보험 이사회 의장
2021년 KB금융지주 보험부문·글로벌부문장 겸 CHO·CPRO 관할 부회장
2022년 KB금융지주 디지털부문장 겸 IT부문장 부회장
2023년 KB금융지주 개인고객부문장·WM/연금부문장 겸 SME부문장 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