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SKC 유튜브 캡처
사진=SKC 유튜브 캡처

2분기 적자전환에도 SKC가 공격적 투자 기조를 이어갈 방침이다.

SKC가 올해 2분기 매출 6309억원, 영업손실 369억원이라는 경영실적을 9일 발표했다. 전년동기 대비 매출액은 16.3% 줄고, 영업이익은 적자전환했다. 2022년 2분기 영업이익이 1027억원이었던 부분을 감안하면 실적 온도차가 크다.

이번 적자전환은 대내외 경영여건 악화 등으로 인한 수익 감소로 분석됐다. 미래에셋증권은 2분기 전기차 배터리 음극소재인 동박 판매량은 유럽 수요 부진 및 신차출시 지연 등으로 부진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국내 전력비 추가 인상 등으로 인해 원가 부담도 증가됐다. 동박 원가의 15%가량이 전력비로 알려졌다.

SKC는 대내외 경영 여건 악화에도 하반기 과감한 사업재편과 투자를 이어갈 예정이다. 지난 9일 SKC는 종로구 SKC 본사에서 2분기 경영실적을 발표 후 진행한 추가세션에서 주요 사업별 주요 현안과 하반기의 구체적인 경영 계획도 공유했다.

동박, 고객사 연내 15개사로 늘릴 것

동박사업은 고객사 확대에 방점을 찍었다. SKC에 따르면 동박사업 자회사 SK넥실리스는 해외 생산거점인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 공장의 3분기 상업가동 개시를 목표로 고객사 인증 절차를 진행 중이다. 이미 주요 고객사 인증이 70% 이상 진행됐다. 말레이시아 공장은 높은 기술력, 업계 평균 대비 30% 이상 향상된 생산성과 더불어 재생 에너지 기반(수력)의 저렴한 전력 등 압도적인 원가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주장이다.

SK넥실리스는 신규 중장기 계약 등을 통해 연내 글로벌 주요 고객사 수를 15곳으로 확대한다. 중장기적으로는 고부가 제품 판매 비중은 58%까지 늘리고, 지난해까지 절반 수준이었던 북미, 유럽 시장 판매 비중을 90%까지 확대해 나간다는 목표다.

반도체 후공정, 실리콘 음극재 등 신사업 속도

반도체 소재사업도 확대한다. SK엔펄스의 CMP패드, 블랭크 마스크 고객사 확대와 함께 CMP 슬러리 신규 제품군 확대로 사업 확장에 나선다. 동시에 반도체 소재사업의 포트폴리오 재편도 가속화한다. SKC는 3분기 내 ISC 인수를 완료해 성장성이 높은 후공정 핵심 소모품 사업에 진입하면서 글로벌 팹리스, OSAT(반도체 외주 조립 및 테스트 기업)까지 고객사를 확대한다. 연내 앱솔릭스의 미국 조지아 공장을 완공하며 고성능 컴퓨팅용 반도체 글라스 기판 상업화 준비를 완료할 계획이다.

핵심 미래 성장 동력인 실리콘 음극재 사업도 빠르게 상업화를 추진 중이다. 올해 6월 코팅형 저함량 제품의 사업을 위한 자회사 설립을 완료하고 파일럿 설비 건설을 시작했다. SKC는 올해 시범 생산을 시작하고 양산 계획도 확정한다. 2026년 적용을 목표로 복수의 고객사와 인증 절차 및 공동 개발도 진행 중이다. 영국 소재의 투자사 넥세온이 상업화를 준비 중인 다공성 고함량 제품은 향후 합작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화학, 물류 거점 만들고 공격 영업

화학사업은 물류 거점 확대와 공격적인 영업으로 반등을 시도한다. SK피아이씨글로벌은 프로필렌글리콜(PG) 판매 확대를 위해 글로벌 물류 포스트를 하반기 중 8곳으로 늘린다. 이를 통해 북미, 유럽 등 고부가 시장의 안정적인 공급자로 자리매김할 계획이다. SK피유코어의 폴리올 사업은 수요 강세가 전망되는 건축 보수재 등 제품 판매를 집중적으로 확대한다.

SKC는 ESG 경영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SKC는 올해 글로벌 ESG 평가기관인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로부터 평가 참여 이래 최초로 ‘A’ 등급을 획득했다. 이차전지, 반도체, 친환경 소재 중심의 사업 재편이 끊임없이 진행되는 와중에도 일관성 있는 ESG 경영 활동을 지속했다는 평가다. 박원철 CEO는 “ESG를 기반으로 모든 경영활동을 수행한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또 이사회의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미래전략위원회,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신설하고 지배구조헌장을 기존 18개 조항에서 53개 조항으로 대폭 확대 개정했다.

장현구 흥국증권 연구원은 “말레이시아 동박 공장이 낮은 전력비를 통한 높은 수익성으로 하반기 및 2024년 이차전지 소재 사업부의 실적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현재 안정적인 수요 확보를 목표로 고객사 다변화 추진 중으로 총 6개 고객사의 신규 계약을 추진하고 있어 총 15개의 고객사로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향후 신규 중장기 계약이 순차적으로 발표된다면 동박 사업부의 안정적 수요 및 수익성에 대한 긍정적이 시각이 많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두환 SKC CFO는 “SKC는 확보한 재원을 성장을 위한 투자에 우선으로 활용하겠다는 원칙을 고수하며 업황이 저점을 지나 개선될 상황에 대해 착실히 준비를 하고 있다”며 “과감한 사업 재편을 통해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뤄내는 SKC의 혁신을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한편 SKC는 지난 9일 SK엔펄스 사업부 매각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확정된 사항이 없다”고 공시했다. 다만 SK엔펄스는 현재 사업경쟁력 강화를 위해 한앤컴퍼니와 이행 강제성 없는 양해각서를 체결했으며, 파인세라믹스 사업 매각을 포함한 다양한 옵션을 검토하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인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