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선정한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7곳과 소재·부품·장비 특화단지 5곳. 사진=산업통상자원부
이번에 선정한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7곳과 소재·부품·장비 특화단지 5곳. 사진=산업통상자원부

정부가 반도체는 수도권, 이차전지·디스플레이는 비수도권으로 집중하는 방식으로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첨단특화단지) 7곳을 처음 지정했다. 정부는 첨단특화단지 조성으로 2042년까지 민간 투자 614조원을 뒷받침하면서 반도체와 이차전지, 디스플레이 산업에서 국내 기업이 초격차 기술을 확보할 수 있도록 각종 지원을 몰아줄 계획이다.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생태계를 키울 특화단지 5곳도 추가로 선정했다.

정부는 20일 제3차 국가첨단전략산업위원회, 소부장경쟁력강화위원회를 연이어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국가첨단전략산업인 반도체·2차전지·디스플레이 특화단지 사업에 21개 지역이 신청했는데, 이 중 용인평택·구미(반도체), 청주·포항·새만금·울산(이차전지), 천안아산(디스플레이) 7곳을 선정했다. 2021년 2월에 이어 두 번째로 진행한 소부장 특화단지는 17곳 중 경기 안성(반도체 장비), 충북 오송(바이오 원부자재), 광주(자동차 부품), 대구(전기차 모터), 부산(전력반도체) 5곳을 뽑았다.

첨단특화단지는 5개월간 선도기업 유무와 신규 투자 계획, 산업 생태계 발전 가능성, 지역균형발전 등을 종합 평가했다. 이번에 선정한 단지에는 앞으로 예타 면제 특례, R&D(연구개발) 예산 우선 반영, 인허가 타임아웃제(60일 기한으로 인허가 신속 처리), 전력·용수 인프라 구축 지원 등 혜택을 준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특화단지 지정을 통해 초격차 혁신 생태계를 조성하는 데 의미가 있다”며 “투자 세액공제 확대, 15개 국가산단 지정을 통한 압도적 제조 역량 확보, 소부장 특화단지를 통한 안정적인 공급망 구축 등 첨단산업 육성 3대 전략을 지속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반도체 첨단 특화단지는 반도체 기업들이 이미 평택과 이천 등에 몰려있다는 점을 고려해 경기 용인·평택을 세계 최대 반도체 클러스터 거점으로 육성키로 했다. 메모리 반도체는 세계 1위를 계속 이어가고, 시스템 반도체는 현재 3%인 시장점유율을 2030년에 10%로 높인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562조원을 투자한다.

또 다른 반도체 첨단특화단지로 선정한 경북 구미는 웨이퍼와 기판 등 반도체 공정에서 핵심 원재료 공급기지로 키운다. 이를 위해 SK실트론과 LG이노텍 등이 4조7000억원을 투자한다.

이차전지와 디스플레이 첨단특화단지는 수도권을 벗어난 지역 곳곳에 분포한다.

이차전지는 경북 포항을 배터리에서 핵심소재인 양극재에 대해 대규모로 투자해 국내 최대 이차전지 양극재 생산 거점으로, 충북 청주를 국내 최대 규모 배터리 생산을 기반으로 차세대 이차전지를 선도하기 위한 혁신 역량 거점으로, 울산을 LFP 전지 생산기반 마련과 전고체 배터리 개발 등 미래 배터리 개발 거점으로, 전북 새만금은 전구체와 재활용 등 배터리 핵심광물 가공과 폐배터리 처리 거점으로 만든다

디스플레이는 삼성디스플레이 사업장이 있는 충남 천안·아산을 생산‧R&D 관련 대규모 투자와 함께 차세대 디스플레이 초격차 거점으로 육성한다.

한편 기술자립화와 공급망 내재화를 내세운 소부장 특화단지는 국내 공급망 구축이 시급한 분야 위주로 선정했다. 이에 따라 대구는 전기차용 모터, 광주는 자율차 부품, 충북 오송은 바이오 원부자재, 부산은 전력반도체, 경기 안성은 반도체 장비 특화단지로 선정했다. 기존에 선정한 경기 용인, 충북 청주, 충남 천안·아산, 전북 전주, 경남 창원을 합하면 소부장 특화단지는 10곳이 됐다. 이번 소부장 단지 5곳 선정에 따라 정부는 6조7000억원에 달하는 신규 민간 투자를 끌어낸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기반시설 확충 지원 같은 정부 지원도 발빠르게 진행한다.

정부는 첨단·소부장 특화단지를 빠르게 조성해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정부부처·지자체·전문가로 구성한 ‘범부처 지원 협의체’를 올 하반기에 꾸릴 계획이다. 내년도 예산도 기획재정부와 적극 협의해 확보한다.

이날 첨단특화단지 지정에 반도체·배터리·디스플레이 업계에서 환영의 뜻을 밝혔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는 “특화단지 지정을 통한 종합적 산업 생태계 지원 정책이 반도체산업을 비롯한 국가첨단전략산업과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산업의 미래 경쟁력 확보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배터리산업협회는 “광물가공(새만금), 소재(포항), 셀(청주·울산), 재활용(새만금)으로 이어지는 국내 배터리 생태계에서 밸류체인이 완결되고, 차세대 전고체 배터리 개발 등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는 “충남 천안·아산 지역이 디스플레이 특화단지로 지정되면서 차세대 디스플레이를 중심으로 경쟁력 있고 튼튼한 디스플레이 산업 생태계가 조성될 것”이라고 말했다.